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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수록 즐거운 양성평등
남성과 여성의 조화로운 파트너십과 이상적인 역할모델을 제시하는 교육 기획 ‘알수록 즐거운 양성평등’ 시리즈를 연재한다. 여성신문이 바람직한 양성평등 교재로 활용될 수 있도록 양성평등 교육 전문가의 인터뷰와 양성평등 교육 현장, 우수 교수법 등을 소개한다.
첫 양성평등 인정교과서 펴낸 강현숙 속리중 교사
양성평등의 핵심은 ‘배려하는 관계’
“양성평등 교육의 핵심은 성별의 문제가 아니라 배려하는 관계를 사회화할 수 있는 문화를 형성하는 것에 있다고 봅니다.”
충북 속리중의 강현숙(33·사진) 국어교사는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서로의 성을 배려하는 양성평등 교과서가 없는 것이 안타까워 지난해 최초의 양성평등 인정교과서인 ‘중학생을 위한 함께 풀어가는 양성평등 이야기’를 공동 집필했다.

그는 여성부가 주최한 제2회 양성평등 교육 우수 사례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고, 현재 양성평등교육 전문강사로 활동하는 양성평등 교육 베테랑이기도 하다.

그가 양성평등 교육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005년 충북의 속리중학교에 부임하면서부터다.

“탈의할 별도의 공간이 없는 남학생들이 교실에서 옷을 갈아입을 때 여학생들이 불쑥 들어오면 불쾌하다고 항의를 했어요. 처음에는 남자인데 알통 좀 보이면 어때라고 반응했는데 생각해보니 남학생들도 여학생들처럼 똑같이 부끄럽고 기분이 상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강 교사는 이후 자신부터라도 동료 교사나 학생들에게 양성평등 교육의식을 심어주어야겠다는 생각에 양성평등 교육에 관심을 갖게 됐다.

“양성평등 교육 한다니까 여성의 권익만 추구하는 것으로 오해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양성평등은 단순히 여성과 남성의 역할만을 바꾸면 되는 것이 아니라 상호 유동적으로 성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의식을 키워줄 때 가능합니다.”
강 교사는 수업시간이나 조·종례 시간을 이용해 지속적으로 아이들에게 양성평등의식을 심어주고 있다.

그가 담당하는 국어 교과시간의 경우 문학작품을 통해 성차별 상황을 찾아내고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시간을 갖는다.

예컨대 홍길동전에서는 남성만 과거를 본다거나 일부다처제 등의 상황을 제시하고 양성 불평등한 이유를 찾도록 한다.

또 학교 체육행사 때 여학생에게는 씨름을, 남학생에게는 훌라후프 돌리기를 시키는 등 남자운동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것은 여학생에게, 여자운동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것은 남학생에게 할 기회를 주고 남녀가 함께할 수 있는 놀이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강 교사는 “조회시간에는 양성평등과 관련된 이야기를 들려주고 종례시간에는 학생들이 한 명씩 돌아가며 그날 있었던 성 불평등 상황을 이야기해 보고 개선 방안을 토의하는 시간을 갖는다”며 “서로의 성을 배려하는 학생들의 노력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뚜렷하게 보인다”고 덧붙였다. 
‘인형놀이는 무슨…’ ‘사내대장부는 그러면 못써!’ ‘여자가 치마 입고 복도에서 뛰니?’라고 말하기보다 ‘참 섬세하구나’ ‘활발하구나’라는 개인의 특성을 나타내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교육에 도움이 된다는 게 강 교사의 조언이다.
1000호 [라이프] (2008-10-02)
김재희 / 여성신문 기자 (jay@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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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수록 즐거운 양성평등
남성과 여성의 조화로운 파트너십과 이상적인 역할모델을 제시하는 교육 기획 ‘알수록 즐거운 양성평등’ 시리즈를 연재한다. 여성신문이 바람직한 양성평등 교재로 활용될 수 있도록 양성평등 교육 전문가의 인터뷰와 양성평등 교육 현장, 우수 교수법 등을 소개한다.
사행시와 그림으로 재미있게 배워요
성남시 은행초교
▲ 성남은행초교의 한 학생이 자신이 그린 양성평등 그림을 김성 교장에게 설명하고 있다.
“여자들이 야구하는 모습을 그려봤어요. 양성평등한 세상이 오려면 여자도 야구 해야죠.”(3학년 김민)
“양성평등을 4행시로 표현했어요. ‘양’쪽 모두 입장에서, ‘성’별의 차이를 뛰어넘어 ‘평’생 ‘등’에 기대어 힘이 되어주는 서로가 됩시다.”(4학년 박지선)
“남자는 수예하면 안 돼! 여자는 말 많으면 안 돼! 남녀를 차별하는 말을 모아 ‘양성평등 금지어 신문’을 만들었어요.”(5학년 서진오)
경기 성남시에 위치한 성남은행초등학교의 양성평등 교육 현장은 사생대회를 방불케 했다. 성남은행초등학교에서는 지난 13일 양성평등 그리기와 사행시 짓기, 학급신문 만들기 대회가 열렸다. 1600여 명의 전교생들은 손과 얼굴에 물감을 가득 묻힌 채 양성평등을 다양한 작품으로 표현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이 학교에서는 지난 7월부터 여성부가 위탁하고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이 관리하는 ‘생애주기별 양성평등의식 교육’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양성평등 관련 행사와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전교생들은 각종 대회와 실천사례 발표, 양성평등 실천 토론 등을 통해 생활 속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양성평등 교육을 받고 있다. 특히 우수 학생들은 표창장을 받고 경험을 발표하며 양성평등 실천이 얼마나 뿌듯하고 즐거운 일인지를 익힌다고 한다.

