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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배용 이대 총장의‘Women in Korean History’
"소서노·선덕여왕에게 글로벌 리더십 배워야"

▲ © 여성신문 민원기 기자
“역사의 수레바퀴는 남녀가 동등한 두 축을 이루며 끌고 가야 합니다. 여성의 역사를 재조명하는 것은 남성에게 기울어진 역사의 축에 균형을 맞추는 작업이자 현재 여성들에게 훌륭한 롤 모델을 찾아주는 과정입니다.”
최근 ‘한국 역사 속의 여성들’의 영문판인 ‘Women in Korean History’를 출간한 이배용 이화여대 총장을 지난 18일 이화여대 총장실에서 만났다.

출간 배경을 묻자 “동북공정, 일본의 역사왜곡 등 국제적인 역사의 갈등 속에서 당당한 한국여성사를 세계에 알리고 싶었다”며 곳곳에 감춰졌던 ‘한국 역사 속의 여성들’에 관한 이야기보따리를 풀었다.

“여성의 눈으로 보면 역사 속에서 더 많은 것들을 끌어낼 수 있습니다. 여성과 상관없을 것 같은 종묘에는 왕인 남성보다 왕비인 여성의 신주가 더 많이 모셔지고 있습니다. 창경궁은 남성의 정치적 공간으로 알려져 있지만 궁녀의 삶을 통해 새로운 역사적 의미를 들여다 볼 수 있습니다.” 
이 총장은 ‘개화기 명성황후 민비의 정치적 역할’ ‘우리나라 여성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등의 저서를 비롯해 여성신문에 게재한 칼럼 ‘조선시대 여성들은 어떻게 살았을까’를 통해 오래 전부터 여성이 역사에 기여한 맥을 찾아왔다. 또 2004년 한국여성사학회를 발족시켜 여성사 연구의 체계적인 공동 작업을 가능케 했다.

이 총장의 역사 속 여성들을 재조명하는 작업은 감춰졌던 역사를 복원하는 차원을 넘어 오늘날 여성들이 추구해야 하는 인재상이 무엇인지를 잘 알려준다. 
“소서노는 유리를 고구려의 후계자로 인정하고 자신이 낳은 아들과 함께 백제를 건국하는 상생의 리더십을 발휘했습니다. 선덕여왕은 김유신, 김춘추 등 서로 다른 성격의 인재들을 감싸 안는 ‘포용의 리더십’을 통해 신라통일의 기틀을 닦았습니다. 21세기 진정한 글로벌 리더는 인격을 바탕으로 다양한 사람을 품고 가는 사람입니다.”
‘소서노’와 ‘선덕여왕’처럼 바른 인성이 바탕이 돼야만 진정한 글로벌 리더가 될 수 있다는 이 총장의 지론은 이화여대의 교육 비전에도 고스란히 녹아 있다.

인본주의를 바탕으로 글로벌 인재를 키우려고 하는 이 총장의 글로벌 전략이 바로 그것.

지난 9월 이 총장은 취임 2주년을 맞아 세계시민 양성을 위한 인성교육 강화를 천명했다. 교양교육 과정을 전면 개편하고 ‘이화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시행, 국내 최초로 학생의 문화활동에 대해서도 학점을 부여했다.

“글로벌화의 궁극적인 목적은 평화를 만들어 가는 인재를 키우는 것입니다. 서로 다른 인종, 언어, 문화를 가진 세계인들이 신뢰를 구축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인격입니다.”
특히 ‘총장과 함께하는 역사문화체험’은 이 총장이 직접 나서 학생들과 함께 문화답사를 가는 프로그램으로 타 대학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이 총장은 숭례문이 화마에 휩싸였을 때의 충격을 되새기며 진정한 다문화는 우리 것에 대한 이해에서부터 나온다고 강조했다.  
“글로벌은 우리가 세계를 알고, 세계인이 우리를 아는 양방향 소통에서 시작되는 것입니다. 우리 것에 대한 이해와 자긍심이 있어야 진정한 다문화가 나온다는 생각에 학생들과 함께 종묘 답사에 나섰습니다.”
뉴욕, 베이징, 보스턴 등 세계 13개 핵심 지역에 해외 거점 캠퍼스를 구축하며 인격을 갖춘 세계시민을 양성하는 것도 이 총장의 주력사업이다.

그는 “학생들이 다양성과 자립성을 키울 수 있도록 더 많은 지역에 학생들이 분산될 수 있는 세계적인 거점 캠퍼스를 구축하고 있다”며 “사업이 완료되는 2010년이면 신입생의 60%를 해외로 보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의 표정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1007호 [북리뷰] (2008-11-21)
김재희 / 여성신문 기자 (jay@womennews.co.kr)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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