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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6.01 의자 뺏기 게임은 이제 그만 - 덤벼라, 빈곤


(의자 뺏기 게임)

"당신은 밑천이 적으니까 포기해라."라고 말하기 전에 그 사람의 '밑천'을 더 늘리기 위해 사회가 먼저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그렇게 하지 않으면, 어떤 환경에서 태어나 어떤 '밑천'에 둘러싸여 있는가에 따라 인생이 결정되어 버린다.
집에 돈이 없고, 인간관계의 덕도 보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사회가 대신 '밑천'이 되어주면 된다. 그것은 인류가 이제까지 역사를 통해 쭉 해온 일이다. (의무교육, 건강보험)  p.41

이거다 싶은 방법을 찾아 내어 여러 사람들을 설득하고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을 모아 '공간'을 만들고 사회에 널리 호소하는 것, '우리는 이런 방식이 좋다고 생각하는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라고 물어보는 것, 그것을 '활동'이라고 한다. 그것이 바로 내 일이고 직업이다.  p.145

기타를 치거나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을 시끄럽다면 시끄러울지도 모르지만 이제는 풍경의 일부가 되어 구태여 이상하다거나 낯설어 보이지 않는다. 그들이 연주나 노래를 잘 못한다고 해서 쫓아내지도 않는다.
'시민 사회'에서의 연설도 마찬가지다. 설득력 있게 말을 잘하는 사람도 있을테고,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잘 전달이 안 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걸 가지고 뭐라고 하거나 특별히 이상하게 여기지는 않는다. 풍경의 일부가 되는 것이다.  p.198

한번 상상해 보라. 퇴근 후에 작은 활동가가 거리에 서서 "왜 우리는 아이들을 위해 이렇게 비싼 학비를 내지 않으면 안 됩니까. 이런 상황이라면 매일 몇 시간이나 야근을 해야만 하지 않습니까. 아이와 놀 시간도 없고, 자는 얼굴밖에 볼 수 없지 않습니까.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되었습니다. 여러분,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십니까?"라며 호소하고 있다.
그런 광경이 여기저기에 퍼져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사람은 멈춰서서 듣고, 흥미없는 사람은 그냥 지나간다. 개중에는 토론해 보자며 다른 의견을 내는 사람도 있어 그 자리에서 즉석토론회 같은 것이 열리거나 모인 사람들이 의기투합해 친구가 되기도 한다.
그런 사회, 즉 활동가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활동가나 작은 활동가가 되는 사회, 활동이라느 것이 낯설지도 어색하지도 않은 사회.
이런 사회는 어떨까? 시끄럽고 성가셔서 안 만들어질까? 나는 어쩐지 이런 사회에 살면 즐거울 것 같아 가슴 설레는데, 이런 내가 이상한 걸까?  p.199

- <덤벼라, 빈곤> Makoto Yuasa, 2010, 찰리북, 김은진

Posted by 고래의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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