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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오바마를 워킹맘 모델로
‘여자, 미셸을 탐하라’
“Yes, we can!”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탄생하던 날, 미국 전역의 시민들은 이 구호를 외쳤고, 이 기적 같은 일을 실현시킨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동반자 미셸 오바마도 함께 주목을 받았다.

“힐러리 클린턴과 같은 ‘슈퍼우먼’은 아니지만, ‘요리가 싫다’ ‘양육은 부부가 함께’를 당당하게 외치는 그녀야말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워킹맘들의 롤모델이 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여성신문 기자, 여성민우회 활동가를 지낸 김재희씨가 미국 최초의 흑인 퍼스트레이디 미셸 오바마를 조명한 ‘여자, 미셸을 탐하다’(눈과마음)를 펴냈다.

책은 ‘정치가의 아내’라는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자기성찰을 거듭해온 미셸 오바마의 이야기를 다뤘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버락 오바마의 아내와 두 딸의 엄마, 미국의 퍼스트레이디가 아닌 한 명의 여자로서 품은 고민과 애환, 꿈과 희망을 담았다.

“‘탐나는 여자’라는 것은 사회적 성공을 이룬 여자라는 의미가 아니라 자기만의 성공 기준을 가진 여성을 말해요”

저자는 책을 통해 탐나는 여자가 되는 비법을 제시한다. 내 인생의 남자 고르는 법, 맞벌이 부부 갈등 해소법, 워킹맘 스트레스 극복법 등 일과 가정 사이에서 고민하는 여성들이 공감하기 쉬운 내용들이 담겨있다.

“관계 속에 함몰되지 않고 자기만의 성공 스타일을 당당하게 밀고 나간 미셸 오바마의 삶이 여성 독자들에게 지표가 되어줬으면 합니다.”
1085호 [북리뷰] (2010-06-04)
김남희 / 여성신문 기자 (knh08@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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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소녀들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시위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10대 청소년들이 ‘미친 소는 너나 먹어’라며 시작한 촛불시위가 시발점이 돼 20~30대는 물론 40~50대까지 남녀노소 시민들의 참여가 한 달째 이어지고 있다. 한 여고생은 무대 발언 동영상이 인터넷에 올라 ‘스타’가 됐고, 요즘에는 촛불소녀 마스코트(왼쪽 그림) 티셔츠를 입은 ‘촛불소녀단’이 인기몰이 중이다. ‘나이 어린 여성’이란 이유로 가장 비정치적 존재로 분류돼 왔던 그들은 왜, 무슨 생각으로 거리에 나선 걸까. 장관고시가 발표된 다음날인 지난 5월 31일, 최대 규모의 인파가 모인 서울광장에서 10대 소녀들을 만났다. 토요일인데도 교복을 입은 소녀들이 제법 많았다. “광우병 때문에 소중한 사람들을 잃고 싶지 않다”는 마음으로 시작했다는 그들은 촛불집회 속에서 민주주의와 공동체의식, 시민의식을 배워가고 있었다.
촛불집회 현장에서 10대 소녀들을 만나다
“민주주의와 공동체의식 온몸으로 느꼈어요”
촛불시위 주역 ‘가장 정치적 존재’로 급성장

▲ © 여성신문 정대웅 기자
“아빠가 출근할 때 기름 값, 엄마가 시장갈 때 미친 소, 우리가 학교 갈 때 0교시, 우리는 수면시간 4시간. 우리는 민주시민 촛불소녀들. 미친 소, 민영화, 대운하, 싫어!”
요즘 촛불시위 현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노래다. ‘뽀뽀뽀’를 개사했는데, 가사에 촛불시위 메시지가 모두 담긴 데다 짧고 재미있어 행진 때마다 자주 불린다. 10대 소녀 10여 명이 만들었다. 이들은 인터넷 카페 ‘촛불소녀’(cafe.daum.net/candlegirls)에서 만나 오프라인 공간에서 ‘촛불소녀단’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5월 31일 오후 촛불집회가 열린 서울시청 광장에서 만난 한채민(안양예고 2)양도 촛불소녀단 멤버다.

오늘로 16번째 참여했다는 채민양은 “그동안 입시 때문에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질 겨를이 없었는데 요즘에는 신문도 열심히 챙겨보고 인터넷 토론방에 들어가 의견도 올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언론이 ‘배후설’을 거론할 때마다 화가 치민다고 했다.

“우리가 어리다는 이유로 사회문제에 관심이 없어야 한다는 어른들의 생각은 너무 위험한 거 아닌가요? 당장 2010년 지방선거부터 투표해야 하는데 사회현안에 무지한 상태로 참여하는 건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거잖아요.”
똑 부러지는 말솜씨가 어른들 못지않다.

지난 5월 2일 첫 촛불집회 때부터 참가했다는 박수선(가명·문산여고 2)양은 학교 선생님들에게 크게 실망했다고 털어놨다. 
“촛불 든 모습이 뉴스에 나왔는데 다음날 담임선생님이 ‘너 이러다 대학 못 간다’고 말씀하셨어요. 며칠 전에는 학교에서 ‘미국산 쇠고기는 안전하고, 촛불집회는 불법이니 학생들은 참여하지 말라’는 공문을 나눠주고요. 학교는 우리가 바보인 줄 아나 봐요. 솔직히 0교시 부활이다, 영어몰입 교육이다 해서 학생들 힘들게 한 게 누군데요.” 
수선양은 "성적에는 전혀 지장이 없을 테니 걱정 말라"며 촛불소녀단 무리 속으로 총총히 사라졌다.

▲ © 여성신문 정대웅 기자
‘가장 정치적 존재’로 거듭나다

10대가 바뀌고 있다. 아니, 이번 촛불집회는 ‘교과서 속 10대’가 아닌 ‘땅에 발 딛고 선 10대’를 제대로 바라보게 하는 계기가 됐다.

