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볶이? 만화방!!

온갖 기대를 안고 찾았던 카페가 문을 닫았을 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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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 서는게 지루할 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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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날 똑같은 화장실의 잔소리가 귀 따가울 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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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친구들 덕분에 기꺼이 돌아가고, 기다리고, 다가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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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고래의뇌
Secret Recipe/소품집 l 2008/07/26 22:14
TAG 인사말
우리는 왜 일을 할까?
아마도 먹고 살기 위해서가 아닐까.

그럼 먹기 살기 위해서 우리는 도대체 얼만큼의 일을 해야할까?
먼저 우리가 어느 정도 먹고 살지를 정해야 할까?
얼만큼의 일이 결정되면 어떤 일을 해야할까?
그리고 언제까지 일을 해야할까?

꼬리에 꼬리를 물고, 결코 대답없는 질문이 이어진다.
그리고 여기 일과 인생에 씁쓸하지만 우리가 마주해야할 작은 통찰이 있다.

<일 덜하는 기술> (악셀 브라이히, 울리히 렌츠, 2002, 문화과학)

"이 책은 자신을 위해서 카드를 새로 섞고, 필연의 왕국과 자유의 왕국, 유희의 왕국과 자발성의 왕국의 경계선을 새로 긋고 싶어 하는 모험가들에게 용기를 북돋아 줄 것이다."


1. 인간은 얼마나 많은 노동을 필요로 하는가?

- 직업상의 성공과 생활에서의 성공-삶의 행복-이 서로 어떤 관계가 있는가?
- 일을 더 적게 하면서 인생을 더 아름답게 꾸려나갈 수는 없을까?
- 단순한 밥벌이를 제외한다면, 인간을 노동에 묶어 두는 것이 도대체 무엇일까?
- 프로가 우리 시대 영웅이 될 만큼 일이 그렇게 매력적인가?
- 우리는 노동으로부터 제약을 더 적게 받는 인생을 가능하게 하는 일 등등보다 오히려 고용창출에 더 많은 노력과 지식을 쏟고 있는 것 같다.


2. 노동의 후광

- 당신은 무슨 일을 하십니까?
- "노동은 강요인 동시에 작업이다. 우리의 물질적 실존이 노동에 좌우되기 떄문에 노동은 강요이며, 우리는 노동의 결과를 통해 자아를 실현하기 때문에 작업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 작업은 목적을 위한 단순한 수단이기도 하지만 의미와 소속감 그리고 자기가치의 감정을 가질 수 있는 근거이기도 하다." (한나 아렌트)
- 성공은 섹시하다.


3. 노동의 그늘진 면

- 사람들은 인생에서 추구하는 수많은 것들이 노동에 있다고 생각한다.
- "업적을 요구하는 사람은 의미도 제공해야 한다." 말하자면 직원 전체가 동질감을 가질 수 있는 가치의 포장기술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것은 또한 사람들의 영혼을 사로잡기 위한 것이기도 했다.
- 노동현장에 의미를 채우고, 전 직원이 거대한 가족을 구성하며, 어떤 희생도 기꺼이 감수할 각오가 서게 하여 공동의 비전을 추종하게 하는 공동의 신앙까지 마련되어 있다.
- 노동의 세계에 몸을 깊이 담그면 담글수록 그 만큼 더 주변의 세계는 창백한 모습으로 비쳐진다. 집과 사생활, 가족과 친구들은 아무 의미도 없게 된다.
- "우리는 근면한 시대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다. 이 시대는 예술에 가장 적합한 시간과 오전 나절을 우리에게 허용하지 않는다... 예술은 우리에게 삶의 여유와 위안을 제공하는 가치를 지닌다. 그런데도 우리는 남는 시간과 남는 여력만을 예술에 할애할 뿐이다." (니체)
- 개별 모험가로서 승선했던 배가 이제는 아무도 탈출할 수 없는 노예선으로 둔갑하다.
- 이제 더 이상 성실하게 일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은 성과를 올리는 것이 문제다. 정말 문제가 아닌가?
- 공포의 노동윤리학: 적은 정규직 상품, 유목민이자 외인부대 용사 강요
- 노동을 제외한 다른 곳에서는 정체성을 찾을 수 없을까? 자명하지만 현대인은 더 이상 공동체에 속하지 못하고, 구성원의 자격을 스스로 획득해야 한다. 이웃들은 서로 모르는 존재가 되어버렸고, 교회와 종교도 우리를 더 이상 감동시키지 못한다.


