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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 스테파노바 모스크바 국제영화학교 설립자
"창의성이란 도전에서 비롯되는 것"
감독·배우 등 창의적 인재 배출 선봉

러시아 사회가 혼란에 싸여 있던 지난 1991년. 이 같은 혼돈의 시대에 알라 스테파노바(68)는 모스크바 국제영화학교를 설립했다. 그는 영화에 예술을 접목한 혁신적 교육 프로그램으로 창의적 인재를 양성해온 인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서울 청소년 창의성 국제심포지엄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그를 지난달 24일 서울시립청소년직업체험센터에서 만났다.

“가르치면서 배운다는 것이 우리 학교의 이념입니다. 교사도 가르치는 과정에서 학생들과 함께 성장해야 창의적 교육이 가능합니다. 교사자격증이 없어도 배울 의지만 있다면 우리 학교의 교사가 될 수 있습니다.”
알라 스테파노바가 설립한 모스크바 국제영화학교는 러시아의 유명 영화감독, 시나리오 작가, 저널리스트, 배우 등 창의적 인재들을 많이 배출하기로 소문난 학교다. 학교 설립 당시 교원자격증을 가진 사람은 스테파노바 단 한 사람뿐이었다.

그는 소련 사회주의 체제가 붕괴되고 교육기관에 대한 정부의 통제가 불가능한 혼란한 상황에서 학생들을 교사로 임명하는 기발한 방식으로 모스크바 국제영화학교를 세웠다.

“당시 소련의 교육체계는 관료주의의 전형이라 할 만큼 획일적이었습니다. 독창적이고 자유로운 분위기의 학교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러시아연방영화학교를 졸업하고, 아동영화 감독과 청소년 창의 영화 스튜디오 아트디렉터로 활동하던 그는 지난 17년간 20세가 채 안 되는 교사들과 함께 영화를 통해 혁신적인 발상을 하고 행동에 옮기는 법을 학생들에게 가르쳤다. 또 해마다 교육 내용을 바꿔가며 독특한 교육 시스템을 만들었다. 
그는 “지난해 러시아의 한 일간지에서 선정한 가장 각광받는 젊은 배우 10인 중 8명이 모스크바영화학교 출신”이라고 들려줬다.

“극을 통해 자기 자신을 표현하며 자신이 진짜로 원하는 것을 발견하고, 실행하는 법을 가르쳤습니다.”
모스크바국제학교가 창작예술인의 등용문이 된 비결인 셈이다.

그는 학교생활에 적응을 못 했던 딸에게 적당한 교육법을 찾다 예술을 통한 교육법을 고안해냈다고 회고했다.

“매사에 소극적이라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던 딸에게 연극을 시켰더니 적극적이고 감수성이 풍부한 아이로 변했습니다. 영화나 연극은 세상에 마음을 열고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를 표현하는 능력을 키워줍니다.”
영화가 총체로서 세계를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매개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물리학, 생물학, 수학 등의 단일 과목 중심의 교육은 학생들에게 세계를 조각조각 인식하게 해 분절된 의식을 갖게 하는 낡은 교육법입니다. 비디오 세대들에게는 영화를 통해 총체로서의 세계를 체험토록 해야 합니다.”
그는 특히 영화를 비롯한 예술교육은 경쟁자 없이 아이들에게 흥미를 유발하며 자아를 찾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알라 스테파노바는 21세기 청소년들에게 필요한 창의성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는 사고의 힘”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사회는 과학기술의 발달로 다양한 영역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영역을 창조하기는 쉽지만 도전을 통해 새로운 자기 모습을 발견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아이들의 행동 하나 하나가 창의적인 과정입니다. 때문에 아이들에게 창의성을 가르칠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의 역할은 그들이 하고 있는 것이 창작의 과정이라는 것을 일깨워 주는 것입니다”
1000호 [네트워크] (2008-10-02)
김재희 / 여성신문 기자 (jay@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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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령 삼성고른기회장학재단 이사장
"지역과 더불어 성장하는 배움공동체 일굴 터"

▲ © 여성신문 민원기 기자
정년퇴임과 함께 46년간 잡았던 교편을 내려놓은 신인령(65) 전 이화여대 총장의 교육자 인생은 장학사업을 통해 이어지고 있다.