그동안 ‘나이 어린 여성’이란 이유로 가장 비정치적 존재 취급을 받았던 10대 소녀들. 그들은 지금 거리에서, 또 온라인 공간에서 가장 정치적 존재로 우뚝 서서 촛불시위의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다.

직접 만나본 그들은 몸으로 부딪쳐 얻는 경험과 생각의 과정을 통해 스스로 성장해가고 있었다.

고교 1학년인 송조은 양은 처음엔 “광우병 때문에 소중한 사람들을 잃고 싶지 않아서” 촛불집회에 나왔다. 실제로 집회 초기 대다수 10대들은 ‘죽음의 공포’를 호소했다.

하지만 조은양은 “시위가 거듭될수록 내가 노력하면 미래를 안전하게 바꿀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촛불시위를 하면서 많은 사람을 만났고, 같은 생각을 공유하면서 진짜 공동체가 무엇인지 몸으로 느낄 수 있었어요. 민주시민이 되어가고 있다는 자부심도 생겼고요.”
용기를 내 오늘 처음 참여했다는 고등학교 3학년 입시생 신승희 양은 “오늘 집을 나설 때 부모님은 혹여나 다칠까 걱정하셨고, 할아버지 할머니는 ‘빨갱이’라며 말리셨다”며 “어른들 세대는 그렇게 배우고 자라셨으니까 어쩔 수 없지만, 우리 세대부터는 제대로 배우고 올바른 판단을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가족과 함께 8번째 참여하고 있다는 이은주(가명·초등 6)양은 “많은 이들이 한목소리를 내니까 대통령이 사과도 하고 정치인도 물러나더라”며 “나이는 어리지만 시위에 참여하면서 우리에게 사회를 움직일 힘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 © 여성신문 정대웅 기자


멀티미디어 시위문화를 이끌다

집회 현장 주위를 둘러보니 한 여고생이 제 몸집만 한 봉투를 들고 쓰레기를 줍고 있었다. 하루이틀 솜씨가 아니었다. 다가가 이유를 물었다.

표소진(일산 중산고 3)양은 “쓰레기 때문에 촛불시위에 동참한 시민들의 목소리가 변질되는 것이 싫어서”라고 설명했다. 처음에는 작은 봉지를 챙겨와 자기 쓰레기만 챙겨갔는데, 사람들이 쓰레기 처리에 곤혹스러워 하는 모습을 보고는 큰 봉지를 가져오게 됐다는 것.

소진양은 “정치인들은 말로는 미래세대를 중요하게 여긴다고 하지만 우리의 목소리를 자유롭게 낼 수조차 없게 차단하고 있다”며 “아이러니하게도 어른들이 만든 통신기술이 우리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당당하게 표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10대들은 386 운동권 세대 위주의 시위 스타일도 싹 바꿔버렸다.

경찰이 확성기를 잡으면 “노래해, 노래해”를 주문한다. “불법집회를 한다”고 경고방송을 하면 “개인기, 개인기”를 외친다. 집으로 돌아가라는 해산 권고엔 “퇴근해, 퇴근해”가 튀어나온다. 물대포에도 “온수, 온수” “물 절약, 수도세”로 맞설 정도다.

두 손엔 돌멩이 대신 휴대전화와 캠코더, 노트북을 들고 시위 현장을 생중계한다. 24시간 인터넷 중계방송을 보다 시위 현장에 뛰쳐나온 10대들도 적지 않다.

▲ © 여성신문 정대웅 기자


연대문화 맛보며 네트워크 주도 

10대, 그것도 여학생들이 촛불시위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무엇일까.

‘촛불소녀’ 마스코트를 만들어 주목을 받은 나눔문화연구소에서 회원으로 활동하는 권소영(27)씨는 ‘팬클럽 문화의 연장선’이라고 풀이했다.

권씨는 “여학생들이 주도하는 팬클럽은 적극적·민주적 절차에 의해 운영되는 하나의 사회조직”이라며 “팬클럽 활동을 통해 스스로의 생각을 표출하고 공론의 장을 만들어 실행하는 데 익숙한 여학생들이 촛불시위에 앞장서는 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조은 양도 “성별에 관계없이 광우병에 대한 관심은 비슷하다. 다만 실천으로 옮기는 것은 여학생들이 더 적극적인 것 같다”며 “내 친구들만 보더라도 여학생들이 훨씬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심각하게 고민하는 편”이라고 전했다.

손봉희 한국여성민우회 활동가는 ‘새로운 네트워크 구축’에 무게를 뒀다.

손씨는 “개인주의 문화에 익숙했던 청소년들이 시위 현장에서 연대문화를 맛보며 새로운 네트워크를 만들고 있다”며 “지금까지 청소년들이 자신을 드러내는 방편이 공부밖에 없었다면, 촛불시위 참여는 청소년들 사이에서도 자신을 드러내는 또 하나의 척도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권지희·주혜림·김재희 / 여성신문 기자
984호 [특집/기획] (2008-06-05)