4. 노동의 긴 역사와 노동숭배의 짧은 역사

- "노동과 미덕은 서로 대척관계를 이룬다." (아리스토텔레스) - 노동은 인간이 정신적, 종교적, 정치적 존재로 발전하는 것을 가로막는 장애물
- "새가 날기 위해 태어나듯이 인간은 노동하기 위해 태어났다." (루터) - 청교도들에게 경제적 성공은 신에 의해 선택 받았다는 것의 증거
- "시간은 돈이다." (벤자민 플랭클린) - 산업화라는 신흥종교
- 노동 숭배의 측면에서 사회주의와 자본주의는 같은 정신을 가진 형제


5. 노동의 종말과 그 광기의 미래

- 일자리를 집어삼키는 그 첫번째 주범은 인간의 발명정신.
- 인터넷 혁명, 서비스 혁명이 일어나고 있지만, 무엇보다 일자리의 감소도 그만큼 혁명적이다.
- "새로운 기술의 상황에 대하여 새로운 소득분배정책으로써 대응하지 않는다면 인간은 파라다이스에서도 굶어 죽게 될 것이다." (레온 티프 '파라다이스의 역설')
- 박탈과정에 대한 두려움과 노동사회를 위한 생명연장의 조처들 - 임금삭감


6. 일은 더 적게하고, 더 많은 것을 경험하면서 살기 위하여

- 양치기가 되어 스위스의 알프스에서 땀을 흘리며 한여름을 보낼 수도 있다. 사막에서 바람과 모래와 별들에게 몸을 맡겨 보기도 한다.
- 안식년 시스템: 시간에서 벗어난다. 여행경비를 보충하기 위해 자원봉사단체에 들어가 활동하면서 무료 숙식과 급식을 제공받을 수도 있다.
- 즐겁게 사는 연금생활자


7. 무직생활자, 딜레탕트, 게으름뱅이

- 즐겁게 일하는 딜레탕트만이 온갖 전문영역의 울타리 너머를 생각하면서 새로운 생각들을 발전시킬 수 있다. 딜레탕트만이 대상들과 실제로 인간적 관계를 맺을 수 있다. 그것은 즉흥적인 것일 수도 있고, 삶의 예술일 수도 있다.
- 산책한다는 것은 자신의 속도에 맞춰 걷는다는 것, 자신의 리듬을 찾는 것, 내면과 외부를 조화롭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 우리의 문화는 게으름으로 위협받고 있는 것이 아니다. 지나친 부지런함 때문에 위협받고 있다. 아마 우리는 꿈과 환상의 부족으로 파멸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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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고래의뇌
Secret Recipe/생각의 경계 l 2008/06/18 00:33
묻지마 범죄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유 없는 살인과 죽음...
그와 함께 늘어만 가는 원인 없는 분노와 끝 모를 슬픔에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정녕 사형만이 최선일까?
우리는 살인자와 사형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할까?
어디까지가 응당한 벌이라고 할 수 있을까?

비록 만화지만 어느 날 갑자기 손주를 떠나 보낸 한 할아버지의 진솔한 고백은
사형수와 사형제도에 대해 기존 작품들이 보여준 단순한 감정호소와 인권옹호 이상의
인생에 뿌리 박은 단단한 사형제도 반대 논리를 보여준다.


이 책에 써 있는 내 마음을,
손주를 죽인 남자 'A'가 다 이해할 수 있게 될까...?
그러기 위해서는 나라는 인간을 이해해야 할 텐데
남을 미워하지도, 배신하지도, 슬프게 하지도 않고,
남을 사랑하고, 남을 위해 살고,
처자를 지키며 성실하게 일하고,
그걸 50년간 계속해온 나란 남자를

A라는 남자는 자신의 힘으로 뭔가를 쌓아온 게 있을까...?
내 생각에는 그런 건 없다고 본다
그는 아직 어리다
지금의 그가,
내가 50년 간 쌓아온 것의 무게를 어찌 알 수 있으랴
이대로 그가 사형 당한다면 나의 50년은 무엇이었는지 어찌 알겠는가
모쪼록 그가 나라는 인간을 이해했으면 좋겠다

나의 슬픔을, 언젠가는 이해했으면 한다
그런 인간이 되었으면 한다

남을 미워하지도, 배신하지도, 슬프게 하지도 않고,
남을 사랑하고, 남을 위해 살고,
처자를 지키며 성실하게 일하고,
그걸 몇 십년간 계속함으로써,
기쁨을 느낄 수 있는 인간이...