이기준(6학년)군은 “그리기나 글짓기 등 재밌는 방식으로 양성평등을 공부하니까 성차별이 무엇인지 이해하기가 쉽다”며 “대회에서 상 타고 싶어 집에서도 설거지나 청소를 많이 한다”고 말했다.

재량활동 시간에는 매주 2시간씩 ‘글로벌 리더로서의 양성평등 생활화’ ‘사회에서의 양성평등’ ‘가정에서의 양성평등’ 등 정기적인 수업도 진행된다.

성남은행초교 학부모들도 양성평등 교육 대상에서 예외가 아니다. 학교에서 아무리 남녀는 평등하다는 교육을 받아도 가정에서 성차별을 하거나 성역할 고정관념을 아이들에게 심어주면 혼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학부모 연수와 실천수기 쓰기, 양성평등 가족신문 만들기 등의 프로그램을 지난 3개월간 꾸준히 수행한 덕분에 이제 학부모들도 기본적인 양성평등의 개념을 아이들에게 지도할 수 있는 수준이 됐다고.

한국양성평등전문강사협회 회장이기도 한 김성 교장은 “양성평등 교육은 스펀지처럼 체화가 빠른 어린 시절부터 이루어지는 것이 중요하다”며 “초등학교부터 전교생을 대상으로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각 학교 선생님들의 의지가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1003호 [라이프] (2008-10-24)
김재희 / 여성신문 기자 (jay@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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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지 성매매 알선 법적 책임 물어야
‘다시함께센터’ 등 여성단체 스포츠지 고발
스포츠지 발행 언론기관 ‘문제 외면’ 심각
‘성매매 피해, 생존자 자활지원을 위한 다시 함께 센터’(이하 ‘다시함께센터’) 등 5개 여성단체가 스포츠 신문의 6곳을 동시에 고발했다. 지난 7월 21일부터 9월 30일까지 이들 신문사 홈페이지를 모니터링 한 결과 성인메뉴를 통해 공공연하게 성매매 알선행위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들 단체는 강력한 법적책임을 물어서라도 언론의 성매매 조장 행태를 막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들 여성단체는 지난 22일 서울여성가족재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스포츠조선(운영사 조선일보), 일간스포츠(중앙일보), 스포츠서울(서울신문), 스포츠한국(한국일보), 스포츠칸(경향신문), 스포츠투데이(아시아미디어그룹) 등 총 6곳의 신문사를 성매매 알선과 광고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성매매방지법 시행으로 성매매 알선과 광고에 대한 법적 규제는 마련됐지만 아직 처벌과 수사는 미미한 상황에서 법적 처벌을 촉구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스포츠지가 자사 인터넷 사이트를 운영하며 성매매를 유도한다는 지적은 2006년 국회 국정감사에서 공론화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언론사 인터넷 사이트에 대한 규제방안이 없다는 이유로 특별히 법적 처벌이 가해지지 않으면서 흐지부지 일단락됐다.      
공동 고발단은 형사고발을 통해 ‘성매매 알선 및 광고행위’에 대해 ‘성매매알선등행위의처벌에관한법률’과 ‘정보통신망법’을 위반했다는 내용의 불법성 확정 후 손해배상 등의 민사소송을 통해 그 책임을 물을 방침이다.

