떡볶이? 만화방!!

1. 은빛 대성당 '구겐하임 미술관'을 입다. - 스페인 빌바오

1980년대 후반.
바스크 정부는 구 산업의 쇠퇴로 몰락하는 도시경제 재건을 위해 문화와 관광산업에 집중하기로 결정한다.

1991년.
바스크 정부는 솔로몬 구겐하임 재단에 바스크 정부의 도시재건을 포함한 제안서를 제출한다. (당시 구겐하임 미술관은 글로벌 마케팅 일환으로 유럽진출을 모색하고 있었다.) 협상 끝에 미술관 건설비의 대부분을 바스크 정부와 지역단체들이 부담하는 조건으로 구겐하임 미술관 유치를 성공한다.

1997년.
미술관은 마을 분위기를 휘어잡던 중세의 대성당처럼, 빌바오의 랜드마크이자 도시를 밝히는 20세기의 사원이 되었다. 마치 거대한 조각과도 같이.

                                              - 공익비즈니스, 2007, 구본형 외, 세종연구원, p.239

흔히 빌바오는 '구겐하임 미술관'만으로 재건에 성공한 도시로 묘사되고 있지만 이를 위한 빌바오의 노력은 실로 눈부시다.

미술관 개관 이전에 이미 지하철을 개통하고, 빌바오 공항을 건설하고 항구를 확장했다. 뿐만 아니라 수변지구 재개발, 산책로 조성, 쉐라톤 빌바오 호텔 오픈, '컨벤션과 음악 궁전' 건립 등을 통해 구겐하임이 빌바오를 선택할 수 밖에 없고, 세계가 빌바오를 찬양할 수 밖에 없는 조건들을 완성했다. 그리고 그 뒤에는 Bilbao Metropoli 30와 Bilbao Ria 2000가 있었다.

■ Bilbao Metropoli 30 (
www.bm30.es)
빌바오 재건 네트워크를 조직하고 마스터 플랜을 수립한 것은 Bilbao Metropoli 30. Bilbao Metropoli 30는 130여개 공공기간, 민간기업, 800명의 전문가들이 참여해 구겐하임 미술관 유치를 포함한 도시 재건 플랜 밑그림을 그렸다.

Bilbao Metropoli 30의 업적은 과거완료형이 아니다. 2000년, 야심차게 'Reflections on Strategy, Bilbao 2010' 전략을 수립하고 스스로 또다른 변화를 불어넣고 있다. EU 네트워크 도시들과 함께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도시 포럼(Urban Forum for Sustainable Development)'을 개최하고, 2001년부터 빌바오 사례를 '전략적 도시 관리(Strategic Management of Cities)'라는 제목의 온오프라인 강좌 및 워크샵 형식으로 끊임없이 재해석, 재생산하고 있다.

■ Bilbao Ria 2000 (
www.bilbaoria2000.org)
Bilbao Ria 2000는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50% 공동출자한 빌바오 재건 실행조직이다. 공공부문이 소유하고 있는 토지를 상업시설이나 주택단지로 개발하고 분양해 수익 창출한 뒤 이를 다시 재건에 재투자하고 있다. 뿐만 아니다. Bilbao Ria 2000는 6개월마다 'Magazine BILBAO Ría 2000'잡지를, 그리고 매년 Annual Report를 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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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잠든 나무의 신화를 일깨우다. - 일본 이즈모

목조 교실.
중학교, 초등학교, 유치원을 모두 목조 교실로 만들자. 8천만엔을 낭비해서 어린이들이 더 바르게 자라날 수 있다면 나는 이런 낭비야 말로 해볼만 하다고 생각한다.

이즈모 돔.
이즈모시 발족 50주년 기념으로 사계절 내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돔을 만들자. 개관 테이프는 장관, 국회의원이 아닌 어린이들이. 이즈모 돔 개막경기는 유서 깊은 와세다-게이오 대학 럭비경기를... 누가 사용하느냐에 따라 임대료를 차등하는 것은 어떨까.

나무의사 제도.
농립고등학교, 전직교사와 수목 육성 및 손질에 익숙한 사람을 모집하자. 이들에게 나무의사 자격증과 마크를 수여하고 '나무의사 센터'를 열자. 전화 한 통이면 출동부터 진찰까지 한번에 끝내는.

