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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감, 약속, 만남, 여행... 고래의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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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시간에도 궁합이란게 있는 듯 하다.

아무리 출중한 사람도 시대를 만나지 못하면 이름을 얻을 수 없듯이
작은 발견과 깨달음도 그에 적합한 시간대가 있는 듯 하다. 마치 오늘처럼.

올해로 블로그도 3년째에 접어들었다.
첫 해에는 주제와 콘텐츠로 끙끙거리고, 다음 해는 네트워킹과 캐릭터로 고민했었다.
그렇게 세번째 해에 접어드니 블로그란 결국 일기가 아닌가... 원점으로 돌아온 느낌이다.

누구나 '어떤 발견'을 통해 글을 쓴다.
그것은 지식이나 기회일 수도 있고 추억과 감정일 수도 있다.
다만 그 발견을 서랍속에 가두지 않고 함께 나누기 위해, 혹은 어디서나 접속할 수 있기 위해
우리는 블로그를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여러 종류의 글쓰기가 있다,
일상의 발견과 감정의 흐름을 위한 수필.
약간의 경험과 작은 바람을 버무린 소설.
이런저런 길 위의 만남과 이야기를 담은 기행문.
새로운 성장과 변화로 안내하는 기획안.
사회와 국가의 원칙에 질문하는 기사.

이 모든 글이 동시에 '나'이기도 하다.


- 뜬금없이 6시에 눈뜬 어느 Bonus Day에
Posted by 고래의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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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웹서핑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생기면 틈나는대로 NYT 블로그들을 둘러 보고 있다. 그러다 우연히 진화생물학자 Olivia Judson의 The Wild Side란 블로그를 알게되었는데, 그 날 이후 그녀의 글귀가 귀찮게 맴돌더니... 급기야 껌처럼 들러붙어 버리고 말았다.

아래는 그 문제의 'When Life Goes Cloudy(2008.02.19)' 칼럼 마지막 구절. 이 정도의 통찰력과 상상력을 가질 수만 있다면 원이 없겠다. ^^


" As I gaze out of the window at a particularly lofty cloud that’s passing in the distance, I can’t help wondering. Maybe some microbes have evolved to get themselves into the air, and make clouds, altering the atmosphere in the process. We don’t know yet. But just as corals build land, and microbes and earthworms make soil, perhaps this is another example of the many ways in which life sculpts our planet. "



* Olivia Judson는 진화생물학자로 매주 수요일 NYT 그녀의 블로그에 '진화(evolution)'에 관한 다양한 소재의 글을 올리고 있다. 최근에는 특히 '돌연변이(mutation)' 시리즈를 흥미진진하게 펼쳐가고 있는데... 진화생물학에 관심이 없더라도 메마른 일상에 쇼크가 필요한 분들은 꼭 한번 들려볼 것을 권한다.

The Wild Side (Olivia Judson's Blog)
http://judson.blogs.ny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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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고래의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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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무슨 일을 하든 부자가 되는 것이 모든 것의 전제조건이라고 여겨졌던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인터넷 덕분에 돈이 없어도 그런대로 만족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크게 확대되었다는 느낌이 듭니다. (p.62, HIRANO)

 

블로그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인가를 이야기하고 무언가를 전한다는 것 이상으로 한 가지가 더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블로그를 쓰는 과정을 통하여, 지식의 창출효과 이상으로 저 자신이 인간으로서 상당한 성장을 이루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p.40, UMEDA)

 

(웹 인간론, UMEDA Mochio, HIRANO Keiichiro, 2007, 넥서스BIZ)

 


 

블로그(Parallels)를 시작한지 오늘로 딱 2주가 되었다. 처음엔 사회이슈를 추적하는 장으로 구상했었는데, 다음엔 세상에 대한 이런저런 딴지걸기, 그리고 결국엔 지난 10년간의 글과 아이디어를 정리하는 공간으로 꾸려가고 있다.

 

난 웹이라는 공간을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단지 필요에 의해 찾고 머물고 떠날 뿐. 늘 그렇게 무언가를 미친 듯이 찾아 헤매일 뿐이었다. 단지 그 뿐이었다.

 

하지만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믿기 어렵겠지만, 우메다의 말처럼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고 느끼기 시작했다. 10년 전의 자신, 3년 전의 자신과 대화하고, 그 시절 읽고 듣고 느꼈던 감정들을 오늘날에 비추어 재해석하면, 내일의 나는 그 시절들은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고, 덧없는 것이 아니었다고 살며시 위로해준다.

 

열린 공간이 가져다 주는 가능성의 힘은 대단하다. 구글의 스타워즈 세계관과 오픈소스 철학을 끝끝내 명쾌하게 소화하지는 못했지만 어렴풋이 블로그와 지금의 웹이 나아가고 있는 방향을 짐작할 수는 있었다.

 

웹은 하나의 거대한 다리다. 위아래가 없고, 있는 자와 없는 자도 없다. 이 공간에서 우리는 무엇이든 꿈꿀 수 있고 실험해볼 수 있다. 그 거대한 다리에 우리는 블로그라는 우리만의 열린 주소를 갖게 되었다. 웹이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게 될지, 그 끝이 어디인지 우주의 깊이만큼이나 가늠하기 어렵지만 분명한 건 예전과 달리 미친 듯이 뛰더라도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는 것. 누가 받을지 모르는 편지를 계속 부치고 있지만, 언젠가 그 편지를 받은 사람이 나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는 즐거운 기대그 길 위에서 히라노의 말처럼 우리는 저마다의 행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UMEDA Mochio Blog (하테나 CEO)

http://d.hatena.ne.jp/umedamochio

 

HIRANO Keiichiro Blog (소설 일식저자)

http://d.hatena.ne.jp/keiichirohirano

Posted by 고래의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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