‘유모차 부대’부터 ‘미수다’ 출연자까지…촛불집회에서 만난 여성들
"여성이 나섰다, 세상이 바뀐다"
2일 고시유예 “미봉책 불과” 계속 투쟁
거리에 ‘유모차 부대’가 등장했다. ‘광우병 쇠고기’로부터 아이들의 먹거리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다. 
지난 5월 31일 대학로와 서울시청 광장에는 250여 대의 유모차가 사람들의 눈을 끌었다. 가족 단위로 참가한 이들은 인터넷 카페 ‘세상을 바꾸는 여자들의 모임’(cafe.naver.com/letemansei) 회원들. 이 카페는 지난달 15일 개설됐는데 벌써 3000명 가까이 가입할 정도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대학로에서 서울시청까지 유모차를 끌고 왔다는 30대 주부는 이날 촛불집회 무대에 올라 “엄마들이 광우병 때문에 너무 걱정을 하고 있다”며 “나오고 싶은데도 아이들 때문에 집에서 쩔쩔매고 있는 엄마들의 마음을 알아달라”고 호소했다. 
주부들도 나섰다. 충북 청주에서 한걸음에 올라왔다는 40대 주부는 “집에서 밥을 해야 하는데 동영상으로 집회 장면을 보다가 새벽 6시까지 잠을 못 이루고 여기까지 달려왔다”고 말했다.
그는 다양한 사정으로 집회에 참여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큰절을 올려 박수를 받기도 했다.
경기도 일대 여성단체들이 주축이 된 ‘고시 철회와 재협상을 요구하는 엄마들’도 적극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30일 이명박 대통령의 방중 귀국에 맞춰 서울공항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한편, 인간 띠 잇기 행사도 준비하고 있다.
촛불집회의 특징 중 하나는 가족 단위로 참가한 사람들이 예상 외로 많다는 것이다. 시위 현장을 ‘민주주의 현장 공부’로 인식하는 경향이 늘었다는 방증이다.
두 자녀와 함께 참여했다는 50대 장희정·한광용(경남 함양)씨 부부는 “국가적으로 중대한 이슈가 되고 있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에 참여하는 것도 공부라고 생각해 아이들과 함께 왔다”며 “교육은 시간과 장소의 제약을 두고 이뤄지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낯익은 얼굴도 있었다. 바로 KBS ‘미녀들의 수다’에 출연 중인 폴리나(뉴질랜드)씨.
오늘로 3일째 ‘출근도장’을 찍고 있다는 폴리나씨는 “한국에서 5년째 살면서 한국 사람이 다 됐다. 뉴질랜드 쇠고기보다 한우가 더 맛있다”며 “친구들과 노는 것보다 이곳에 오는 게 마음이 편하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중단될 때까지 끝까지 나올 생각”이라고 말했다.
국민적 저항에 부딪힌 이명박 정부가 결국 지난 2일 오후 장관고시를 유예하겠다고 밝혔지만 촛불시위는 멈추지 않고 있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국민적 저항을 모면하고자 수입 시기만 미룬 미봉책”이라며 재협상에 착수할 때까지 시위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고시 무효를 위한 헌법소원 국민소송’을 추진한다. 3일까지 10만3476명이 참여했고, 3억6150만 원의 소송 참가비가 걷혔다.
한편 대책회의는 공휴일인 현충일(6일)과 주말이 낀 5일부터 8일까지 연속 철야농성을 벌이는 데 이어, 오는 10일 6·10항쟁을 기념한 대규모 촛불집회를 열 예정이어서 앞으로도 세상을 바꾸기 위한 여성들의 촛불 물결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특별취재팀] 권지희·주혜림·김재희 / 여성신문 기자
984호 [특집/기획] (2008-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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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에 흔들리는 여성 노동권
경제활동 여성 인구, 1년 새 1만6000명 감소
사내부부·출산기 여성·비정규직 ‘퇴출 1순위’
▲ © 한국여성민우회
직장 동료와 결혼해 지난해 임신을 한 A씨는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는 회사로부터 퇴사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그는 회사 측으로부터 “사내 커플이고, 임신했으니까 스스로 사표를 써라. 사내 커플인데 신랑한테 피해가 갈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며 “경제위기를 빌미로 부당한 정리해고를 하고 있지만 신랑이 같은 회사에 근무하고 있어 문제제기도 못 하고 있다”고 울분을 토로했다.

경제위기에 따른 고용대란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여성들의 노동권이 거세게 흔들리고 있다.

여성경제활동 참가율이 급감하고, 비정규직과 출산기 여성들에 대한 퇴사 압박이 가중되는 등 여성들이 경제대란의 1차 희생양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지난달 27일 기획재정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48.8%로 미국발 금융위기가 시작된 지난해 9월(50.4%)과 비교해 1.6% 포인트 내려갔다.

지난해 2월 48.5%를 기록한 이후 10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다. 또한 여성 경제활동 인구(지난해 12월 기준)는 992만9000명으로 전년 동기의 994만5000명에 비해 1만6000명이 줄었다.

반면 지난해 9월 73.4%였던 남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12월 72.5%를 기록, 구조조정이 표면화된 3개월 동안 0.9% 포인트 떨어져 여성보다는 하락폭이 적었다. 
▲ © 한국여성민우회
남녀 모두 구조조정 위기를 겪고 있지만 남성에 비해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크게 떨어진 것은 비정규직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여성들이 정리해고 1순위가 되고 있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경기침체기에는 여성이 남성 가장보다 생계유지 부담이 더 적을 것이라는 인식 때문에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이 크게 하락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여성민우회 고용평등상담실에 접수된 2008년 성차별 해고 상담 건수도 1월부터 11월까지 평균 0.6건에 불과하던 것이 12월 6건으로 10배나 급증했다. 
선백미록 한국여성민우회 고용평등상담 담당 활동가는 “10년의 여성운동의 성과가 경제위기 때문에 다시 1997년 외환위기 때로 퇴행하고 있다”며 “경영이 어려우니까 생계책임이 없는 여자부터 그만두라는 논리를 세워 여성 우선해고를 정당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제위기담론이 지배하는 가운데 여성 노동자에 대한 우선해고, 성차별 해고가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적극적인 감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 1년간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 감소 비율은 남성의 3배가량 됐다. 또한 1998년 여성민우회가 외환위기 직후 직장을 그만둔 여성 38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여성 실업자의 67.4%가 직장 내 성차별이 퇴직에 영향을 미쳤다고 답한 바 있다. 
특히 출산기 여성 노동자나 사내 부부, 비정규직 여성들은 고용 단절과 배우자에 대한 우려 때문에 퇴사 압박에 대응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회사 측에 육아휴직을 요구한 B씨는 “사례를 남기기 싫다는 이유로 회사 측에서 육아휴직을 안 해 준다”며 “실업급여라도 받고 싶으면 모든 것을 포기할 것을 요구 받고 있다”고 한국여성민우회 고용상담실을 통해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부당한 것을 알고 싸우고도 싶지만 싸울 힘이 없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6월 취업·경력포털 스카우트 설문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90%가 육아휴직을 못 써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민현주 연구위원은 “회사 경영이 악화된 상황에서 여성들은 모성보호문제와 관련해 발언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비정규직 노동자의 경우 재계약에 대한 부담감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여성 근로자들에게 모성보호권을 보장해주고 여성들이 지속적으로 일할 수 있는 적극적인 유인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1017호 [사회] (2009-02-06)
김재희 / 여성신문 기자 (jay@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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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들이 대부업체 찾는 속내
‘생계 책임’에 결국 사채 이용…눈덩이 이자에 파산사례 급증
친정 생활비·자녀 사교육비 신용카드로 돌려막다 문제 발생

