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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0.01.28 2주 만의 Bonus Day
  2. 2009.03.06 이야기는 붙잡는 것이다 - 연필로 고래잡는 글쓰기(2008) 1

분명, 시간에도 궁합이란게 있는 듯 하다.

아무리 출중한 사람도 시대를 만나지 못하면 이름을 얻을 수 없듯이
작은 발견과 깨달음도 그에 적합한 시간대가 있는 듯 하다. 마치 오늘처럼.

올해로 블로그도 3년째에 접어들었다.
첫 해에는 주제와 콘텐츠로 끙끙거리고, 다음 해는 네트워킹과 캐릭터로 고민했었다.
그렇게 세번째 해에 접어드니 블로그란 결국 일기가 아닌가... 원점으로 돌아온 느낌이다.

누구나 '어떤 발견'을 통해 글을 쓴다.
그것은 지식이나 기회일 수도 있고 추억과 감정일 수도 있다.
다만 그 발견을 서랍속에 가두지 않고 함께 나누기 위해, 혹은 어디서나 접속할 수 있기 위해
우리는 블로그를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여러 종류의 글쓰기가 있다,
일상의 발견과 감정의 흐름을 위한 수필.
약간의 경험과 작은 바람을 버무린 소설.
이런저런 길 위의 만남과 이야기를 담은 기행문.
새로운 성장과 변화로 안내하는 기획안.
사회와 국가의 원칙에 질문하는 기사.

이 모든 글이 동시에 '나'이기도 하다.


- 뜬금없이 6시에 눈뜬 어느 Bonus Day에
Posted by 고래의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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겐이치로가 쿡 찔러주는 소설쓰는 방법 몇가지
이제, 당신도 소설을 쓸 수 있다!!


<연필로 고래잡는 글쓰기> 다카하시 겐이치로, 2008, 웅진지식하우스, 양윤복


0_ 소설이란

소설이라는 것은 이를테면 광대한 평원에 외따로 떨어진 작은 마을에서 슬며시 도망쳐 나온 소년 같은 것이 아닐까요.  p.19

"인간의 한계란 언어의 한계이며, 그것은 문학의 한계 그 자체다. - 밀란 쿤테라"
소설을 쓴다는 것은 저 너머에 가고 싶다는 인간의 근원적 바람 속에 그 단초가 있다고 나는 생각합니다.  p.20

모든 소설은(넓게는 문학은) '웃고 있는' '죄다들'쪽이 틀린 건 아닌가 하는 고독한 의심 속에서 탄생하는 것이다, 라는 점이.  p.24

8_ 이야기는 쓰는 것이 아니다. 붙잡는 것이다.  p.72

"이렇게 나는 희한한 것을 바라보는 마음으로 내 방 바닥에 드러누워 심심풀이 삼아 그런 물건들을 위에서가 아니라 아래에서 관찰했습니다. 그러다 정말 놀랍게도 의자 다리에 종아리가 있다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그게요, 마치 흑인이나 밤색 양말을 신은 초등학생 다리처럼 진짜로 탱탱한, 짙은 색깔의 종아리였습니다."
- <에밀과 탐정들> p.76

10_ 세계를 완전히 다르게 본다. 혹은 세계가 완전히 다르게 보일때까지 기다린다.  p.72

 

16_ 소설을 아기가 엄마의 말을 흉내 내듯이 흉내 낸다.

나는 소설은 다양한 언어와, 그렇게 똑같이 면면히 이어지고 조합되고 끊임없이 변화해가는 유전자의 무한한 이어짐 같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p.121

그리고 두 사람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언어의 캐치볼.
이 아버지는 결코 느린 공을 던지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느린 공으로는 훈련이 되지 않으니까요.
아버지는 던집니다. 이 소년이 아슬아슬하게 붙잡을 수 있을 정도의 공을.
그리고 소년은 그 공을 다시 던집니다. 소년이 던질 수 있는 가장 빠른 공을.  p.149

오래된 벽화 속에, 더러움을 타고 얼룩이 진 오래된 책 속에 갇혀 있던 옛사람들.
그들과 놀고 싶다고 그 사람은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번역을 했습니다.
일본어에서 일본어로의 번역, 정말 그런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과거에서 현재로의 번역, 그렇게 생각한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어느 쪽이건 옳아요. 하지만 나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그건 '고전을 소설로 번역' 한 것이 아니었을까 하고.  p.154

19_ 소설은 사진 옆에, 만화 옆에 그리고 다양한 곳에서 돌연 태어난다.  p.157




"가볍게, 당당하게, 무엇보다 재치있게"

만약 내 이야기를 쓰게 된다면, 저 단어들로 시작해서, 저 단어들로 끝나는 이야기를 쓰고 싶다. 겐이치로는 바람이 모두 빠져나가 쪼글쪼글해진 풍선 속에 물을 담아줬다. 손 안에서 망캉거리는 느낌이 부드럽다. 가볍게 던지니 아슬아슬하게 받아넘긴다. 하나 둘 하나둘 핫둘, 조금씩 빨라지는 물풍선. 철퍽! 결국 몇차례를 넘기지 못하고 던지려던 내 손에서 그만 터져버리고 만다. 팔을 타고 겨드랑이로, 겨드랑이에서 옆구리로 물이 스르륵 흘러내려온다. 킥. 우습다. 푸하 시원하다.



"자신의 이야기를 쓰십시오. 약간의 즐거운 거짓말을 섞어"
(겐이치로)
Posted by 고래의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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