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와 나의 10가지 약속
시나몬 주머니 / 2008. 7. 6. 10:35
0623. 우리집 막내가 세상을 떠났다.
난 동물과 마음을 주고 받는 게 서툴다. 사실 우리집 막내와 제대로 된 대화조차 시도해본적이 없었다.
개도 사람처럼 만나고 헤어지는데 법도라는게 있다고 한다. 관을 꾸미는데도 정성스레 솜을 뜯어 마치 눈 같은, 구름 같은 이부자리를 만들고, 액자에 담을 예쁜 사진을 고르며, 한 장의 편지에 못다한 말을 끄적였던 것까지... 장례란 모두 형식적인 거라 믿어왔던 내가, 그 절차들을 통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제대로 된 마지막 인사를 녀석에게 건넬 수 있었다.
다른 언어를 쓰는 친구와 살아간다는 것. 그것에는 더 많은 노력과 원칙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한 며칠이었다. 다음날 동생은 <개와 나의 10가지 약속(2008, 가와구치 하레, 청조사)>을 소개해주었다. 난 또 언제 그 친구들을 만나게 될지 모른다. 만약 다시 만나게 된다면 그 때는 책에 소개된 10가지 약속을 지키고 싶다.
마지막으로 새벽녘에 경황없이 달려갔음에도 끝까지 임종을 함께 해주셨던 신풍 24시 동물병원 원장님과 집앞까지 앰뷸런스를 보내주어 화장절차 모두를 도와주셨던 강아지넷(www.kangaji.net)에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드린다. 혼자서라면 감당할 수 없었던 것들을 이분들 덕분에 해낼 수 있었다.
난 동물과 마음을 주고 받는 게 서툴다. 사실 우리집 막내와 제대로 된 대화조차 시도해본적이 없었다.
개도 사람처럼 만나고 헤어지는데 법도라는게 있다고 한다. 관을 꾸미는데도 정성스레 솜을 뜯어 마치 눈 같은, 구름 같은 이부자리를 만들고, 액자에 담을 예쁜 사진을 고르며, 한 장의 편지에 못다한 말을 끄적였던 것까지... 장례란 모두 형식적인 거라 믿어왔던 내가, 그 절차들을 통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제대로 된 마지막 인사를 녀석에게 건넬 수 있었다.
다른 언어를 쓰는 친구와 살아간다는 것. 그것에는 더 많은 노력과 원칙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한 며칠이었다. 다음날 동생은 <개와 나의 10가지 약속(2008, 가와구치 하레, 청조사)>을 소개해주었다. 난 또 언제 그 친구들을 만나게 될지 모른다. 만약 다시 만나게 된다면 그 때는 책에 소개된 10가지 약속을 지키고 싶다.
1. 나와 오래오래 함께 해 주세요.
2. 나를 믿어 주세요. 그러는 만큼 나는 행복하답니다.
3. 나에게도 마음이 있다는 걸 잊지 말아 주세요. 말을 안 들을 때는 이유가 있답니다.
4. 나에게 말을 자주 걸어주세요. 사람의 말을 할수는 없지만, 들을 줄은 안답니다.
5. 나를 때리지 말아 주세요. 마음만 먹으면 내 쪽이 강하다는 걸 잊지 마시고요.
6. 내가 나이가 들어도 잘 대해 주세요.
7. 나는 10년 정도밖에 못 삽니다. 그러니 가능한 한 나와 함께 있어 주세요.
8. 당신에게는 학교도 있고 친구도 있습니다. 하지만 나에게는 당신밖에 없답니다.
9. 내가 죽을 때, 부탁드리는데요, 곁에 있어 주세요.
10. 부디 기억해 주세요, 내가 내내 당신을 사랑하고 있었다는 걸.
- 개와 나의 10가지 약속
2. 나를 믿어 주세요. 그러는 만큼 나는 행복하답니다.
3. 나에게도 마음이 있다는 걸 잊지 말아 주세요. 말을 안 들을 때는 이유가 있답니다.
4. 나에게 말을 자주 걸어주세요. 사람의 말을 할수는 없지만, 들을 줄은 안답니다.
5. 나를 때리지 말아 주세요. 마음만 먹으면 내 쪽이 강하다는 걸 잊지 마시고요.
6. 내가 나이가 들어도 잘 대해 주세요.
7. 나는 10년 정도밖에 못 삽니다. 그러니 가능한 한 나와 함께 있어 주세요.
8. 당신에게는 학교도 있고 친구도 있습니다. 하지만 나에게는 당신밖에 없답니다.
9. 내가 죽을 때, 부탁드리는데요, 곁에 있어 주세요.
10. 부디 기억해 주세요, 내가 내내 당신을 사랑하고 있었다는 걸.
- 개와 나의 10가지 약속
마지막으로 새벽녘에 경황없이 달려갔음에도 끝까지 임종을 함께 해주셨던 신풍 24시 동물병원 원장님과 집앞까지 앰뷸런스를 보내주어 화장절차 모두를 도와주셨던 강아지넷(www.kangaji.net)에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드린다. 혼자서라면 감당할 수 없었던 것들을 이분들 덕분에 해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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