대부업체를 찾는 여성들, 특히 주부들이 늘고 있다. 여성 전용 대부업체도 등장했다. 고금리를 못 이겨 파산하는 사례까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2006년 여성 파산자의 수가 남성 파산자의 수를 앞지른 이후 이 같은 수치는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여성신문>은 대부업체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나름의 대책을 살펴봤다.   [편집자주]

#사례1직장인 김윤아(가명·35)씨는 최근 불안감에 잠을 이루지 못한다. 주변에서 ‘사’자 소리만 들어도 경기를 일으킬 정도다. 대부업체를 통해 빌린 사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파산 직전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아무에게도 도움을 요청할 수 없어 불안감은 더욱 크다. 지난해 아버지가 갑작스레 쓰러져 수술을 받은 후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대부업체를 찾은 것이 화근이었다. 직장생활을 하며 모아둔 돈은 전부 아버지의 병원비와 생활비로 사용했다. 생활비 지출로 인한 카드 연체는 신용등급 하락으로 이어졌고, 이를 해결할 길이 없자 연이율 48~49%에 이르는 대부업체에 손을 내밀게 됐다. 

#사례2
중산층 가정주부 최진희(가명·37)씨는 대부업체를 모두 꿰고 있다. 곧 사용해야 할 일이 생긴 탓이다. 10년째 어려운 친정에 경제적 지원을 하는 동안 본인과 남편 명의로 대출을 받은 2000만원을 갚을 길이 없어서다. 그렇다고 남편에게 부채상환을 토로할 용기도 나지 않는다. 친정에 돈을 빼돌린 사람으로 비칠 수 있어 꺼려진다는 게 이유다.

사례로 든 두 사람은 대부업체를 찾는 여성들의 대표적인 경우다. 대부업체에서 사채를 빌려 쓴 후 파산에 대한 불안감에 떨고 있기도 하다. 
대부업계에 따르면 대부분 여성들은 ‘내가 아닌 가족’을 위해 사채를 빌려 쓰는 경우가 많다. 대출 금액은 예상 외로 주위의 간단한 도움을 통해 쉽게 해결할 수 있을 만큼 적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주된 원인으로는 가정 경제의 주도권을 남성이 갖고 있다는 인식과 여성이 큰돈을 쓸 일이 없다는 인식 등이 팽배해 가족 간 원활한 의사소통이 이뤄지고 있지 않은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대부업체 관계자들은 여성들이 외부에 알려진 것과 달리 유흥비 명목으로 사채를 쓴다기보다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입을 모은다.

예컨대 친정의 생활비를 지원하거나 아이의 사교육비 충당 등을 신용카드로 돌려막다 문제가 발생, 뚜렷한 해결책 마련이 어려워지면 대부업체를 찾는다는 것이다.

대부업체 한 관계자는 “여성들이 대부업체를 찾는 이유는 남성들과 다른 경우가 많다”며 “대부분 생활비 충당을 위한 대출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대부업체들은 여성의 경우 대출 금액이 적어 대출금 상환 등의 편의성에 집중, 저금리로 비치는 금리를 내세운 여성 전용 대부업체를 전면에 내세워 운영하고 있다”며 “돈을 빌려간 여성 10명 중 9명 정도가 파산을 경험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여성들이 대부업체를 찾을 경우 대부분 파산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 여성 파산자의 수는 대부업체가 급증했던 2006년 이후 남성 파산자의 수를 넘어선 이래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여성 파산을 막기 위한 방법으로는 무엇이 있을까.

가장 좋은 방법은 부채가 발생한 경우 무조건 대출업체를 찾기 전 현재 자신의 상황을 정확히 진단, 채무구조를 조정하는 것이다.

정부가 지원하고 있는 채무조정 서비스를 이용하면 무료로 맞춤형 채무조정 상담과 법적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보건복지부는 민간 재무컨설팅업체인 포도재무설계와 함께 재무상황을 점검받고 사후관리까지 해주는 ‘부채클리닉’을 실시하고있다. 포도재무설계 김맹수 강북지점장은 “심리적 압박에서 해방돼 자구책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며 “부채를 혼자 끌어안지 말고, 파산 전에 빨리 재정 상태를 점검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법률구조공단의 ‘개인회생·파산 종합지원센터(www.klac.or.kr)’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다. 지난달 개소한 이 센터는 신용회복위원회, 노동부, 국민연금공단과 연계해 무료로 경제회생 토털 서비스를 지원한다.

개인회생·파산 종합지원센터장 이강현 변호사는 “합법적 법률구제방법을 모르는 사람이 많아 사채의 늪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며 “일단 상담을 받아보고 자신에게 맞는 합법적인 부채탕감 제도를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김세형 / 여성신문 기자 fax123@womennews.co.kr · 김재희 / 여성신문 기자
1017호 [사회] (2009-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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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성의 날 100년, 3·8 여성축제’ 사회 맡은 김미화·김성주 씨
“남녀가 손잡고 돌봄과 상생 실천합시다”
김미화 "모처럼 화창한 날씨에 여성계 앞날도 밝을 듯"
김성주 "누나들 중심 가족 문화 속에서 여성입장 몸에 배"
지난 8일 서울 정동 이화여고 내 유관순기념관에서 열린 ‘세계여성의 날 100년, 3·8 여성축제’ 현장. 2000여명의 인파가 몰린 이곳에서 참석자들의 환호를 한몸에 받은 이들이 있었으니, 바로 사회를 맡은 방송인 김미화씨와 김성주 아나운서였다.