삼성이 조성한 8000억원의 장학기금으로 출발한 ‘삼성 고른 기회 장학재단’을 이끌고 있는 신인령 이사장은 장학사업을 통해 지역과 더불어 성장하는 배움 공동체를 구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횡성 지역의 경우 한우를 키운 수익으로 한우장학재단을 조성해 아이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장학사업이 농촌 이탈을 막아 아이들에게는 배움터를, 주민들에게는 생활의 터전을 마련해 줄 수 있습니다. 또 조선족, 고려인 등 붕괴되고 있는 한민족 자치구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지난 2006년 논란이 됐던 삼성의 기부금으로 설립된 재단을 운용하며 신 이사장은 객관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출원기관인 삼성뿐만 아니라 정부로부터 철저한 독립을 지향한다”며 오직 “국민의 눈치만 보겠다”고 강조했다.

신 이사장은 한국에 기업의 기부문화가 바르게 정착되기 위해서는 선심성이나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기부문화 철학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순히 우수한 학생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힘든 환경에 처한 아이들에게 건강한 꿈을 가지고 자라날 수 있도록 장학사업과 함께 돌봄도 병행돼야 합니다.”
돌봄사업의 형태로 삼성고른기회장학재단은 다차원적인 지역사회 학습 연결망을 만들기 위한 멘토링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또 18세에 고아원을 나와야 하는 아이들에게 폴리텍대학의 등록금을 지원해 입학부터 졸업 후 자립할 때까지 지속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신 이사장은 “지금은 여성주의와 관계가 먼 재단활동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한시라도 여성주의적 관점을 놓친 적이 없다”며 “여성주의적 관점은 시대적 사명 속에서 수정되고 재해석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가 총장 시절인 지난 2003년 폐지한 ‘금혼학칙’이 대표적인 사례다. 금혼학칙이 폐지된 것은 이화여대 설립 이래 57년 만의 일이었다. “금혼령은 결혼을 하면 여학생들이 학교를 다니기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가정으로부터 여성을 해방하기 위해 제정된 법입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오히려 금혼령이 여성의 자유를 규제하는 쪽으로 악용돼 과감하게 폐지했습니다.”
그는 금혼령에 버금가는 시대착오적인 법이 바로 간통죄라고 지적했다.

간통죄의 경우 전통사회에서 여성에 대한 정조관념을 기반으로 지정된 것으로 현재 상황에 맞지 않고, 사생활 문제에 국가 권력이 개입하는 것은 자유주의 법 이론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여성보호 제도가 미래주의적인 통찰로 보면 잘못된 것이 많다”며 조심스레 “병역제도 자체에 대해 발상을 전환하고 이를 토대로 모든 국민의 병역의무를 반영한 병역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당장은 어렵겠지만 여성성을 가지고 군에 갈 수 있는 평화적 군 문화를 만들고, 적재적소에 인력을 배치하는 등 섬세한 방법들을 함께 고민해 볼 때입니다.”
교수직을 정년퇴임하고 새로운 인생의 출발선에 서 있는 신 이사장은 “남은 삶도 배움과 감동 속에서 일하며 약한 것에 희망을 두고, 단순하고 소박하게 살아가고 싶다”고 밝혔다.
1000호 [사람들] (2008-10-02)
김재희 / 여성신문 기자 (jay@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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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리사 전 태릉선수촌장의 여성리더십
올림픽 종합 7위 주역 ‘또 하나의 금메달’
‘일하는 촌장’ 역할모델… 학교서 후진양성

2008 베이징 올림픽 종합 7위의 주역인 이에리사(54·사진) 태릉선수촌장이 지난 1일 선수촌장직을 사임했다. 이 전 촌장의 사임 소식이 알려지면서 올림픽 참가 사상 최고의 성적을 기록하는 데 공헌한 그의 여성리더십이 주목을 받고 있다.