‘성매매알선등행위의처벌에관한법률’ 제20조에 따르면 성을 사는 행위를 권유 또는 유인하는 광고를 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명시돼 있다. 또 ‘정보통신망법’ 제44조는 정보통신망을 통해 음란한 부호·문언·음향·화상 또는 영상을 배포·판매·임대하거나 공연히 전시하는 내용의 정보를 유통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이를 위반하여 공연히 전시한 자는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날 다시함께센터는 총 7명의 시민으로 이뤄진 인터넷성매매감시단을 통해 스포츠 신문 홈페이지의 성매매 알선 실태를 모니터링 한 결과를 공개했다.

이 결과에 따르면, 스포츠 신문 홈페이지는 성인메뉴를 통해 음란물 사이트나 성매매 업소, 화상채팅 사이트로 쉽게 연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성인서브메뉴 아래 다양한 하위 메뉴를 운영하며 성매매 알선업소 광고와 소개, 신종 성매매 업소 홍보, 체험후기 공유 등이 활발히 이뤄지도록 했다.

중앙일보에서 발행하는 일간스포츠의 경우 ‘맨홀’이라는 성인메뉴를 운영하고 있다. ‘맨홀’의 하위메뉴인 ‘밤문화 24시’에서는 성매매 알선업소 소개와 체험후기 공유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이 게시판에는 기사 형식으로 특정 업소를 홍보하는 글이 게재돼 있으며 업소 홈페이지를 명시하여 바로 이동할 수 있게 돼 있다.

하지만 고발된 스포츠 신문 대부분이 대형 언론사들에 의해 운영되고 있는 상황에서 스포츠신문의 성매매 알선과 광고 행위에 대한 문제를 공론화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조진경 다시함께센터 소장은 “홈페이지 고발 자체가 언론사 대상으로 이뤄져 본인들이 오겠나 싶었지만 이 문제에 관심들이 없는 건지 관심이 없게 하는 건지 언론사가 너무 오지 않아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두 매체만 참석했다.

조 소장은 “건전한 사회문화를 장려하고 선도해야 하는 언론사가 제 역할을 방기하는 것일 뿐 아니라 성매매방지법을 무력화시키고 실질적으로 성매매를 조장하고 있다”며 “남성이 여성을 성적 착취 대상으로 보는 관행이 범람하고 있지만 이를 문제화하지 않는 상황에서 법적 책임을 묻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를 계기로 공론화가 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1003호 [사회] (2008-10-24)
김재희 / 여성신문 기자 (jay@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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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동등한 대접 받으며 함께 살길 원해"
▲ 충북이주여성인권센터 연극 동아리‘툭툭’의 단원들.
“이 돌대가리야 한국에 온 지 한 달이나 됐는데 아직도 한국말을 못 해?”
“우리 반 애들이 엄마가 말도 잘 못 하고 이상하게 생겼다고 자꾸 놀려.”
(‘툭툭’의 ‘함께 살아요’ 연극 대사 중)
지난 7일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이 주최한 ‘미래 다문화 사회 전망과 교육적 대응’ 포럼에서는 이주 여성 연극 동아리 ‘툭툭’의 ‘함께 살아요’라는 연극이 펼쳐졌다. 아시하라 유미코(33·일본), 에리헴체책(32·몽골), 체체그수렌(36·몽골), 발과 로사리오(30·필리핀), 이아리야(28·태국) 등 5명의 결혼 이민자 여성 배우들은 한국살이에 설움을 호소하며 연기에 몰입하고 있었다.