“커플처럼 보라색으로 옷을 맞춰 입어 봤는데, 우리 잘 어울리나요?”라는 김성주 아나운서의 말처럼 보라색 스카프와 보라색 넥타이로 드레스 코드를 맞춘 두 사회자는 때로는 재치있는 입담으로 분위기를 띄우고, 때로는 진지한 자세로 임하면서 다정한 오누이처럼 행사를 진행했다. 이날 행사를 모든 시민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의 장으로 만든 것은 이들의 힘이었다.

“축제의 장이자 투쟁의 장이랄까요.”
김미화씨는 여성대회 진행 소감을 ‘축제’와 ‘투쟁’이라는 단어로 표현했다. 그의 말처럼 올해 여성축제는 여성운동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성찰이 느껴지는 동시에 화기애애한 축제 분위기가 넘쳐흘렀다.

“제가 사실 누나들의 핍박 속에서 자랐거든요. 모든 것이 누나들 중심인 여성 중심의 가정문화에서 자라나다보니 여성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이 몸에 배었다고나 할까요. 이런 제가 이번 행사를 진행하게 된 건 자연스러운 일이죠.”
남성으로서 3·8 여성축제를 진행한 김성주씨에게 소감을 물으니 누나들에 대한 억울한 감정과 고마운 감정을 섞어 웃으며 답했다.

김미화씨는 ‘올해의 여성운동상’을 수상한 ‘800회 수요시위’에 축하의 말을 전하며, 매주 수요시위에 참여하고 있는 할머니들에 대한 안타까운 심정도 드러냈다.

“노구를 이끌고 열심히 수요시위에 참여하시는 할머니들을 보면 참 마음이 아픕니다. 그동안 함께 하셨던 할머니들이 많이 돌아가셨어요. 벌써 막내 할머니 연세가 여든이라고 하더라구요.”
행사를 무사히 마친 두 사람의 표정은 봄 날씨처럼 화창했다. 김미화씨는 “매년 3·8 여성축제 날마다 악천후에 시달려 ‘3·8의 저주’라는 말까지 있었다”면서 “올해는 화창한 햇살 아래 무사히 진행되었으니 여성계 역시 화창할 것 같다”며 밝게 웃었다.

3·8 세계여성의 날 100주년을 맞은 올해는 김미화씨에게도 뜻 깊은 해이다. 새로운 가족관계등록법 시행에 맞춰 그 또한 전 남편 사이에서 낳은 두 딸을 현재 남편의 성으로 변경신청을 한 것. 그는 “우리 사회에 아직도 제도적인 이유로 고통을 받는 여성들이 많이 있다”면서 “새로운 가족관계등록법이 한부모 가정 등 그늘진 곳에서 힘들게 사는 여성들에게 위안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올해 여성축제의 슬로건은 ‘사람, 돌봄, 상생’이었다. 두 사람에게 돌봄과 상생을 실천하기 위한 노하우를 물었다.

“‘사람, 돌봄, 상생’이 가능하려면 남성들이 여성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또한 여성들도 남성들이 함께 이를 실천할 수 있도록 손을 내밀어줬으면 좋겠습니다.”
김성주씨는 남성과 여성의 연대를 강조했다. 그는 “‘사람, 돌봄, 상생’을 생활 속에서 실천하려면 자신의 특기를 살리면 된다”며 “아이 보기에는 자신이 있어 아내가 집안일을 하는 동안 다섯살 난 아이를 돌보는 일을 도맡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가정에서도 가족들이 각자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일을 실천하라고 조언했다.

김미화씨는 “돌봄과 상생을 여성 혼자서 실천하기는 힘든 일”이라며 “남성과 여성이 서로 대립하는 존재가 아닌, 함께 손잡고 나아가야 하는 협력자임을 깨달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다정한 오누이처럼 남녀가 함께 갈 수 있는 길을 논의한 김미화·김성주씨. 이들처럼 우리 사회의 남성과 여성이 진지하게 상생의 길을 모색한다면 돌봄과 상생을 실천하는 새로운 공동체 세상도 가까운 미래에 실현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972호 [사람들] (2008-03-14)
김재희 / 여성신문 기자 (jay@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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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배희 가정법률상담소 소장
창립 반세기만에 새회관...26일 기념식
교육사업 확대 등 새 50년 준비 부푼 꿈
▲ © 여성신문 정대웅 기자
한국가정법률상담소의 모태는 지난 1956년 한국 최초의 여성변호사인 이태영 박사에 의해 창립된 ‘여성법률상담소’다. 그 이후 반세기 역사 동안 민간단체 최초로 법률구조법인 등록, 호주제 폐지를 위한 시민연대 발족, 친양자제도 공청회 개최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온 가정법률상담소. 그 중심에는 곽배희 소장이 있었다. 1973년 상담위원으로 들어와 이곳과 인연을 맺은 지도 어언 35년이 흘렀다.

“이제는 새로운 50년을 위해 도약해야 할 시점입니다. 법률구조법인으로서 이끌어온 사업들을 확대, 발전시켜나가면서 다양한 교육사업을 전개할 것입니다. 개인파산 등의 경제적 문제뿐만 아니라 이혼, 별거가족을 위한 제도도 마련할 것이고요. 가정폭력, 성폭력 문제는 무조건적으로 지원할 것입니다.”
가정법률상담소는 새로운 50년을 준비하는 의미에서 상담소 회관 신축 기념식을 앞두고 있다. 행사는 오는 26일 오후 4시부터 서울 여의도에 있는 신축건물에서 열린다. 이를 위해 그동안 상담소는 건축비 100억원을 마련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기금과 복권위원회, 몇몇 대기업의 후원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200여명의 뜻있는 기부자들을 위해서 총 17개의 상담실 입구에 기부자들의 이름을 새겨 넣었다.

