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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웅산 수지, 귓가에는 퍽 익숙하면서도 도무지 알 수 없는 존재.

흔히들 그녀들 버마(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상징이라고 말하며 그녀의 가택연금에 분개하지만, 내겐 늘 먼 이야기로만 들렸다. 그녀가 가택연금되어 있던 기간만큼이나 나는 그녀에게 무관심했고, 그 기간이 길어질 수록 난 그런 버마의 민주화 운동에 흥미를 잃어갔다.


1.
그런 내게 아웅산 수지의 존재를 찾아나서게 한 것은 그녀의 64번째 생일(6/19)을 축하하는 글로벌 온라인 프로젝트였다.

참여연대 블로그를 통해 알게 된 64forsuu.com 사이트는 기묘했다. 64번째 생일을 64개 단어로 축하하는 프로젝트 사이트. 생일축하니 즐겁고 신나기도 하고, 가택연금에 재판정을 오가니 서글프고 화가나기도 한다. 온갖 감정들이 뒤섞여 아웅산 수지를 격려하고, 버마 민주화 운동을 응원한다. 응원은 거부할 수 없는 흐름속에서 자연스럽게 지지로 이어진다.

64forsuu.com 사이트

사용자 삽입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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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64 Words의 방식은 다양하다. 누군가는 64 Words로 글을 쓰고, 누군가는 동영상을, 또 다른 누군가는 사진을 올린다. 아무리 기사를 읽어도 이해할 수 없는 나같은 사람에겐 한두 편의 동영상이 최고다. 적절한 영상과 음악의 조합은 수 백개의 응원 텍스트 메시지보다 더 파워풀하다.

Aung San Suu Kyi: Her Burma - Amnesty International (United Kingdom)


Burma VJ - A film about the 2007 Uprising (United Kingdom)



3.
아웅산 수지에 대한 평가는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상반되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그 가운데 경계인의 선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경은 역시 유명인사다. 이번 64forsuu.com에서 나의 마음을 결정적으로 움직인 것은 김대중 전대통령의 64 Words였다. 유명인사의 지지는 특히 상대방의 정체가 불분명한 온라인 공간에서 특히 위력을 발휘하는 것 같다. 특히 그 무대가 커지면 커질수록.

We Koreans, who have already experienced the brutal oppression of a military dictatorship share deep compassion with, and send our sincere encouragement to, the people of Burma. Looking back on our experience, I believe democracy will eventually be restored in Burma, as long as the Burmese people continue their struggle against the military regime, and as long as the international community supports their efforts.
 
Kim Dae-Jung, Nobel Peace Prize winner and former President of Korea (1997-2003)
(South Korea)


전세계 민주주의 시민들이 응원하는 생일축하 잔치는 끝났다. 하지만 등록했던 이메일 주소를 통해 계속해서 아웅산 수지와 버마 민주화 소식을 전해듣게 될 것이고, 이 짧은 기간이었지만 이 행사에 참여했던 모든 사람들이 뜨거운 무언가를 나누어 가졌을 것이다.

역시 재밌다. 온라인이란 무대는...


* 연합뉴스 관련 기사. '수치 생일축하행사로 바쁜 미얀마 사람들(6/18)'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01&aid=0002722475

Posted by 고래의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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