                                                                       사형수 042 #4 (Yua Kotega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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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고래의뇌
Secret Recipe/생각의 경계 l 2008/06/08 23:29

영원할 것만 같았던 세상에 대한 두근거림이 잦아들면 난 가장 먼저 시집을 찾는다.

시집에는 세상에 대한 찬란함이 가득하다. 더러는 쓰디쓰고 냉소적인 시들도 있다. 그것도 그것대로 좋다. 하지만 역시 생의 Secret Recipe를 들춰보듯 예상못한 생의 단면을 만나나게 하는 시가 내겐 제격이다.  

하지만 가끔 시로도 태업에 들어간 마음을 달래지 못할 때가 있다. 그럴 땐 길을 걸어야만 한다. 한번도 걸어본 적 없는 길을.


    잠자리가 물의 거죽을 집었다 놓았다 하는 것을 사람들은 목욕하는 거라 말한다. 하지만 그 누가 짐작하겠는가. 물속에서 학배기로 살던 그가 제 옛집의 닫힌 문을 두드리고 있다는 것을. 그러니 불어난 물살을 차며 건너오는 사람들도, 날개만을 꿈꾸던 애벌레의 간절함을 간직하고 있는 게 아닐까. 잠자리들이 돌아가야 할 자신의 옛길을 양 날개에 쑤셔 넣고 날아다니듯, 사람의 핏줄 또한 오래된 약도가 아닐까. 이제 야영은 죽어도 하지 않을 거야. 어서 빨리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 외줄에 매달려 다짐하고 다짐하듯, 날개가 지느러미였으면 좋겠어. 잠자리는 눈물 보석 같은 머리통을 자꾸만 갸우뚱거리는 게 아닐까. 잠자리의 눈 속에는 천 리 물길에 대한 정밀 지도가 들어 있다. 하지만 제 눈으로 제 눈을 들여다볼 수는 없는 것, 동서남북도 없는 날개의 약도만 보고 또 본다. 갸우뚱거리는 것만이 생의 전부가 돼버렸다고 저물도록 발길질을 해댄다. 온몸에 술을 채워야만 지느러미를 꺼내는 사람들, 어둔 골목길을 흐느적흐느적 헤엄쳐 와서는 잔혹 물의 문에 헛발질을 한다. 밤새도록 쌍심지를 돋워 놓았는가. 아침까지 두 눈이 벌겋게 켜져 있다.

* 학배기: 잠자리의 애벌레
                                            '잠자리의 지도', <의자>, 이정록, 2006, 문학과지성사


언젠가 한번쯤 이 시를 그려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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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고래의뇌
Secret Recipe/소품집 l 2008/06/02 21:03

피아노는 '공간'을 지배한다.

하나의 선율, 하나의 음역이 아니라
작은 오케스트라라는 별명에 걸맞는 다채로운 화음으로 자신이 속한 공간을 품는다.

그래서 피아노가 있는 공간은 늘 어떤 표정을 간직하고 있다.
밤바다의 등대처럼, 골목길의 가로등처럼...



1. '피아노 묘지' (신동, 2007)

건반 위에서 길을 잃은 피아노들이 모여있다.
누군가가 흔들어 주길 기다리며 동료의 어깨에 기대어 잠들어 있다.
자신만의 소리를 간직한채

"우타, 네가 여기 잠들어 있는 피아노 하나를 구해줄래?" (우타 아빠)
"난 알거 같아. 아빠는 음악으로 남아있고 싶었던 거야." (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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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bitters.co.jp/shindo/


* 영화 '신동' 주제가 'Ripple Song'


2. 루벤의 피아노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 1999)

루벤의 피아노가 뜀틀, 평행봉, 마루를 지나 천장까지 타고 번져나가면
아이들은 한 호흡, 한 동작에 피아노의 한 음, 한 음을 담아 몸을 펼친다.
경쾌한 피아노와 드넓은 체육관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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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퀸빅토리아빌딩 (호주 시드니, 2004)

6시 이후,
모든 상점이 문을 닫고
오직 피아노 선율만이 그 공간을 새로이 채울때
그 때, 저 옆 테이블에 앉아서 책을 읽노라면
정말이지 더할나위 없이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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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고래의뇌
Secret Recipe/소품집 l 2008/05/11 02:53

1.
우리는 죽는 그 날까지 새로운 지(知)의 영역에 도전할 수 있을까?
그 전에 나는 과연 어떤 지(知)의 영역을 거쳐왔을까? 너무 편식하진 않았을까?