2005년 3월 한국 최초의 여성 선수촌장으로 취임한 그는 3년 5개월간 눈에 보이는 각종 성과를 이뤄내며 ‘일하는 촌장’의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선수의 입장에서 선수촌을 운영한 그는 낙후된 선수촌 시설 개선에 앞장선 것은 물론 연간 105일에 불과했던 훈련일수를 180일로 늘렸다.

윤종구 태릉선수촌 관리팀장은 “이 전 촌장은 추진력 있게 일을 많이 한 촌장으로 태릉선수촌에 잘 알려져 있다”며 “재임기간에 선수들의 주거환경 개선과 편의시설 확충, 예산 확보 등 눈에 띄게 태릉의 전반적인 시스템이 개선됐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선수들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 촌장과 선수들 간 벽을 허물었다. 수시로 선수들과 전화통화와 문자 메시지를 통해 선수들의 심리적인 카운슬러 역할을 톡톡히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태환, 장미란을 비롯한 많은 선수들은 기록이 갱신될 때마다 제일 먼저 이 전 촌장에게 문자를 보내 기쁨을 나눴다고 한다.

이은경 대한체육회 이사는 “이 전 촌장님은 선수들의 심리상태를 알고 각 선수들에게 필요한 말이나 행동을 정확하게 해주는 분”이라며 “장미란, 박성현 등 올림픽 스타들이 올림픽을 앞두고 기록에 대한 부담이 컸는데 이 전 총장께서 부담을 줄이는 데 큰 몫을 했다”고 말했다.

체육계에서도 이 전 촌장을 훌륭한 지도자 이전에 사명감이 충만한 체육인으로 인정하는 분위기다. 
이인정 대한체육회 이사는 “금메달 제조기술도 좋았지만, 체육인으로서 철학을 가르친 훌륭한 체육계 지도자”라고 이 전 촌장을 평가했다. 이 전 촌장은 체육인은 철학이 있어야 한다며 선수들에게 스포츠 이외에 교양과목을 가르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 초 여성 올림픽메달리스트들은 지도자이자 여성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으로 추대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기도 했다. 이 전 촌장은 태릉선수촌장을 사임한 뒤 용인대로 돌아가 후진 양성에 힘쓸 계획이다. 그는 여성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선수 경험을 통해 현장을 잘 알았기 때문에 선수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세심하게 감싸줄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종목마다 나도 일원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선수들의 입장에서 일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선수들이 무슨 일이든 상의하고 일상적으로 만날 수 있는 친근한 촌장이 되기 위해 내가 먼저 문자나 전화를 자주하며 대화를 시도했다”며 리더십의 비결을 밝혔다.
996호 [사람들] (2008-09-05)
김재희 / 여성신문 기자 (jay@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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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문화를 만드는 청소년 문화공동체 ‘품’의 청년문화기획단
"우리만의 문화 만들어가요"
강북구를 청소년 문화 중심지로 바꿔
"공부 외에도 다양한 길 열어주세요"

▲ 김현중군이 운영하는 카페 ‘페페’에 모인 세 개와 개밥그릇. 왼쪽부터 송성호, 김준혁, 정운호, 김현중, 서인석 군, 앞줄 송한솔양.
청소년들이 즐길 문화가 없는 시대라고 말한다. 입시에 시달리며 변변한 여가시간조차 가지지 못하고, 어쩌다 여유가 생겨도 컴퓨터나 TV 말고는 오락거리를 찾지 못하는 것이 현재 우리 청소년들의 모습이다.

청소년 문화공동체 ‘품’에서 만난 청소년들도 그랬다. 재미를 찾아 어슬렁거리던 자신들의 모습이 “마치 ‘개’와 같았다”고 말하는 6명의 청소년이 ‘개처럼’ 앞뒤 안 가리고 무식하게 젊음을 불사르기 위해 뭉쳤다. 모임의 이름조차 독특하다. 세 마리 개를 뜻한다는 ‘세 개’의 김준혁·서인석·송성호 군과 ‘개밥그릇’이란 이름으로 뭉친 김현중·정운호 군 등 18세 동갑내기 5명, 그리고 자신을 ‘강아지’라고 부르며 이들의 활동을 돕는 홍일점 멤버 송한솔(16)양이 그 주인공들이다.