나무 노트.
이즈모시 대표나무 47개 수종을 그림과 설명하는 나무 노트를 제작하자. 초등학교 5~6학년 학생 전원에게 배포. 나무들에 색칠하고 어디서 발견하는지 여름방학 숙제로 내는건 어떨까. 노인들과 어린이들이 더 친해질 수 있지 않을까.

재활용품 스테이션, 주유소!
매주 목요일마다. 1년만에 1만 1천 그루의 나무를 베어야 얻을 수 있는 종이를 수거하다.

- 공익비즈니스, 2007, 구본형 외, 세종연구원, p.254

이와쿠니 데쓴도 이즈모 시장은 이즈모를 '신화와 나무의 도시'로 재건했다. 그가 이즈모의 가능성을 밖에서 찾지 않았다. 오히려 경계인의 시야로 이즈모를 관찰하고 아래와 같은 3가지 강점을 발견했다. 그리고 이즈모는 안으로부터 변화하기 시작했다.

1. 일본문화와 외국문화의 가장 큰 차이점은 나무와 종이의 문화라고 하는 사실이다.
2. 도쿄에서가 아니라 이즈모 같은 지방에서 할 수 있는 일, 그것은 나무의 호사스러움이다.
3. 나는 이즈모는 모든 낙조를 볼 수 있는 고장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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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고래의뇌
Change Maker l 2008/08/21 00:47
1. 존의 '발견' - "발명이 아니라 발견을 할 거예요." p.123

남다른 정신, 남다른 능력에도 불구하고 존은 '호모 사피언스' 위에 군림하지 않는다. 그 스스로 하나의 종교가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앙을 만들지 않고 우주의 원리와 운동을 찬양하며 신 아래 위치한다. 독립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도 공동체를 만들뿐 새로운 국가를 건설하지 않는다. 이미 존에게는 국가란 필요에 따른 증오의 종교에 불과할 뿐이니까.

존에게 '공동체'는 목적은 아니었다. 공동체 역시 무엇인가를 '발견'하기 위한 도구의 하나였다. 그것을 위해 협력하고 한 단계 새로운 차원으로 정신을 발전시킬 동료들이 필요했고, 그 사명을 수행하기 위한 시간, 공간 차원의 독립이 필요조건으로 갖춰져야 했다. 그리고 그가 발견하려한 것은 존재론적 한계를 극복한 '새로운 인간형'이었다.

하지만 신이나 외계 손님조차도 번거로워할거라 했던 그런 일을 왜 존은 죽음에 뛰어들면서까지 찾아나선 것일까? 어쩌면 존은 이해불가한 비상식적인 세계의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던게 아닐까? 그 이전에 지구와 인간에 대한 깊은 애정이 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존이야말로 인간보다 더 인간다웠던게 아닐까?

나처럼 독특한 존재는 이 행성의 '영혼을 발전시킬' 사명감이 있다. 내 머릿속에는 그런 말이 떠올랐어요. 그때는 아직 초기라 '영혼'과 '발전'이 뭘 뜻하는지 잘 몰랐어요. 평범한 종들을 돌보면서 최고의 자질을 구현할 수 있도록 가르치고, 만약 그게 불가능하다면 더 나은 인간형을 수립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내 사명의 실질적인 부분이라는 걸 알았어요. - 존 (이상한 존, Olaf Stapledon, 2008, 오멜라스, p.61)


2. 로의 '태도' - "내가 살던 곳에는 제인 오스틴 같은 사람은 없었어." p.211

존과 로가 함께 그리고 각각 언급한 '활기찬'은 전형적인 인간다움의 미덕이다. 공동체 삶 속에서 이런 모습을 종종 발견된다. 텔레파시로 모든 의사소통이 가능함에도 굳이 인간의 언어로 소리내 주고 받고, 충분한 먹거리가 있음에도 마치 '운동하듯' 바다로 나가 물고기를 잡는다. 로의 말처럼 단지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습관과도 같은 일상적인 활동을 통해 지속적으로 공동체에 불어넣는다. '활기'란 것을.

이로 인해 양립불가능할 수도 있는 각자의 남다른 능력과 정신력에도 불구하고 공동체는 견딜만한 곳 이상으로 만들어져 간다. 그들이 추구한 깊은 지적 세계를 이해할 수 없지만 그것은 존의 힌트에 따르면 별이 흐르고, 태양과 달이 기울고, 구름과 바람이 일고 흩어지는 것을 보고 즐기는 것이 아니었을까. 자연의 이치를 이해하고 적용하는게 아니었을까. 그렇게 우주의 신비로움과 아름다움을 깨닫는게 아니었을까... 싶다.