곽 소장은 그동안 ‘법률구조사업’과 ‘교육사업’에 주력해온 만큼 앞으로도 이 두가지 사업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다. 현재 상담소에는 가사·민사·형사사건 등 법률문제 전반에 걸쳐 무료 법률상담을 실시하고 있으며, 면접·서신·출장 등 다양한 창구가 개설되어 있다. 분쟁 해결을 위한 최우선의 방법으로는 ‘당사자간의 화해조정’을 택하고 있다.

곽 소장은 “가정을 운영하는데도 교육이 필요하다는 인식의 전환이 있어야 한다”며 앞으로 가정 평화를 위한 예방교육, 이혼 전후 교육, 남성 인식변화 교육 등의 교육 프로그램 운영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상담소에서는 ‘행복한 남편·멋진 아빠 프로젝트’, ‘부부갈등 해결을 위한 워크숍’, ‘당당하고 멋진 솔로 프로젝트’ 등을 진행하고 있다. 남성들의 의식변화를 이끌어내는 일도 상담소의 중점 과제로 꼽았다. 남성들의 의식이 변화하면 가정문제의 절반이 해소된다는 것이 그의 의견이다.

50년 넘는 시간 동안 한결같은 길을 걸어왔지만 곽 소장은 지금도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통일시대를 맞이하기 위해 남북의 가족문제를 함께 논의할 수 있는 장을 여는 계획이 바로 그것이다.

“머지않아 평양이나 개성에 상담소 지부를 마련하는 꿈을 꾸고 있습니다. 북한의 가족문제가 무엇인지 실태 파악을 하고, 문제점을 찾으면 남한의 문제와 비교분석하는 일도 가능해질 것입니다. 이러한 작업은 통일의 물꼬를 트는 지름길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채혜원·김재희 기자 nina@womennews.co.kr
973호 [사람들] (2008-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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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시각의 ‘인형의 집’ 공연한 연출가 리 브루어
키 큰 여성과 왜소증 남성 가부장제 상징화
‘미국 현대연극의 거장’으로 알려진 연출가 리 브루어(71)가 연극 ‘인형의 집’과 함께 한국을 찾았다.

리 브루어는 로버트 윌슨, 리처드 포먼과 함께 이미지 연극의 3대 연출가로 꼽히며 오프브로드웨이의 권위 있는 연극상인 오비상을 8개나 수상한 인물이다.

리 브루어의 연출로 3일부터 6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 극단 마부마인의 연극 ‘인형의 집’은 키 큰 여성과 왜소증 남성을 출연시켜 화제가 됐다.

“모든 것이 여성에게 맞지 않고 억지스러운 ‘진짜 인형의 집’에 노라를 살게 함으로써 입센의 원작이 보여준 가부장제의 모순과 취약성을 상징화했다.”
공연을 앞둔 지난달 31일 기자회견장에서 만난 리 브루어는 “‘인형의 집’은 최초의 여성주의 작품이자 이 세상 여성들의 문제를 다루는 가장 중요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현대 연극계에서 기발함과 파격성으로 유명한 연출가. 기존의 수없이 공연됐던 ‘인형의 집’을 독특한 시각으로 재창조했다.

이번 ‘인형의 집’은 남녀의 키 차이뿐 아니라 출입문, 가구 등 모든 것이 남성의 작은 키에 맞춰진 세트가 돋보인다. ‘노라’를 비롯한 장신의 여성배우들은 남성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몸을 구부리고 무릎을 꿇어야 하며, 남성들은 자신보다 2배나 큰 여성들을 지배하려 한다. 남성의 세계에 맞춰야만 하는 여성들의 현실을 풍자한 것.

리 브루어는 “‘누가 인형의 집을 지었는가’라는 질문의 답을 찾는 것이 이러한 작업을 하는 중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인형의 집’을 만든 것은 사회 시스템”이라는 게 그의 주장. 사회 시스템에 의해 올바른 남자, 올바른 여자의 역할이 규정되었고, 이를 따라야 했던 남녀 모두가 결국은 희생자라는 것이다.

마부마인은 ‘인형의 집’을 세계 29개 도시에서 공연했다. 남녀와 지역에 따라 관객들의 반응은 천차만별이었다고. ‘이건 딱 내 이야기’라며 환호하는 여성이 있는가 하며, 어떤 여성은 울었고, 남자들 중에는 욕을 내뱉는 관객도 있었다. 브루어는 “솔직히 그런 논쟁을 기대했다”며 “한국 관객의 반응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975호 [사람들] (2008-04-04)
김재희 / 여성신문 기자 (jay@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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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운동 ‘호주제’ 이후 아젠다 찾아야”
‘3·8 여성의 날 100년’ 역사자료집 출간
젊은세대와 소통 과제…여성인권 퇴행에도 주목해야
▲ 1985년 제1회 한국여성대회 화보에는 여성의 생존권 쟁취와 함께 향후 전개될 운동의 요구를 예견하는 포괄적 내용이 담겨 있다. 89년의 여성대회 포스터에는 문화적 방식을 통해 여성의제를 대중화하려는 시도가 녹아 있다. 90년대 초반 화보에는 정치참여를 통해 여성을 세력화하려는 모습이 담겨 있다. 90년과 91년 여성대회 포스터에는 일하는 여성들이 ‘평등한 노동, 모성보호’라고 적힌 깃발을 들고 투쟁하는 모습이 나온다. 보다 많은 여성들이 일하는 여성으로서 자리잡을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자 하는 여성대회의 기조를 엿볼 수 있다. 2000년대에는 ‘상생’과 ‘공동참여’의 가치가 담겨 있는 화보가 자주 등장해왔다.
1985년 3월 ‘민족·민주·민중과 함께하는 여성운동’이라는 주제로 진보적인 여성단체들에 의해 열린 이후 명실공히 대표적인 여성행사로 자리잡은 ‘한국여성대회’ 역사가 자료집으로 엮였다. 24년 동안 매해 양성평등 실현을 위한 중점과제를 선정해 사회적으로 천명해온 ‘한국여성대회’의 발자취와 역사적 의미를 짚은 책이 발간된 것이다.