한번이라도 이런 의문에 부딪쳐 본 사람이라면 일본 지(知)의 거장 다치바나 다카시(Tachibana Takashi)를 만나볼 것을 권한다. 스스로 끊임없이 지(知)의 영역을 개척해온 다치바나는 지(知)에 대한 우리의 엉뚱한 호기심을 격려하고 더이상 흐르지 않고 딱딱하게 굳어가는 어제의 지식 더미에 일침을 가한다. 아래는 그의 저서 <나는 이런 책을 읽어 왔다>(2006, 청어람미디어)에서 발췌한 그의 메시지다.

호기심

지금 눈앞에 우주라는 미지의 세계가 펼쳐져 있고 더욱이 그곳으로 갈 수 있는 교통 수단이 있다고 할 때, 경제적 이익을 고려해 그곳으로 나가는 것이 손해인지 이익인지 철저히 따져보고 이익이면 가고 손해면 가지 않겠다는 것은, 정글을 떠나지 않고 남은 원숭이와 다를 바 없다고 저는 지적하였습니다. (p.27)


지(知)의 목표

의학용어 중 '소재식(所在識)'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병원에서 환자의 의식 수준이 점점 낮아지고 있을 때 그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를 판단하기 위해 우선 소재식 검사를 합니다. "여기는 어디입니까?"라고 묻습니다. 그리고 나서 "당신은 누구입니까?", "지금은 언제입니까?라고 묻습니다.
.....
이런 소재식 검사에 이용되는 세 가지 질문은 인류가 전 역사를 통하여 찾고자 노력해 온 목표, 바로 그것입니다. 이 세가지 질문에 대해 진정으로 깊이 있는 대답을 찾고자 기울여 온 노력이야말로 우리들의 과학이며, 문명을 만들어 온 원동력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p.33)


고전의 울림

다시 말해, 그 저서가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는 매체로서 그 역할을 다하는게 아니라 그 책 자체가 토론의 대상이 되어, 서로 이야기를 나눌때의 소재로 활용되기에 적절한 책만이 결국 진정한 의미의 고전으로서 살아남게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p.55)


나의 서재, 고양이 빌딩

"몇 년 지나 이 그림이 지겨워지면, 이번에는 벽 한 면에 새빨간 석양 속의 구름을 그리고, 그 구름을 바라보고 있는 검은 고양이의 뒷모습을 그려 넣으면 어떨까?"라고 그가 제안했는데, 과연 어떻게 될까? 그건 그 때 가 봐야 알게될 것이다. (p.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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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최근 한겨레21은 우리가 다시 주목해야 할 지적 흐름으로 르포 문학을 재조명했다.
(관련 기사:
'모든 게 무너지는 세상')

글은 <세계를 뒤흔든 10일(존 리드)>, <쏘다니는 리포터(키슈)>, <세계의 비참(EU)>와 함께 다치바나를 함께 소개하고 있다. 르포문학은 지(知)의 침투와 함께 지(知)의 확장에도 기여하고 있다. 어쩌면 블로거들의 역할도 르포문학과 일부 궤를 함께 하고 있지 않을까? 여력이 된다면 제2회 한겨레21 르포상(2008.2.26~8.31)에도 도전해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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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고래의뇌
Secret Recipe/생각의 경계 l 2008/05/04 13:44
<노다메 칸타빌레>에 이어 내가 본 두 번째 Ninomya의 만화, <주식회사 천재패밀리(Tensai Family Company, 2006), Tomoko Ninomiya>.

Ninomiya는 정말이지 '천재'라는 신인류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 것 같다. 아무리 만화라 해도 나와 상관없는 딴 세계에는 도통 관심이 없는 나지만, 그래도 이 작품에는 남다른 애정이 쏠린다. 그건 아마도 <노다메>가 음악 천재들의 이야기였던 것에 반해 <천재패밀리>는 비즈니스, 숫자, 예술, 관계, 도움(Support) 등 다양한 면에서 우리 자신들에게 친근한 천재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 중에서도 특히나 '나츠키'와 '하루'는 지금까지도 내게 말을 걸고 있다. 마치 지금의 내게 둘 중 어느 길을 택할지 묻는 것처럼...