내가 살던 곳에는 제인 오스틴 같은 사람이 없었어. 하지만 내 안에는 그 비슷한게 있어. 이 옛날 책들을 읽으면 나 자신을 아는 데에 도움이 돼... 물론 우리의 정신은 제인 오스틴보다 훨씬 월등하지. 하지만 그 태도는 우리에게 적용가능해. 자신의 조그마한 세계를 대하는 제인 오스틴의 태도는 아주 지적이고 활기차. 그건 너무 중요한 점이기 때문에 책만 읽어서는 알 수가 없어. 나는 우리마저도, 우리의 고결한 개척지 마저도 제인 같은 눈으로 보고 싶어. - 로 (이상한 존, Olaf Stapledon, 2008, 오멜라스, p.211)


3. 각자의 '방식' - "그래요, 우주를 더 깊고 더 활기차게. 그게 요점이에요." p.127

삶이란 속도, 방향의 문제가 아니라 결국 '방식'과 '태도'의 문제가 아닌가 생각해본다. 우리가 저마다 발견해야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지적이고 활기찬", 이 태도의 교훈은 내게도,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두에게도 중요한 힌트가 아닐까.
 
나는 물새와 주디를 같은 이유로 좋아해요. 주디는 간단한 행동밖에 못하지만 자기만의 방식이 있어요. 가마우지가 가마우지식으로 존재하듯 주디는 전체적으로, 완전하게 주디예요. 어릴 때처럼 커서도 어른들의 일을 그런 식으로 할 수 있다면 정말 멋질 거예요. 하지만 그러지 못하겠죠. 더 복잡한 일을 할 때가 오면 주디는 자기만의 방식을 망가뜨릴 거예요. 당신들처럼요. 유감스러운 일이죠. 그래도 걔는 주디예요. - 존 (이상한 존, Olaf Stapledon, 2008, 오멜라스, p.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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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d John, first edition, 1935
http://en.wikipedia.org/wiki/Odd_Jo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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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고래의뇌
이타카 가는 길 l 2008/08/17 23:17

몇 년 전 천상천하 유하독존을 외치며 혼자 놀기의 진수를 보여주던 '우격다짐'이라는 개그프로가 한창 인기를 모았다. 하지만 요즘 신세대들에게 혼자 놀기는 개그가 아닌 생활이 되어버렸다.


“나 외로워 뭐하니”라고 문자를 보내니 곧 “힘내. 이제부터 시작이야”라는 문자가 왔다. 이는 평범한 연애상담 같지만 다른 점이 있다면 상대가 사람이 아닌 로봇이라는 것이다. 현재 각 이동통신사가 건당 200원에 제공하는 심심이 서비스의 이용자는 하루 평균 7만 명 이상이나 된다고 한다.


여행을 하면서 터득한 원리하나가 있다. 그것은 바로 6차분할의 원리로 인간관계는 여섯 다리만 건너면 다 아는 사람이 된다는 것이다. 여행지에서 우연히 만난 전혀 모를 것 같은 사람이 나의 선배의 친구, 친구의 친구 등으로 엮여 있을 때 그들은 어느새 나의 벗이 되어있었다. 6차분할의 원리에서도 알 수 있듯 사람이라는 매개체는 서로 모르는 수많은 관계를 아는 관계로 엮어 준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인간관계를 돈독하게 이어주던 사람의 역할은 점점 사라지고 그 곳에 자본이 들어서고 있다. 이제는 일정 비용만 지불하면 컴퓨터가 애인과 친구의 역할까지 해주는 세상이 아닌가? 백원 짜리 공기 돌 몇 개를 가지고도 하루종일 놀 수 있었던 인간관계가 시간당 비용을 지불하지 못하면 제대로 놀지도 못하는 관계로 변해 버렸다. 반주와 점수가 나오는 노래방시설이 없으면 자신의 18번조차 흥얼거리기 뻘줌한 우리의 모습을 보면서 고무줄을 하며 하루종일 전래동요를 불렀던 어린 시절이 이토록 그리운 것은 왜일까?


