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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네 운명運命이란 말을 생각해보았나?
다 쓰는 말이니 모를 리 없겠네만 운명이란 명을 나르는 것,
즉 자기의 목숨을 나르는 것이지.
자네가 자네의 몸을 지금 이 순간 이곳으로 끌고 온 것,
이것이 운명일세.
그러므로 운명이란 자기 자신에게 어떤 경험을 시켜주느냐 하는 것일세.
내가 사람들을 도와주러 찾아 다닌 게 아니라
내게 경험을 시켜주기 위하여 그렇게 한 것뿐이네.
"
- <소설 토정비결> 이재운, 1991, 해냄


보시오. 고려왕조도 조선왕조도 마치 자신들이 세상을 바꿔온 양 얘기하오. 그러나 왕조가 대체 세상의 변화에 무슨 일을 했소? 권력을 잡기 위해 무고한 사람들을 희생시켰을 뿐이오. 왕조는 바뀌어도 백성들이 살아가는 꼴은 하나도 바뀌지 않았소.
...

그렇다면 사람들만을 보아서는 안될 것이오. 그들이 무엇을 먹고 입고 살아가는지, 경제가 어떻게 흘러가는지를 보시오. 금산에서 인삼이 나고, 한산의 모시가 유명하고, 전주에서는 한지가 많이 나오. 이천에서는 좋은 도자기가 많이 나고, 강진에서는 백자가 나지요.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도 저절도 나는 것이 아니라 땅을 보아 나는 것이오. 물산도 이럴진대 사람인들 안 그렇겠소? 그 땅을 보면 인물도 볼 수 있을 것이오. 거기에 아마도 이 선비가 찾는 답이 있을 거외다.
...

돈은 그저 흘러가도록 해야 합니다. 돈을 잡아 가두거나 숨겨 두려고 하면 돈은 반드시 빠져나갑니다. 돈이 한 곳에 너무 오래 머물러 있으면 썩습니다. 돈은 사람 사는 데 꼭 필요한 것이니 써야합니다. 그러니 돈이 잠시만 나를 스쳐지나가도록 하십시오. 십년동안 열심히 일해서 얼마를 모아야지 하는 어리석은 계획은 세우지 마십시오.


"매점매석이나 배워가지고는 쓸데가 없네."
 화담이 다시 말을 이었다.
"물산의 흐름을 바로 잡는 것이 경제라 하였습니다."
"그건 장사꾼의 얘기, 도인은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네."
"그럼 뭐라고 합니까?"
"마음 장사를 해야지."
"마음 장사라구요?"

"제 마음을 들여다보아도 맺힌 곳이 있고, 풀린 곳이 있다네. 
 네는 마음의 장사꾼이 되게.
 그래서 용기가 나지 않는 땅에는 용기를 북돋아 주고, 지혜가 필요한 땅에는 지혜를 주게.
 그러려면 어떤 땅에 뭐가 많고 부족한가를 알아야 하네."

2001. 4. 15



어떻게 하다보니 비즈니스 세계에 인연을 맺게 됐다. 비즈니스 세계는 가치가 있는 무엇인가를 거래하는 곳. 가치는 다양하다. TV나 노트북같은 제품에서 예술작품, 뉴스, 전문정보 등에 이르기까지. 가끔 생각한다. 토정비결에서 화담이 말한 '마음 장사'란 무엇일까하고. 내가 관심 있는 NGO나 사회적기업들은 그것에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있지 않을까. 어쩌면 이 곳 블로그세상도.
Posted by 고래의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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