충북이주여성인권센터 소속의 연극동아리 ‘툭툭’은 2007년부터 이주 여성들의 이야기를 연극을 통해 알려왔다. 이주 여성들의 한국어 실력 향상을 위해 결성된 ‘툭툭’은 어느덧 입소문이 전국적으로 퍼지면서 서울, 익산, 청주 등 ‘이주 여성 및 다문화’가 논의되는 다양한 자리에서 모두 17차례의 크고 작은 무대에 섰다.

한국어 실력도 연기 실력도 모두 아마추어지만 ‘툭툭’의 연기에는 한국살이의 서러움이 생생하게 녹아 있다. 자신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직접 대본을 만들었기 때문에 그들의 연기는 삶이기도 하다.

“학교에서 아이가 피부색이 달라 따돌림 당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연기를 하다가 나도 모르게 북받쳐 올라 울었어요. 아이가 저를 닮아 피부가 까매서 자주 놀림을 당하거든요.”(이아리야)
‘툭툭’의 단원들은 연극을 통해 자신감을 얻고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용기를 얻었다고 입을 모은다.

“우리도 동등한 대접을 받으며 함께 살아가길 원한다’는 메시지를 세상에 알리고 싶습니다.”(체체그수렌)
‘툭툭’은 앞으로 전문직 여성으로 한국 사회에서 당당하게 살아가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공연해 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주 여성들이 한국에 도움을 주고, 당당하게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그린 연극을 준비하고 있어요. 이런 모습이 연극이 아니라 언젠가 실제 우리들의 모습이 되길 바라면서 말이에요.”(발과 로사리오)
1007호 [사람들] (2008-11-21)
김재희 / 여성신문 기자 (jay@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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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한(漢韓)대사전’ 완간한 장충식 단국대 명예총장
"30년간 집념으로 세계 최대 한자사전 편찬했다"
▲ © 여성신문 정대웅 기자
최근 세계 최대 규모의 한자 사전인 ‘한한(漢韓)대사전’이 30년 만에 완간돼 한국은 물론 세계인들의 눈길을 끌었다. 한자 5만5000자, 45만여 개의 단어를 수록한 이 사전은 대만의 ‘중문대사전’(5만여 자, 40만 단어), 일본의 ‘대한화사전’(4만9000여 자, 39만 단어), 중국의 ‘한어대사전’(5만6000여 자, 37만 단어)보다 앞선다.  
이 역사적인 사전 편찬의 중심에는 장충식(76) 단국대 명예총장이 있었다. “일본, 중국에도 없는 한국 한자어 사전을 만들자”는 집념으로 ‘한한(漢韓)대사전’ 완간을 이끈 장 총장을 만나 사전 편찬의 대장정과 한자에 얽힌 여성이야기에 대해 들어봤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한자와 단어가 수록된 ‘한한대사전’을 30년 만에 완고하셨는데 소회는.

“한국과 같은 한자문화권은 정치, 천문, 지리 등 수많은 역사 문헌이 한자어로 돼 있어 한국학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통역을 통해 역사문헌을 공부해야 했다. 50년 전 동양학으로 석사논문을 했을 때 일본의 ‘모로하시 사전(대한화사전)’ 말고는 참조할 사전이 없었다. 백제의 왕인 박사가 일본에 한학을 전수했는데 일본인이 만든 사전을 보고 한학을 연구한다는 것 자체가 수치스러웠다. 사전이 생겨 보람을 느낀다.”

-사전 편찬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

“5만5000자의 엄청난 규모의 사전을 만들기 위해 310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예산의 10분의 1 정도만 정부에서 지원됐기 때문에 단국대 자체에서 재정을 충당하는 것이 매우 힘들었다. 사실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등 한자에 관심이 있는 기업가들이 재정적으로 뒷받침을 해준다고 나섰다. 하지만 언제 중단될지도 모를 사업에 기업가의 돈을 쓰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해 사양했다.”

- 사전 편찬의 의미는.

“한국에선 한자를 배우는 세대가 점차 사라져 가고 있다. 선조들이 남긴 수많은 문헌들이 한자로 된 상황에서 이는 역사적인 단절을 의미한다. 사전 편찬은 역사적 단절을 막기 위한 시도이자 한국학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해외 대학들이 한국학 연구소를 없애려고 하는 현실에서 한국학에 대한 세계적 관심을 불어넣어줄 수 있다. 이미 영국, 미국, 중국, 대만 등 많은 나라에서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한자어 중에는 여성을 비하하는 표현이 있다는 지적이 있는데.

