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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감, 약속, 만남, 여행... 고래의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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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 <나는가수다> 3회는 여러모로 제게 충격적이었습니다. 마음속으로 응원했던 김범수씨와 정엽씨가 1위가 되지 못한게 작은 충격이었다면, 김건모씨의 재도전 선택은 마치 도미노처럼 제 안의 무언가가 타닥탁탁 넘어지는 제대로 된 충격이었습니다.

제가 김건모씨라면... 카메라가 돌아가는 순간동안 계속 생각해봤습니다. 답은 뻔해 보였습니다. 후배들과 동료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쿨하게 퇴장. 가수로서의 자존심과 후배 격려 차원에서 마지막 노래 한곡 정도는 들려줄 수도 있겠지. 이 정도가 제가 생각해낼 수 있는 그럴싸한 답안이었습니다. 하지만 김건모씨는 다른 선택을 했습니다.

처음엔 이게 뭐야.. 싶었습니다. 쿨해 보이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방송이 끝나고 나서도 묘하게 그 선택이 자꾸만 마음에 걸렸습니다. 신입사원도 뉴스도 눈에 잘 안들어오고, 발레리노도 거르고, 심지어 지금 기세로는 욕망의 불꽃도 건너 뛸 것 같습니다. 그냥 계속 김건모씨의 선택이 목에 걸렸습니다. 시원하게 내려가지 않네요.

그러다 세찬 물살에 설겆이를 마친 뒤에야 작은 힌트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김건모씨는 제가 생각할 수 있는 선택지를 뛰어 넘었다는 것을요. 그 선택은 구차해 보이기도 하고, 시간이 갈수록 부담만 쌓이는 무리수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김건모씨의 선택은 이미 그런 것들을 모두 뛰어 넘은 그 무언가를 향해 있지 않나 싶더군요. 그게 무엇인지 정확히 알 순 없지만 단순히 '탈락 vs. 재도전' 양자선택의 구도를 뛰어넘은 '새로운 선택'이라는 거죠.

무엇이 김건모씨가 그런 선택을 할 수 있게 했는가 생각해 본다면 그것은 역시 <나는가수다>의 7인의 역량과 제작진의 철학에서 비롯되지 않은가 싶습니다. 단순히 아마추어 중에 1등을 뽑는 서바이벌 게임이라면 부족한 능력에 발이 걸려 풋풋한 열정과 패기 속에 쿨가이로 떠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각 부문의 No.1이나 다름없는 쟁쟁한 실력자들이 모인 서바이벌 게임이라면? 저는 아직 그런 능력도 배짱도 없지만 어쩌면 한번 더 걸어보고 싶을 것 같습니다.

일전에 <플라이 하이 Fly High>라는 만화에서 정상을 목표로 하는 체조선수들은 어떤 시야를 공유한다는 대목을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뭐 만화는 만화겠지만서도. <나는가수도> 7인은 더이상 뽑아낼 수 없는 어떤 막다른 골목에서도 누군가의 도약으로 찌릿찌릿한 무언가를 나누고 그러는 동안에 어떤 시야를 공유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김건모씨는 아마도 그 시야의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전 이 프로그램이 좋습니다. 김건모씨의 어려운 선택에서 전 20대 중반 치열한 고민을 하며 무언가를 선택하고 기다리고 다시 주먹을 쥐던 시절을 되살려낼 수 있었습니다. 물론 다른 경지겠지요. 김건모씨의 경지는 적어도 20년은 하나의 업에서 어떤 경지를 이루어낸 사람이 모든 것을 버려가면서까지도 자신의 업에 다시 정면으로 도전하는 경우에 해당될테니까요. 운이 좋다면 전 40대 후반이나 느낄 자격이 주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글이 길었습니다만 어떻게든 꼭 김건모씨와 <나는가수다> 제작진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어쩌면 오늘은 김건모씨가 '가수 김건모'로 다시 태어나는 날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 과정에서 다른 가수분들도, 김영희 PD를 비롯한 제작진도, 그리고 저를 비롯한 직업인들도 자신의 업을 다시한번 정면으로 마주보는 시간을 갖게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Posted by 고래의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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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 만화책을 참 좋아합니다.
특히 만화방에서 만화책 보는 건 더더욱
더군다나 만화방에서 자장면 먹으면서 만화책을 본다면, '행복'이란 바다에 풍덩 빠져있는 기분입니다 ^^

