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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3.19 English as second langue

지난 토요일(3.15) 영미문학연구회의 학술대회에 다녀왔다. 이번 학술대회는 ‘영어공교육,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열렸는데, 영어영문학과 교수들이 모여 영어교육에 대한 과열된 사회분위기를 지적하는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영어를 사용하는 나라는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미국이나 영국같이 영어를 모국어 (mother tongue)으로 사용하는 나라. 인도나 싱가포르처럼 영어를 제 2의 언어로 (English as second langue)로 사용하는 나라, 그리고 한국이나 중국처럼 여러 외국어 중의 하나로 사용하는 나라(English as foreign langue)다.


지난 1월 인수위가 발표한 ‘영어공교육 완성 실천방안’이 끊임없이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그동안 EFL로 사용되었던 영어를 ESL로 사회에 고착화 하려는 움직임 때문이다. 물론 온 국민이 ESL로서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하지만 문제는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고 있지 않은 국가에서 공교육만으로 ESL로서 영어를 구사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이병민 서울대 영어교육과 교수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와 같은 ESL 국가들에서 도시와 농촌 등 거주지 차이에 따라 심각한 영어격차 (잉글리시 디바이드)가 존재한다고 한다. 그는 한국의 경우 영어 구사력의 차이가 부모의 경제력이나 사회적 지위에 따라 결정되고 있어 대다수는 영어로부터 소외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우리가 대다수의 국민이 제2의 언어로서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다고 믿는 인도조차 전문적으로 영어를 구사할 수 있는 국민은 3~4%밖에 되지 않는다. 그리고 영어를 잘하는 3%안에 드는 사람과 나머지 97%사람들의 이익격차는 너무도 크다.


사회적 인프라가 갖추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국내에서 충족 할 수 없는 부분을 당연하게 요구한다면 영어로 인한 양극화와 위화감은 심각해 질 것이다. 현재 영어교육의 기조가 EFL에서 ESL로 가는 것이 대세로 인식되고 있는 상황에서 과도한 사교육비를 지출할 여력이 없는 사람들에게 이러한 대세가 강요는 아닌지, 집고 넘어가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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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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