“간사(奸詐), 간교(奸巧) 등 간사함을 나타내는 부정적인 한자어에는 ‘여자 여(女)’가 포함돼 있는 경우가 많다. 또 공자의 논어에 보면 ‘여자와 소인은 키우기 어렵다’(唯女子與小人爲難養也) 등의 여성과 소인배를 비교하는 구절도 있다. 하지만 이는 한자 자체가 가부장적인 언어여서가 아니라 시대적 배경과 한자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인식이 뒤떨어진 결과다. 요즘 시대에 여필종부(女必從夫: 아내는 반드시 남편을 따라야 한다)라고 했다간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이라고 소외받기 십상 아닌가. (웃음)”

-현재 범은장학재단 이사장으로 장학사업을 펼치고 있다. 장학 사업가로서 앞으로의 포부는.

“여성교육에 힘쓰고 싶다. 우리 사회가 발전이 더딘 까닭은 여성의 잠재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남성 위주로 된 것들 중에서 여성들이 물꼬를 터준 것이 많다. 스포츠도 여성이 먼저 탁구와 핸드볼에서 금메달을 따지 않았나. 한국 여성을 국가 발전의 원동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여성의 잠재력에 투자해야 한다.”

1007호 [사람들] (2008-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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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가 양육 미혼모 대상 사회적 지원 절실"
시설 거주 양육 미혼모보다 더 많은 어려움 겪어
사례관리서비스·양육비 청구 시스템 마련해야
▲ © 여성신문DB
재가(在家) 양육 미혼모가 양육을 지속할 수 있는 사회적 지원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서울시 늘푸른여성지원센터는 성공회대학교와 산학협력으로 24세 미만의 청소년 양육 미혼모를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심층면접을 실시하고 지난 11월 26일 ‘청소년 양육미혼모의 삶과 미래’ 포럼을 개최했다.

지난 7월부터 10월까지 미혼모 관련 시설에 거주하는 청소년 양육 미혼모 50명과 재가한 청소년 양육 미혼모 56명 등 총 10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재가 청소년 미혼모들이 시설 거주 청소년 미혼모보다 더 많은 어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양육 후 ‘자아의 삶의 태도’에 대한 평가에서는 시설 거주 미혼모에 비해 재가 미혼모가 부정적인 경우가 월등히 높았다. 
‘아이 양육 후 더 가치 있는 사람이 된 것 같다’는 질문에는 재가 청소년 미혼모의 경우 9명이 ‘아니오’로 답했다. 반면 시설 거주 청소년 미혼모의 경우 단 1명만이 부정적으로 답해 시설 거주 청소년의 삶의 태도가 더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기 양육 후 삶의 목표가 뚜렷해졌다’에 대한 설문 결과도 부정적으로 답한 12명 중 9명이 재가 미혼모였다.

양육 포기를 생각한 경험에 대해 ‘힘들지만 계속 양육할 것’이라는 응답자가 92.5%(98명)인 반면 ‘예상보다 힘들어 포기하고 싶다’는 응답자는 1.9%(2명)에 불과해 대다수의 청소년 미혼모들이 양육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양육 포기를 고려한 응답자 모두가 지역사회에 거주하고 있는 청소년 미혼모로 나타나 재가 미혼모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요구됨을 보여줬다.

김유순 성공회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처음에는 자녀 양육에 대한 열정이 많으나 시설에서 퇴소하고 점점 경제적, 육체적, 심리적 스트레스가 가중되면서 포기하고 싶은 마음을 갖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사례관리 서비스 체계 내에서 방문상담 서비스를 활성화해 재가 청소년 양육 미혼모들의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정서적 지지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층면접 결과 재가 미혼모는 경제적 어려움과 미혼부의 책임 회피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었다. 미혼모로부터 아기를 양육하겠다는 의사를 전해들은 미혼부 중 47%가 양육을 찬성한다고 했지만 실제로 양육비 일부를 부담하겠다고 한 경우는 10.8%에 불과했다.