학교에 다니면서 ‘품’에서 활동 중인 ‘세 개’의 멤버들은 강북 청소년 문화 축제 ‘추락’을 기획했고 김현중, 정운호군은 학교를 그만둔 뒤 각각 ‘페페’ 라는 대안문화 카페를 차리고, 핸드페인팅을 배우며 옷 장사를 준비하고 있다.

이들이 이런 일에 뛰어든 계기는 무엇이며 꿈꾸는 대안문화는 어떤 것일까. 지난 18일 현중군이 운영하는 카페 ‘페페’에서 당돌한 6명의 청소년들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자 바로 공격적인 답변이 돌아왔다. “우리가 청소년 문화 자체를 어떻게 만들려는 것이 아니다. 문화란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건데 ‘대안문화’라고 규정하는 것 자체가 어른들 위주의 생각이 아닌가”라고.

“어떤 거창한 문화를 만들겠다고 뭉친 것이 아니에요. 재미있는 것을 좇다보니 우리의 문화를 만들게 되었어요. 억지가 아닌 자연스러운 문화를 만들고 싶어요.”
그러나 ‘재미’라는 단순한 이유에서 시작한 이들 청소년 문화기획단의 활동은 ‘품’이 위치한 서울 강북구를 청소년 문화의 중심지로 바꿔 놓았다. 지난해부터 ‘문화 놀이터’라는 이름으로 매달 열리는 청소년 문화행사가 바로 이들의 작품이다.

그 흔한 지하철 문화마당 하나 없는 수유역에서 게릴라 콘서트를 열고, 더위에 지친 재래시장 상인들을 북돋우기 위해 아이스티 서비스와 시장홍보 UCC 상영을 해주는 등 따분한 동네를 축제의 장으로 만들었다. 그 외에도 ‘세 개와 개밥그릇’ 일원들은 청소년 문화 공동체 ‘품’과 함께 지난 3년 동안 연극, 밴드공연, 사물놀이, 핸드 페인팅, 마술 등 수십 차례의 문화공연을 꾸려왔다. 
이들의 활동은 현중군이 운영하는 ‘페페’에서 시작된다. 이곳에서 다양한 청소년 문화행사를 기획하고 실행에 옮긴다.

“학교와 책상을 벗어나 친구들과 함께 이야기하고, 이곳저곳을 관찰하다 보면 아이디어가 쏟아져요. 이렇게 나온 아이디어를 몸으로 움직이면서 직접 공연으로 만들어 보는 겁니다.”(김현중)
뿐만 아니라 그동안의 축제 기획 노하우를 담은 책 ‘핫도그’도 펴냈다. 이들이 ‘핫도그’에서 공개한 축제기획 노하우 중 하나는 책임감 있는 활동을 위해 발대식을 열라는 것. 이를 통해 부모님에게도 제대로 된 활동을 하고 있음을 인정받을 수 있었다고.

그렇지만 학교보다 거리에서 시간을 보내는 이들의 모습은 종종 공부는 안 하고 놀러 다니는 ‘동네 부랑아’라는 따가운 시선을 받기도 했다.

“우리의 공연을 즐거워하고 기특해 하는 어른들도 있지만 학생이 공부나 해라는 식의 따가운 시선을 보내는 어른들도 많았어요. 청소년이라 안 된다고 생각하기 이전에 어른들과 똑같은 사람의 시선에서 우리를 이해해줬으면 좋겠어요.”(서인석)
사람들의 이런 시선은 공부 이외에 다른 활동을 주체적으로 이끌 수 있는 경로 자체를 차단해 놓는 어른들 때문이라고 이들은 불만을 토로했다.

“많은 어른들은 놀이문화행사에 우리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길은 차단해 놓고, PC방, 노래방 가는 것 이외에는 놀 줄 아는 것이 없다고 우리를 비난합니다. 어른들은 자신들이 무엇을 만들어 줘야 우리가 놀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전에 공부 말고도 우리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도록 어른들이 길을 좀 열어 주셨으면 좋겠어요.”(김준혁)
이들의 활동은 문화축제를 기획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그동안의 활동을 밑거름 삼아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들만의 미래를 개척하고 있다.