역사자료집을 펴낸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지난 7일 ‘3·8 세계여성의 날 100년 기념 한국여성대회 역사자료집 출판기념회’를 열고 한국여성대회의 역사적 의미를 평가하는 자리를 가졌다. 자료집에는 한국여성대회가 만들어지기까지 참여한 이들뿐만 아니라 역대 대회의 주요 내용, 올해의 여성운동상 수상자들, 지역·단체별 행사내용 등이 생생하게 기록되어 있다.

무엇보다 눈여겨볼 만한 부분은 85년부터 매해 포스터와 슬로건을 화보로 정리해 변화된 여성이슈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이다. 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초반까지는 당시 최우선 과제였던 ‘반독재 민주화 문제’를 앞장서서 제기했고, 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는 여성의 독자적 과제를 중점적으로 다뤄 성평등 제도화에 기여했다. 또한 2000년대 중반부터는 양극화 해소, 대안사회 등의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신상숙 서울대학교 여성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한국여성대회 초기의 슬로건이 여성의 생존권과 연관되면서도 포괄적 내용을 다루었다면 90년대에는 여성 권익과 관련된 구체적이고 분명한 요구들이 법제화 실천 등을 통해 표출되고 있다”며 “슬로건 자체가 선언의 의미를 담고 있는 만큼 앞으로는 좀더 구체적인 슬로건이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출판기념회에 이어 여성대회가 여성운동의 대중화에 미친 영향과 향후 전망을 모색하는 토론회가 열려 활발한 논의가 이뤄졌다.

참여자들은 “한국여성대회가 더 많은 여성과 여성문제에 대한 고민을 실천하기 위한 대중 캠페인 선언의 자리이자 여성주의를 대중적으로 확산하는 축제의 장으로 자리잡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향후 한국여성대회는 오히려 퇴행하고 있는 여성인권 문제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영숙 한국여성재단 이사장은 “최근 정부가 기업 친화 정책을 편다는 것에 편승해 경제5단체가 여성의 인권을 20년 전으로 되돌려놓는 정책을 펼치려는 등 역사의 수레바퀴가 거꾸로 돌아가고 있음을 느낀다”며 “여성비정규직, 여성장애인 등 여성의 인권이 과거로 회귀하고 있는 현상은 우리가 반드시 주목해야 할 과제”라고 조언했다. 
여전히 대중행사로 자리잡지 못한 한국여성대회의 한계점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박이은경 여성신문 20주년기념사업본부장은 “일반 여성을 감동시킬 수 있을 만큼 사회 이슈와 트렌드를 적절히 녹여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며 “호주제 폐지 이후 모든 여성이 함께 할 아젠다를 고민하고, 젊은 세대와 소통할 수 있는 해답을 찾는 것이 여성대회의 과제”라고 당부했다.
김재희·채혜원 기자 jay@womennews.co.kr
977호 [사회] (2008-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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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서울 제8회 여성마라톤대회 진행 맡은 김미화씨
각종 여성계 행사 진행자로 맹활약
특유의 유머와 대중친화력이 무기
▲ © 여성신문 정대웅 기자
“여성마라톤대회는 여성만 참여하는 행사가 아니라 가족축제라죠?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축제가 되도록 진행하겠습니다. 맡겨주세요.”
방송인 김미화씨가 5월4일 서울 상암동 월드컵공원과 한강시민공원 일대에서 열리는 ‘다문화가족 한마음 축제 제8회 여성마라톤대회’의 사회자로 나선다. 빠듯한 방송 스케줄에도 불구, 여성마라톤대회 참가자들에게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잠시 틈을 낸 김미화씨를 지난 15일 만났다.

김씨가 여성마라톤대회 사회를 맡는 것은 이번이 처음. 그러나 그동안 줄곧 함께 해왔던 것처럼 친근하게 느껴졌다. 각종 여성계 행사에서 그의 얼굴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뿐만 아니라 직접 만난 그는 마라톤대회와도 인연이 깊었다.

“장애인마라톤대회부터 유니세프 맨발걷기대회, 청계천 걷기대회 등 다양한 마라톤 관련 행사에 참여했었어요. 5㎞ 완주에도 여러번 도전했었지요. 비록 기록은 그리 좋지 않았지만요.”
코미디언 출신의 김미화씨는 특유의 재치와 유머로 각종 행사뿐 아니라 MBC 라디오 시사프로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과 SBS TV 토크쇼 ‘김미화의 U’의 진행자로도 맹활약하고 있다.

“무거운 이슈들을 대중들이 받아들이기 쉽게 전달할 수 있는 노하우는 바로 저 스스로 즐기는 것이에요. 서로가 웃고 즐기는 과정 속에서 상대방은 무장해제가 되거든요.”
이번 행사를 주최하는 여성신문사에 대한 격려와 당부도 잊지 않았다.

“여성신문사가 자꾸 새로워지려는 노력을 하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이러한 노력이 모여 여성뿐 아니라 많은 남성들에게도 관심을 받는 여성신문이 되었으면 합니다. 또한 소외된 여성들에게도 힘을 실어주는 신문이 되어주세요.”
마지막으로 그는 5월4일 상암에서 만날 것을 기약하며 대회 참가자들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여성마라톤대회를 통해 남녀노소 모두가 육체와 정신이 건강해졌으면 좋겠어요. 온 가족이 함께 나들이 나오는 기분으로 꼭 참여하세요. 상암에서 만납시다.”