요즘 약속을 잡을 때 그 사람을 왜 만나는가 보다 "무엇을 할까?","어디를 갈까?"에 관한 고민에 사로잡힌다. 가끔은 자본을 소비하러 만나는지, 사람이 그리워서 만나는 지 혼동이 생기기도 한다. 돈 없이, 할 것 없이 사람 대 사람의 관계로 만날 수 있는 사람. 내가 알고 있는 수많은 사람 중 이런 관계를 가진 사람이 몇이나 있을지 의문이 생긴다. 아무 이유 없이 누군가를 찾아가 "오늘은 그냥 놀자"라고 말하면 날 이상한 사람으로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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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따사
가로질러 사유하기 l 2008/08/02 22:33

"Deep throat". 오늘날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단어와 함께 워터게이트 사건의 내부고발자를 떠올리겠지만 30여 년 전 만해도 이 단어는 금기어였다. “목구멍 깊숙이”라는 영화는 포르노라는 장르를 세계적으로 대중화시킨 역사적인 영화다. 척 트레이너는 이 영화의 주인공인 린다 러블레이스를 키운 매니저이자 남편이다. 그는 평범한 이웃집 소녀와 같던 린다에게 포르노 연기를 지도해주고 감독들을 찾아다니며 린다를 포르노 스타로 만들었다. 하지만 스타가 된 린다는 척 트레이너에게 이혼을 요구하였고, 척은 스타가 되었다고 자신을 버린 린다를 용서할 수 없다고 비난하였다. 당시 미국의 언론들은 척 트레이너 편에 서서 린다를 비난하였다. 린다의 자서전 <수난>이라는 책이 나오기 전까지 말이다.


<수난>은 린다가 척 트레이너와 살며 그에게 학대받았던 삶을 고스란히 담은 책이다. 그녀는 남편 척에게 맞고 살았고 척은 그녀를 억지로 포르노 영화에 출연하도록 하였다. 이를 린다가 거부하자 척은 그녀를 감금했고, 그녀가 도주할 때마다 그녀가 생명의 위협을 느낄 만큼 폭력을 행사하였다. “목구멍 깊숙이”에서 그녀의 허벅다리 사이에 선명하게 찍힌 멍 자국은 이를 잘 방증 해주지만 당시 미국사람들은 그녀의 멍 자국보다는 이 영화의 가학적 성행위에만 관심을 갖으며 포르토 스타가 되자 남편을 버린 그녀를 용서할 수 없다고 하였다.


용서는 동등한 권력관계에서만 이성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용서의 사전적 의미는 지은 죄나 잘못한 일에 대하여 꾸짖거나 벌하지 아니하고 덮어 주는 것이다. 하지만 권력이 한쪽으로 치우친 관계에서 약한 자의 죄의 경중을 판단하는 권한은 전적으로 강자에게 있다. 이 과정에서 강자는 약자의 잘못을 자신의 입장에서 정의하고 자신을 위해 용서라는 기제를 사용한다. 남을 위해하는 용서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해 하는 용서는 오히려 용서받는 자를 더욱 곤혹스럽게 만든다. 척 트레이너가 린다를 용서하고 그녀를 받아들인다면 린다의 수난은 계속되었을 것이다.


몇 해 전 미국의 한 시사지는 소말리아 내전에 자원한 여성의 인터뷰를 실었다. 그녀는 전쟁상태가 훨씬 살만하다고 말한다. 군인으로 음식을 배급받고 남편에게 맞지 않기 때문이다. 이 여성에게는 전쟁이라는 죽음의 공포보다는 남편이라는 일상의 공포가 더욱 위협적인 괴물이다. 여성학자 정희진씨에 의하면 미국에서는 지난 5년 간 미국에서 아내폭력으로 사망한 여성의 수는 베트남 전쟁에서 사망한 미국인의 수와 비슷하며, 아내구타는 강간, 자동차, 강도를 합한 것보다 더 많은 여성 상해의 이유라고 한다. 또 지난해 유엔에서 발간된 '여성폭력 종식-담론에서 행동으로'라는 UN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여성부가 이 보고서를 번역·발간 배포중이다) 이집트 여성의 97%가 여성할례를 당하고, 서안 및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여성 중 69%가 배우자 폭력을 경험했다고 한다.


성별 권력차로 인한 만성화된 가정폭력은 용서를 해야 하는 주체와 마땅히 받아야할 주체를 전도시킨다. 울며불며 “죄송해요, 용서해주세요.”를 외치는 쪽이 때리는 아버지가 아니라 맞는 어머니인 쪽이 대다수인 것을 보면 말이다. 이런 용서라면 구하지도 바라지도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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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따사
가로질러 사유하기 l 2008/08/02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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