‘세 개’의 멤버들은 “앞으로는 ‘품’에서 나와 독자적인 작업을 하겠다”고 말했다. 작품 창작이든 공연기획이든 자신들의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좋다며 강한 자신감을 비쳤다.

김현중군은 “내가 차린 카페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미래에 대한 작업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밝혔다. 페페를 통해 같은 미래를 꿈꾸는 사람을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그리고 핸드프린팅을 배우고 있는 정운호군은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티셔츠를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 강북구청 앞에서 구청직원들을 위한 게릴라 콘서트를 열고 있는 품의 청소년들.


청소년 문화공동체 ‘품’은

1992년에 설립된 ‘품’(대표 심한기)은 청소년들이 자신들의 문화와 스스로의 삶의 가치를 찾아갈 수 있고, 그러한 가능성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 청소년 문화운동 단체다. ‘지역청소년 문화축제’ ‘한국-네팔 문화교류사업’ ‘청소년관련단체 실무자교육’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994호 [라이프] (2008-08-22)
김재희 / 여성신문 기자 (jay@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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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세계 최연소 천재교수, 알리아 사버
다양한 체험이 천재를 만든다
▲ 알리아 사버
물리학자 뉴턴의 제자 콜린 매클로린의 세계 최연소 교수 기록을 300년 만에 갈아치운 기네스 최연소 교수, IQ 측정 불가의 천재소녀, 태권도 유단자, 클라리넷 연주 능숙자. 알리아 사버(19) 건국대 신기술융합과 교수를 따라다니는 다양한 수식어들이다. 
그는 생후 8개월부터 글을 읽고, 10세에 미국 스토니브룩 대에 입학해 14세 나이로 졸업한 뒤 드렉셀 대학 박사과정에 들어갔다. 지난해 1월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학위논문 통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에서 지난 4월, 만18세로 건국대 신기술 융합학과 교수로 임용된 그는 ‘천재교수’로 불리며 전  세계의 이목을 끌기 시작했다.

특별 강연 참석차 ‘미래를 여는 아시아 청소년 캠프(한국청소년단체협의회·보건복지가족부 개최)’를 찾은 알리아 사버 교수를 지난달 31일 강연이 있었던 올림픽 파크텔에서 만났다.

천재에게 중요한 것은 ‘밸런스’

“공부 이외에 다양한 것을 좋아할 수 있는  환경에서 커왔기 때문에 지금의 천재성을 유지할 수 있었어요. 부모님께서는 내가 수학 공부에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으면 공부를 중단시키고 나가서 운동을 하라고 하셨어요. 공부, 운동, 친구 등 너무 한 가지에만 무게를 두지 않고 균형 있게 추구하며 산 것이 저의 성공 포인트가 아닐까 싶어요.”
세계적으로 많은 천재가 탄생하지만, 그들이 천재성을 유지하며 균형 잡힌 사회인으로 성장하기는 쉽지 않은 법. 알리아 사버에게 천재성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을 묻자 그는 주저 없이 ‘균형(balance)’이라고 답했다. 그의 말대로 그는 과학뿐만 아니라 운동, 음악 등 다양한 분야에 열정을 쏟으며 균형 잡힌 재능을 키웠다. 
태권도 유단자인 그는 “여자들만이 하는 발레보다 적극적이고 활달한 운동을 찾던 중 태권도를 시작하게 되었다”며 “태권도는 남을 때리기 위한 스포츠가 아니라 자신감을 키울 수 있는 운동”이라고 태권도의 매력을 설명했다. 
사버 교수는 10세 때 줄리아드 음대에서 클라리넷 연주를 배운 후 11세에 뉴욕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을 통해 솔로 데뷔를 했을 만큼 음악에도 천부적인 재능을 나타냈다.

사버 교수가 천재로서 성공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에는 훌륭한 멘토들의 영향도 컸다고 그의 어머니 줄리는 말한다.