항상 가슴에 MBA를 품고 있는 천재고교생 '나츠키'. 기업분석에서 제품기획까지 마치 숙제를 하듯 뚝딱해치우는 그에게 기업과 비즈니스란 어려운 시험문제와 같은 도전의 대상이자 삶의 이유다. 지금 우리 모두가 바라마지 않는 글로벌 기업가 나츠키.

반면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언제나 조건없이 손을 내미는 '하루'. 아버지 '소스케'와 함께 발길가는 대로 살아온지 어언 10 여년, 일단 생존과 식물에 대한 조예가 확실하고 지구촌이란 말 그대로 실제 패밀리의 개념을 끝간데 없이 확장시켜 나간다. 천재 글로벌 시민이라고나 할까? ^^


이 만화의 백미는 주인공격인 나가사와, 나츠키, 하루 세 명의 친구들이 서로의 세계를 이해하는 순간들이 아닐까 싶다. 만화가 던진 질문에 대한 대답은 잠시 유보하고 한번 Ninomiya가 그리려 했던 1995년 일본의 젊은 친구들을 만나보자. 그 시절의 인물상들은 지금 한국의 젊은 친구들에게도 유효하다. 물론 내게도.


주식회사 천재패밀리 #6


'나츠키가 그림을 그리고 있잖아?!'
아니... 그림이 아냐.
'이건 제도다!'
굉장해,
잘은 모르겠지만, 나츠키가 폭풍처럼 뭔가를 마구 만들고 있어!
굉장한 힘으로, '회사'를 창조하고 있어ㅡ

                                                                                          (나가사와)

나가사와는 나츠키를 이해하게 되고,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가
자꾸 자꾸 고리를 만들어 간다ㅡ
엄청난 속도로 주위의 풍경이 변해간다!
                                                                                          (나츠키)

나츠키는 조금씩 하루로 인해 변해버린 자신의 풍경을 받아들이게 된다.

모르겠어...
하지만... 아빤 이제 자신이 '있을 장소'를 발견했어.
소중한 사람과... 가족...
전세계 어딜 가든 있는 거지.
...
처음으로 외운 주소.
                                                                                           (하루)

그리고 아버지와 함께 세계 곳곳을 누빈 하루는
아버지를 통해 더 큰 개념의 가족으로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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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고래의뇌
Secret Recipe l 2008/04/26 14:40

04.24. 동료의 추천으로 <이웃집 야마다군(となりの山田くん, 1999)>을 봤다.

뭐랄까... '이런 것이 애니다!'라는 웅변이 담긴 애니라고나 할까?
소재를 '가족'으로 접근한 것도 그렇고 캐릭터, 화법, 표현들이 하나 같이 흔하지 않은 애니였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일상적인 소재들을 살짝 당겼다 놓고, 또 다시 당기기를 반복한다. 웃었다가 끄덕이고 또 막 웃다가 지쳤는지 조금씩 나른해진다. 술 때문이었을까? 여튼 그렇게 정말이지 이웃집 같은 일들에 조금씩 시선을 빼앗기고 만다. 9시 뉴스만큼 중요한 것도 아닌데... 조금씩 지루해지는데... 그래도 자리를 떠날 수가 없다.

잠시 딴 곳을 보면 들쑥날쑥 이기적인 펜터치가 튀어나온다. 분명히 3등신 캐릭터였는데 갑자기 6등신이 된다. 그러다 언제 그랬냐는듯 2등신까지 내려간다. 전반적으로 여백이 많아 중간중간 눈이 쉬어가고, 뭔가 전달하려는 디테일한 녀석들이 알아서 눈에 들어와 주니 편하기까지 하다.

그나마 영상은 낫다. 음악은 마치 제가 애니의 주인공인냥 뻥뻥 터져나온다. '뭐 이런 배경음악이 있어?' 생각하며 음악을 쳐다보면 '그림이 맘에 안들어?'라며 뒷통수를 치는 듯한 느낌. 그러면 생각한다. 또 당했다...

마치 늘 그자리에 그렇게 언제까지나 있을 것만 같은 야마다 가족들. 전반부의 메시지도 좋았지만 특히나 후반부의 메시지나 내겐 특히 좋았다. 묵묵히 이타카를 향하고 있는 친구들과도 함께 나누었으면 한다.

선생님의 올해 소원, '적당'
주제가인냥 흘러나온 마지막 노래, '케세라세라(Que sera sera, 될대로 되라)'
DVD 표지 커버의 글귀, "치유가 아닌 위로를 주고 싶었다"


나는 누구나 이런 애니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글을 끄적이고 나니 이런 모든 것들이 참으로 일본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애니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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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고래의뇌
Secret Recipe l 2008/04/25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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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1. 내 생애 두 번째 보험에 가입했다.