그래서 제가 살고 있는 동네에 만화방이 하나 둘 사라지며
치과나 커피숍이 들어올 때면 마치 패배자가 된 것처럼 알수 없는 무기력함에 사로 잡히곤 했습니다.
소중한 것은 지키지 않으면 스르륵 사라지고 마는구나... 생각하면서요.

뜬금없지만 그래서(?) 언제부터인가 만화가가 되고 싶다는 막연한 꿈을 꾸게 됐습니다.
물론 그림은 형편없습니다. 재치나 유머도 턱없습니다.
그래도 한 10년 노력하면 조금은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봅니다.


2.
일전에 파리의 어느 서점에 갔을 때, 만화가 하나의 장르로서 제 존재를 마음껏 뽐내던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팔레스타인을 소재로 한 르뽀 취재형 만화를 본 적도 있었습니다. (팔레스타인, 조 사코, 2002)
잘은 모르겠지만 만화란 장르는 어떤 키워드를 만나느냐에 따라 교재가 되기도 하고, 기사가 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http://www.cine21.com/Article/article_view.php?article_id=53005&mm=005001001

그리고 오늘 우연히 New Yorker 카투니스트 Liza Donnelly의 TED 강연을 접했습니다.
그녀는 'Woman'과 'Tradition'이라는 키워드를 'Humor'로 엮어가는 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한 작업이 결국 'Change'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말입니다.

세상엔 어떤 만화가들이 있을까요?
갑자기 궁금하네요.




About this talk
New Yorker cartoonist Liza Donnelly shares a portfolio of her wise and funny cartoons about modern life -- and talks about how humor can empower women to change the rules.

About Liza Donnelly
New Yorker cartoonist Liza Donnelly tackles global issues with humor, intelligence and sarcasm. Her latest project supports the United Nations initiative Cartooning For Peace.

Posted by 고래의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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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오바마를 워킹맘 모델로
‘여자, 미셸을 탐하라’
“Yes, we can!”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탄생하던 날, 미국 전역의 시민들은 이 구호를 외쳤고, 이 기적 같은 일을 실현시킨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동반자 미셸 오바마도 함께 주목을 받았다.

“힐러리 클린턴과 같은 ‘슈퍼우먼’은 아니지만, ‘요리가 싫다’ ‘양육은 부부가 함께’를 당당하게 외치는 그녀야말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워킹맘들의 롤모델이 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여성신문 기자, 여성민우회 활동가를 지낸 김재희씨가 미국 최초의 흑인 퍼스트레이디 미셸 오바마를 조명한 ‘여자, 미셸을 탐하다’(눈과마음)를 펴냈다.

책은 ‘정치가의 아내’라는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자기성찰을 거듭해온 미셸 오바마의 이야기를 다뤘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버락 오바마의 아내와 두 딸의 엄마, 미국의 퍼스트레이디가 아닌 한 명의 여자로서 품은 고민과 애환, 꿈과 희망을 담았다.

“‘탐나는 여자’라는 것은 사회적 성공을 이룬 여자라는 의미가 아니라 자기만의 성공 기준을 가진 여성을 말해요”

저자는 책을 통해 탐나는 여자가 되는 비법을 제시한다. 내 인생의 남자 고르는 법, 맞벌이 부부 갈등 해소법, 워킹맘 스트레스 극복법 등 일과 가정 사이에서 고민하는 여성들이 공감하기 쉬운 내용들이 담겨있다.

“관계 속에 함몰되지 않고 자기만의 성공 스타일을 당당하게 밀고 나간 미셸 오바마의 삶이 여성 독자들에게 지표가 되어줬으면 합니다.”
1085호 [북리뷰] (2010-06-04)
김남희 / 여성신문 기자 (knh08@womennews.co.kr)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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