줄리는 “알리아에게는 똑똑하고 인간적인 멘토들이 많이 있었고,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나 알리아가 잘 자랄 수 있었다”며 “그들은 대부분 젊은 여성들이었다”고 덧붙였다.  

공부 노하우는 외우기보다 이해하기

자신보다 열 살이나 많은 대학생들과 함께 공부하면서도 전 과목 A학점을 받은 사버 교수는 자신만의 공부 노하우를 공개했다.

“저는 사진기와 같은 기억력(photograph memory)은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외우기보다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요. 무작정 외우기만 하면 충분히 생각할 수 있는 법을 잃어버리게 되거든요.”
그는 이해력과 사고력을 키우는 데 독서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세상에 불량서적은 없어요. 어떤 언어의 책이든 책을 읽으면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습니다.”
‘여자는 무리’라는 생각 버려라

여성이 유독 진출하기 어려운 과학 분야에서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학생들을 가르치는 사버 교수에게 어려움이 없을까.

그는 한국이 나이를 중요시하는 나라라 어려움이 있을 수 있겠지만 강의의 내용이 우수하다면 교수로서 인정받는 데 무리가 없을 것 같다며 당찬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어 그는 “한국은 여성 과학자가 탄생하기 힘든 사회적 여건이 있는 듯하다”며 “여성들 스스로가 ‘여자라서 난 못하겠지’라는 생각을 버리고 노력한다면 많은 여성이 좋은 모델로 삼을 수 있는 여성 과학자들이 한국에서 곧 탄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끝으로 사버 교수는 “배움의 열정을 나누며 청소년들이 더 밝은 미래를 개척할 수 있도록 그들과 호흡하고 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고 싶다”고 포부를 밝히며 청소년들에게 당부의 말을 남겼다.

“모든 사람들은 특별한 재능을 가지고 있어요. 자신만의 정체성을 가지고, 자기만의 꿈을 좇을 때 천재적인 재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자기 자신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갖길 바라요.”

992호 [사람들] (2008-08-08)
김재희 / 여성신문 기자 (jay@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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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초 여성 휠체어 농구단 ‘폭스 휠(Fox Wheel)’


"2012년 올림픽에 꼭 출전할 겁니다"
희소성 있는 여성 휠체어농구는 스포츠계의 ‘블루오션’
장애인만의 잔치는 그만… 장애인올림픽이라도 중계하길


▲ 폭스 휠의 김현숙 감독(왼쪽)과 박은경 선수.
베이징 올림픽의 열기로 온 나라가 뜨거운 요즘, 사람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장애인 스포츠계에 역사적인 사건이 있었다. 바로 한국 최초의 여성 휠체어농구단 ‘폭스 휠(Fox Wheel)’이 정식 활동을 시작한 것. 지난 7월 14일 서울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에서 열린 ‘제7회 우정사업본부장배 전국 휠체어 농구대회’ 개회식에서 정식 창단식을 가진 이들은 아직은 5명에 불과한 인원이지만 삼복더위를 잊고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한국에 휠체어 농구가 처음 보급된 것은 1985년, 현재 남성 휠체어농구단은 18개 팀(장애인 부문)이지만 여성팀은 선수를 모으지 못해 탄생되지 못했었다.

“휠체어 농구의 매력은 일반인과 같은 기준에서 함께 뛸 수 있는 스포츠라는 거예요. 대부분의 장애인 스포츠는 골대와 네트의 높이가 일반인과 다르잖아요. 일반인보다 훨씬 작은 내가 일반인과 같은 골대에 공을 넣었을 때 느끼는 짜릿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죠.”
농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묻자 주장 박은경(45) 선수는 일반인과 함께 뛸 수 있다는 자신감이라고 답변했다.

일산 전문학교에서 의상을 전공하고 한복재단사로 일하던 그는 운동량이 적어 당뇨와 고혈압, 욕창 등 온갖 질병에 시달리다가 운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이후 자신의 삶이 180도 바뀌었다고.

