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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장에 잔고가 없다. 자동차도 팔고, 집도 팔고, 아끼던 수집품도 모두 팔았다.
그래도 빛이 4,800억원...

파산도 이런 파산이 없습니다. 그래도 웃으며 배짱 좋게 놀러오라고 할 수 있을까요? 우리는 돈은 없지만 사랑이 있노라며 노래부르면서?


최초로 파산한 지자체, 일본 유바리(夕張) 시

일본 훗카이도에 위치하고 있는 유바리 시는 최초로 파산한 지자체로 유명합니다. 유바리 시는 메이지시대부터 탄광 마을로 번영했으나 모두 폐광되고 메론 중심의 농업 및 식품가공업, 석탄 역사와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 중심의 관광산업에 투자해왔습니다. 하지만 관광시설 과잉 투자는 3억5천3백만 달러(약 4800억원)가 넘는 빚만 남기게 됐습니다.

유바리 시는 2007년 파산을 선언했고 자구책으로 돈이 되는 것이라면 뭐든지 경매에 올렸습니다. 버스, 관광시설, 로보트 등등을 말이죠. 전문가들은 부채 상환에만 18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시민들도 부채만 남은 도시, 유바리 시를 등지기 시작했습니다. 과거 인구 12만 명 유바리 시는 현재 10분의 1 수준(약 1만2천 명)으로 감소했고 현재 일본에서 세 번째로 인구가 적은 도시로 몰락했다고 합니다.


(유바리 국제판타스틱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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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도시, 유바리 - 'No Money But Love' 캠페인

지난 25일 '칸 국제광고제(Cannes Lions 2009)'에서 유쾌한 소식이 날아왔습니다. 유바리 도시 캠페인이 칸 국제광고제 프로모션 부문 그랑프리를 수상했다고 하네요. ('3년 전 파산 일본 유바리시 캐릭터 ‘칸 국제광고제’ 그랑프리 수상', 2009.6.25 중앙일보)

유바리 시는 ‘돈은 없지만 사랑은 있다(No Money But Love)’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이 캠페인은 전국에서 가장 낮은 이혼율을 자랑하는 유바리 시의 강점에서 출발했습니다. '부부', '사랑' 등의 컨셉에 착안해 유바리 시 캐릭터 ‘유바리 후사이(부부)’를 개발하고, 이들을 주인공으로 한 뮤직비디오와 각종 프로모션이 전개됐습니다.

(뮤직 비디오... 꼭 보십쇼. 끝까지)



결과, 유바리 시는 연간 방문 관광객수가 10% 증가했고 3천1백만 달러의 관광수익을 올렸습니다. 고무적인 것은 캠페인 슬로건인 'No Money But Love'를 따라 3000 커플이 방문했다 점인데요, 정말이지 대단하지 않은가 싶습니다.

PR 측면에서도 신문 기사 100건, 온라인 매체 기사 100건, TV 뉴스 30건, 블로그 글 53,100개 등 경이로운 기록을 남겼습니다. 광고로 환산하면 약 150만 달러에 해당하는 효과라고 합니다.

(칸 국제광고제 제출용 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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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r challenge was to promote Yubari, reenergize its citizens, and help erase the debt burden. Our PR strategy focused on the fact that Yubari boasted the lowest divorce rate in the whole of Japan and as such we created the idea, 'Yubari, no money but love.'
In expanding this idea we created a couple of loveable, yet slightly ironic characters called 'Yubari Fusai'.
......
The idea of “no money but love” was an honest, yet endearing articulation of the situation they faced. Added to which, and in a country obsessed by cute characters such as Hello Kitty, the Yubari Fusai icon, proved to be a potent vehicle in generating WOM, print and broadcast PR.
http://work.canneslions.com/promo/#



유바리 캐릭터 '유바리 후사이(夫妻, 부부)'

‘유바리 후사이(부부)’는 유바리 특산물인 멜론을 형상화한 캐릭터로 2007년 유바리 시와 지역 리조트 회사인 ‘유바리 리조트’가 공동 개발했습니다. 부부라는 의미의 ‘후사이’는 부채(負債)와 일본어 발음이 똑같아 명명됐다고 하니 그 재치와 용기가 놀라울 뿐입니다. 부부인 ‘도산’과 ‘적자’ 커플은 누더기 옷을 입고 땀을 흘리며 손수레를 끄는 등 유바리의 처지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캠페인의 중심에는 역시 차별화된 캐릭터가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지자체의 독보적인 행보들이 늘어날 수록 도시 PR, 도시 캠페인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텐데요. 과연 얼마나 많은 도시들이 유바리와 같은 과감한 선택을 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세상에 모두 멋진 사람들만 있다면 얼마나 삭막할까요. 재밌는 놈, 이상한 놈, 때에 따라서는 위험한 놈도 있어야지요 ^^

커뮤니케이션의 영역이 넓어질 수록 결국 더 다양한 입장에 대한 절실한 고민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유바리 도시 캠페인의 성공은 우리 커뮤니케이션 업계의 지평도 한 차원 넓혀 주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꼭 보란듯이 멋지게 재기하기 바랍니다!

(캐릭터 '유바리 후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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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2009 PR 부문 그랑프리는 호주의 '꿈의 직업'이 선정됐습니다.


[기타 사이트]

* '유바리 후사이'캐릭터 사이트

http://yubarifusai.jp/index.html

** 유바리 수상 이유 및 제출용 동영상 (NEW! Promo Lions Grand Prix President)
http://www.canneslions.com/lions/videos ··· tag%3D68

(2009. 3. 11. fuseblog에 작성)

Posted by 고래의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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