일시: 5월 4일 오전 8시 30분(9시 30분 출발)
장소: 상암동 월드컵공원 및 한강시민공원
부문: 하프 마라톤, 10km 마라톤, 5km 마라톤, 3km 걷기
주최: (주)여성신문사, 서울특별시
문의: 여성마라톤대회사무국 (02)2036-9211∼3
홈페이지: www.womenmarathon.co.kr
977호 [사회] (2008-04-18)
김재희 / 여성신문 기자 (jay@wome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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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식적인 성교육은 이제 그만
애니메이션으로 쉽고 재미있게…상황극 등
입시경쟁서 소외된 성교육 의무과목으로
▲ 성교육 전용버스 ‘아하 해피버스’의 내부 전경.
“전교생들이 TV 화면으로 똑같은 성교육 강의를 동시에 들어요. 성교육 내용도 알고 있을 법한 것만 알려주고, 정말로 우리가 알고 싶은 것은 안알려줘요. 성교육을 좀 자세하고 재미있게 해주면 안되나요?”
고등학생 백희망(19)양의 말처럼 대부분의 10대들 역시 공교육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성교육이 형식적이고 시대에 뒤떨어진다고 입을 모은다. 이러한 청소년 성교육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10대들이 흥미를 느낄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는 다양한 성교육 프로그램이 시도되고 있다.

애니메이션으로 쉽고 재미있게

“스포츠 양말을 3개나 껴 신고, 거기다 깔창까지…. 쩐다, 쩔어!”
늘푸른여성지원센터가 최근 제작·발표한 ‘날아오르며: 다른 몸의 여행’은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10대들의 이야기를 통해 몸에 대한 획일적인 이미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주는 성교육 애니메이션이다. 애니메이션이라는 형식을 빌려 무거운 성이야기를 가볍게 전달해준다.

이 애니메이션을 감상한 마포고의 김한빛(19) 학생은 “1990년대에 제작한 듯한 촌스러운 기존의 성교육 영상물과 달리 ‘날아오르며’에는 PMP로 야동(야한 동영상)을 보는 장면부터 우리가 현실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우리들의 모습이 나와 새롭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 작품은 10대 자문단을 모집해 현장 용어에서부터 아이들의 생활, 성에 관한 고민들을 철저하게 분석했기 때문에 아이들의 공감을 잘 이끌어내고 있다.

박성혜 늘푸른여성지원센터 소장은 “아이들이 흥미를 느끼면서 촌스럽게 느끼지 않도록 캐릭터와 내용뿐만 아니라 대사 하나하나, 기술적인 부분에도 많이 신경썼다”고 말했다.

▲ 성교육 애니매이션 ‘날아오르며’의 한 장면.
상황극·OX퀴즈 등 체험 성교육

성교육을 교실에서 보고 듣는 것에 만족하지 못한다면, 직접 체험해보며 즐기는 방법도 있다.

한국여성민우회의 ‘참여 성교육 프로그램’이나 ‘날자’(나를 사랑하자)는 상황극, 게임, 동화 각색 등 직접 참여해 능동적으로 성을 체험해볼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다. 성에 대한 OX퀴즈나 꽃 만들기 프로그램은 게임과 공작활동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면서 성에 대한 지식과 감수성을 기를 수 있다.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권박미숙 활동가는 “본인이 생각하는 성을 직접 표현해 보면서 성에 쉽게 다가가도록 하기 위해 이러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서울시 청소년성문화센터 ‘아하’의 섹슈얼리티 체험방에 가면 우리 몸에 관한 이색 체험을 할 수 있다. 아하! 섹슈얼리티 체험관은 10대들이 성적인 존재로서의 나를 느끼고 깨달을 수 있도록 놀자방, 체험방, 알자방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자궁을 형상화한 붉은 동굴 모양의 자궁방에서는 심장박동 소리를 들으며 강렬한 생명감을 느낄 수 있다. 4면이 거울로 된 거울방에서는 성적 존재로서의 자신을 바라볼 수 있다. 거리나 시간, 경제적인 제약으로 성교육을 받을 수 없는 사람들에게는 찾아가는 성교육 전용버스 ‘아하 해피버스 ting’이 있다. ’아하 해피버스 ting’은 흥미로운 성교육 교구를 버스에 싣고 지역의 저소득층 청소년을 찾아가는 지역참여형 성문화 프로그램이다. 성교육뿐만 아니라 인형극, 월경파티, 마술 공연 등도 함께 제공해 성교육을 축제처럼 즐겁게 접할 수 있다.

 
입시경쟁서 소외된 성교육 의무화 되어야

현장에서 뛰고 있는 성교육 전문가들은 공교육에서 이루어지는 성교육이 형식적이면서 시대착오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들은 청소년들에게 성교육이 절실하게 필요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입시과열로 아이들은 성교육을 받을 권리를 박탈당하고 있다고 우려한다.

이혜란 문정고등학교 보건교사는 “학교에서는 입시를 우선시하며 학생들의 성교육 받을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며 “외국처럼 성교육을 의무적인 패스 과목으로 지정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전문가들은 성교육은 청소년들에게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성을 접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다. 외부의 전문강사가 일시적으로 성교육에 영입되는 것보다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는 교사나 부모들이 생활 속의 성교육 상담자가 되는 게 더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아하 청소년성문화센터 문화교류팀의 신혜선씨는 “가까이에서 자주 이야기할 수 있는 성교육이 필요하다”며 “아이들이 일상적이고 친근하게 성에 다가가도록 하기 위해서는 부모님이나 지역의 공부방 선생님, 담임선생님들이 성교육 훈련을 전문적으로 받아야 한다”고 전했다.
978호 [라이프] (2008-04-25)
김재희 / 여성신문 기자 (jay@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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