“안 쓰던 근육을 쓰니까 면역성이 강해져 건강이 놀랄 만큼 호전되었어요. 무엇보다 이렇게 체육관에 나와 여러 사람들과 부딪치면서 마음도 건강해졌습니다. 제 아들이 학교에서 제 자랑을 하고 다닌대요. 우리 엄마가 농구단 주장이라고요.”
현재 4명의 척수장애인과 1명의 소아마비 선수로 이뤄진 폭스 휠이 창단되기까지는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여성 장애인들은 남성 장애인들보다 체력적, 생리적인 이유로 외부활동을 하는 데 많은 제약이 따른다. 또 만만치 않은 농구용 휠체어 구입비와 이동의 어려움은 부담이 되고 있다.

김현숙 폭스 휠 감독은 “몇 해 전부터 창단을 준비했지만 5명의 선수를 겨우 모집해 창단하게 됐다”며 “장애인들이 쉽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지원과 운동장비 지원이 시급하다”고 호소했다. 
현재 팀원이 부족한 폭스 휠은 연습 위주로 활동 중이다. 선수를 보강해 내년부터는 공식 대회에 출전하고 일반인 혼성팀과 남녀 혼성팀으로도 참여할 계획이다.

여성 휠체어 농구는 장애인 올림픽 인기종목 중 하나. 베이징 올림픽(8월 8~24일) 이 끝난 뒤 9월 6일부터 17일까지 열리는 올해 장애인올림픽 여성 휠체어농구에는 총 10개국이 참가한다. 이제 막 창단한 팀이지만 폭스 휠은 장애인 올림픽을 비롯한 세계대회 제패라는 당찬 야심도 품고 있다.

윤용석 대한장애인농구협회 사무국장은 이런 계획이 결코 헛된 꿈이 아니라고 자신한다. 여성 휠체어 농구는 세계적으로 10여 개 정도의 팀밖에 없기 때문에 지역 예선을 거치지 않고도 본선에 진출할 수 있기 때문. 윤 사무국장은 “2012년 장애인올림픽 때는 꼭 본선에 진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박은경 선수는 끝으로 장애인스포츠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과 홍보를 당부했다. “최소한 장애인올림픽만이라도 TV에서 제대로 중계해줬으면 좋겠어요. 사람들에게 장애인스포츠를 알리고 함께 즐길 수 있는 분위기가 하루 빨리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992호 [사람들] (2008-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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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사진전 연 미 유학생 이경욱 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못다 핀 꽃’피우고싶어"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도 우리처럼 꿈이 있었을 텐데, 전쟁으로 꿈이 좌절된 것이 마치 ‘못다 핀 꽃’처럼 안타까웠어요.한 명의 인간으로서 할머니들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싶었습니다.”
제주 서귀포 출신으로 미국 유학 중인 고등학생이 고향에서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사진전을 열어 화제다. 미국 캘리포니아 페어몬트 고등학교 11학년에 재학 중인 이경욱(18)군이 주인공. 그는 8월 1일부터 5일까지 제주 서귀포시 이중섭거리 전시대에서 ‘못다 핀 꽃’이라는 주제로 일본군 위안부 사진 18점을 전시했다.

원래 서귀포시에서만 열릴 계획이었던 이 사진전은 기대 이상의 호응에 힘입어 부천YWCA, 강남구민회관, 부산구민회관 등에서 잇달아 개최될 예정이다.

이군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나눔의집에서 할머니들을 만나면서부터다.

“지난해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이 통과되기 전부터 이 문제가 미국에서 이슈화되었어요. 한국인으로서 제대로 알아야겠다고 생각해 작년 여름방학부터 나눔의집에서 할머니들과 함께 지냈어요.”
앞으로 사회적 비즈니스를 해보고 싶다는 이군은 자신이 찍은 사진을 통해 활발한 모금활동을 해오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그가 재학 중인 페어몬트 고등학교와 캘리포니아의 한인교회에서 자선 전시회를 열어 얻은 수익금 1000달러를 나눔의집에 기증하기도 했다.