보험이란 참 묘하다. 사실 나 혼자 살아가는 인생이라면 보험따위 필요없다. 죽고 난 다음의 돈이 무슨 소용있으랴. 혹 불의의 사고가 찾아온다해도 착실히 병원왕래를 하며 멍하니 차례를 기다릴 성격도 아니다. 그래도 누구나 나이를 먹는다며, 너는 혼자가 아니라며 말해오면... 아뿔싸. 땅 위의 그림자가 더 짙어진다. 그리고는 '더이상 가입하지 않을 테다...' 되뇌인다. 그래 보험따위는


3.31. Nicholas Kristof는 칼럼 '조금만 더 머리를(With a Few More Brains)'에서 '지적 계정(Intellectual Accounts)'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한 나라의 경쟁력은 단순히 재정 계정(Financial Accounts)의 숫자로 좌우되는게 아니라고 말하는 Kristof. 그는 Intellectual Accounts의 부족은 십년 후의 경쟁력은 커녕, 현재 미국사회의 말도 안돼는 음모론을 양산하고 있다고 말한다. 중요한 건 교육, 그리고 지적 자산을 당당하게 여길 수 있는 정치문화. 공교롭게도 같은 날 ABC News는 미국고등학교 졸업실태 통계를 발표했다.

......
Our competitiveness as a nation in coming decades will be determined not only by our financial accounts but also by our intellectual accounts. In that respect, we’re at a disadvantage, particularly vis-à-vis East Asia with its focus on education.

From Singapore to Japan, politicians pretend to be smarter and better- educated than they actually are, because intellect is an asset at the polls. In the United States, almost alone among developed countries, politicians pretend to be less worldly and erudite than they are (Bill Clinton was masterful at hiding a brilliant mind behind folksy Arkansas sayings about pigs).
......
                                                          'With a Few More Brains' Nicholas Kristof



3.31. 1년 반만에 SSC 12기 모임에 참석했다.

어렵기만한 '과학'을 어떻게 하면 더 쉽고 친근하게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을까를 함께 고민하는 모임. 한 멤버의 소개로 Oroom Gallery란 곳을 알게 되었고, 드높게 노랗던 천장이 한 주의 작은 쉼표가 되어주었다. 수학, 역사, 헬스케어, IT...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만나 각자의 관심사를 함께 섞다보니 묘한 지적 상쾌함이 느껴졌다. Kristof가 말한 Intellectual Accounts란 이런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4.2. 기다리고 기다렸던 The Economist가 배달됐다.

이로써 아직은 불완전하지만 그럭저럭 균형감있는 Intellectual Accounts 조각들이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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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고래의뇌
Secret Recipe/생각의 경계 l 2008/04/04 18:48

그런데 이 '사회'가 우습게도,
시스템이 고도화되면 될수록 이번엔 '사회' 속에서
부조리와 불평등이 생기기 시작하는거야.
'빈부의차', '신분의차', '재능의차', '외모의차', '인종차별'...
세상의 잔혹함과 부조리로부터 도망치기 위해서 만들어낸 '사회'가,
다시 부조리를 낳는 그야말로 아이러니한 사회가 된 거지.

물론 가난해도 즐겁고 평화롭게 살 수도 있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불평등과 사람들의 불만을 흡수하는 시스템...
예를들어 '부조리한 죽음'이더라도 납득할만한 이유가 필요하지.
그 역할을 계속 담당해온 것이, 바로 종교였어.
......

진보는 인간의 정신과 문화, 기술을 높여가지만
그건 사회의 엘리트들과 상류층이 담당하는거야
그에 반해 생물의 진화는,
포식자로부터 도망치고, 주류에서 제외되고, 변두리로 쫓겨난 약자들의
생존의 수단이지.

난 지금까지 내내 이 '세상'이 '잔혹하고', '부조리'하다고 말했지만,
그렇기 때문에 생물은, 필사적으로 '진화'를 하지.
또한 동시에 이 '세상'은 다양한 '풍요'와 '아름다움'을 품고 있는 거야.

                                                        - EDEN #15 (Hiroki Endo, 2008, 학산문화사)


'진보'와 '진화'에 대한 철학과 스케일이 눈부신 만화책.
Olivia Judson이 EDEN을 만나면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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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고래의뇌
Secret Recipe/생각의 경계 l 2008/03/20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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