“친구들과 함께 전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많이 공부했어요. 미국에 있는 학생들은 이 문제에 관심이 없다기보다 알지 못하고 있거든요. 함께 준비하는 과정에서 심각성을 동감하게 되었어요.”
그는 국내 전시회에 이어 캐나다 토론토와 밴쿠버, 미국 코네티컷 지역 한국인 유학생들과 연계한 사진전도 준비하고 있다. 또한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30분가량의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미국 96개의 고등학교에 배포할 계획도  있다. 그는 “활동을 통해 얻은 수익금은 한국뿐 아니라 대만, 중국, 필리핀 등의 전쟁 피해 여성들에게 기부하고 싶다”고 전했다.

끝으로 그는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많은 청소년의 동참을 권했다.

“생각보다 청소년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요. 나눔의집에 가서 할머니들을 만나보거나 수요집회에 참가할 수도 있고 모금활동에도 참여할 수 있죠. 우리들의 관심만으로도 할머니들에게 큰 힘이 될 수 있음을 잊지 마세요.”
992호 [사람들] (2008-08-08)
김재희 / 여성신문 기자 (jay@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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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시의원 오오시마 도키코·기타노 사토코
일본 최초 위안부 문제 정부청원 통과 주역
“국가차원 사과 있어야 위안부 문제 해결”
▲ © 여성신문 정대웅 기자
지난 23일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벌어진 제823차 수요시위에서는 두 명의 일본 여성이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한국까지 직접 날아와 일본정부의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사과를 외치는 이들은 다카라즈카시의회 소속의 오오시마 도키코 부의장(사민당·사진왼쪽)과 기타노 사토코 의원(민주당). 다카라즈카시는 지난 3월 일본 지방의회 최초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일본 정부의 성실한 대응을 촉구하는 청원’을 채택한 곳. 이에 앞장선 이들이 오오시마 부의장과 기타노 의원이다.

특히 지난달 다카라즈카에 이어 기요세 시의회에서도 일본정부의 위안부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의견서를 채택했다는 반가운 소식도 들려온 참이라 이들의 방문이 더욱 반가웠다.

다카라즈카 시의회가 채택한 청원은 일본 내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하고 있던 정치인 및 시민단체들에 큰 영향을 끼쳤다.

그러나 일본 땅에서 일본인의 과오를 인정하고 사죄할 것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고. 청원서 채택이후 다카라즈카 시의회에는 이에 반대하는 공개질의서와 진정서가 넘쳐났고, 다카라즈카 시의원들은 100여건에 가까운 항의 메일과 전화에 시달려야 했다.

오오시마 부의장은 “청원 통과를 위해 ‘역사교과서에 위안부 문제 기재’ ‘국가의 공식적인 사과’ 등 구체적이고 민감한 부분은 수정했지만 위안부피해자 진상규명과 국가차원의 사죄 등의 본질적인 내용은 그대로 담았다”며 우여곡절이 많았던 청원채택 과정을 설명했다.    
일본사회의 강력한 항의가 있을 것을 예상했음에도 이들이 뜻을 굽히지 않은 것은 역사적 과오를 인정하고 진심으로 사과하는 것이 결국 일본의 다음 세대를 위하는 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무엇보다도 국가의 공식적인 사과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1993년 고노 요헤이 관방장관이 담화를 통해 위안부문제에 유감을 표현했지만 이것이 국가적 차원의 사죄인지, 개인적 차원의 사죄인지는 아직도 의견이 분분합니다. 국가적으로 잘못을 인정해야 위안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기타노 사토코 의원)
오오시마 부의장은 국가의 사죄와 보상뿐 아니라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사실을 제대로 검증하고 바른 역사를 기술하는 것이 양국 모두를 위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독도문제에 있어서도 마찬가지. 오오시마 부의장은 “독도문제는 역사적 사실을 철저히 검증한 후 논쟁을 벌여야 한다”면서 “한·중·일 공동교과서를 만드는 움직임이 보이는 상황에서 함께 역사적 사실을 검증한 후 타협점을 찾아야한다”고 했다.  
이들은 앞으로도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예정. “각 정당의 여성의원들과 연대해 국가가 위안부문제에 사죄하도록 압박해 나갈 것”이라며 향후 계획을 밝혔다.
991호 [사람들] (2008-07-25)
김재희 / 여성신문 기자 (jay@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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