13개월 된 아이를 홀로 키우며 월세방에서 살고 있는 김윤아(가명·21)씨는 “우리 같은 사람들은 (미혼모자) 시설에 있는 사람들보다 더 힘들고 어렵게 아기를 키우고 있다”며 “시설에 있는 사람들은 아기물품 같은 것을 후원 받지만 60만원 월급으로 방값 30만원과 기저귀 값, 공과금 내면 남는 돈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미혼부와 친권 논란이 제기될까봐 양육비를 청구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미혼부와 연락이 두절된 채 부모와 함께 5개월 된 아이를 키우고 있는 최윤영(가명·18)양은 “만약에 애를 달라고 하면 보내야 되는 상황이 될 것도 같아 양육비 받겠다는 생각은 전혀 안 했다”며 양육비 요구 자체에 불안감을 느꼈다.  
김혜영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가족연구실장은 “가사소송법 개정을 통한 미혼 양육부의 법적 책임과 실효성 있는 부양비 청구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며 “부양비를 우선 지출하고 비양육 부나 모에게 사후 정산할 수 있는 제도가 설계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밖에 ▲양육도우미 지원체계 구축 ▲청소년 양육 모의 학습 지원과 직업교육 ▲미혼부의 보육 참여를 유도하는 프로그램 개발 등이 사회적 지원방안으로 제시됐다.
1008호 [사회] (2008-11-28)
김재희 / 여성신문 기자 (jay@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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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칼럼니스트 김소희씨
"동물의 매력, 알면 사랑하게 됩니다"
“‘알면 사랑하게 된다’는 말이 있듯 동물이 인간처럼 감정과 매력을 가지고 있는 생명체라는 것을 알게 되면 동물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도 달라지지 않을까요?”
국내 유일한 동물 칼럼니스트로 통하는 김소희(33)씨는 글을 통해 동물의 매력을 알리며 동물과 인간의 메신저 역할을 하고 있다. 대학 시절 동물과는 거리가 먼 가족자원경영학을 전공했던 그가 동물 칼럼니스트라는 생소한 직업을 갖게 된 이유는 ‘애니멀 파크(animalpark.pe.kr)’라는 홈페이지를 운영하면서부터다.

“대학교 4학년 때 여느 젊은이들처럼 개인 홈페이지를 구상했어요. 그 때 주제를 무엇으로 할까 고민하다가 동물이 얼마나 위대한 생명체인지 알려주고 싶은 바람에서 ‘애니멀 파크’를 구상하게 됐습니다.”
한 대학생의 단순한 열정으로 지난 2000년 탄생한 ‘애니멀 파크’는 김씨는 물론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삶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 현재 6만 명의 회원이 등록돼 있는 이 사이트는 2003년 한국과학문화재단의 ‘대한민국 과학 콘텐츠 대상’ 최우수상을 수상하게 됐다. 이후 김씨는 ‘아주 특별한 동물별 이야기’(2006)를 집필한 뒤 기상천외한 생명체를 다룬 두 번째 책을 다음달 출간할 예정이다.   
동물 칼럼니스트라는 영역을 홀로 개척할 수 있었던 비결을 묻자 김씨는 단번에 ‘열정’이라고 말했다.

때로는 동료 없는 외로움도 느끼지만 자신과 같은 직업을 갖고 싶다는 아이들의 메일을 받을 때마다 “이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정말 잘 해야 겠다”고 스스로를  다독인다. 
지구온난화, 동물 실험 등 인간의 이기심으로 인해 수많은 동물들이 사라져 가고 있는 상황에서 김씨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동물의 매력과 소중함을 알릴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웹을 통해 동물원을 드나들 수 있는 ‘디지털 테마파크’를 구상 중이에요. 동물원에 가면 주로 동물들이 잠을 자거나 우리에 갇혀 제대로 교감하지 못하잖아요. 동물원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동물들의 다양한 모습을 기대하셔도 좋을 겁니다.”
1010호 [사람들] (2008-12-12)
김재희 / 여성신문 기자 (jay@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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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미래를 이끌어갈 여성지도자상
미래를 여는 여성 파워 보여줘
각 분야 활약 중인 10명 선정
제7회 미래를 이끌어갈 여성지도자상(미지상) 수상자 10명이 선정됐다. 미지상은 미래 여성 지도자를 발굴하기 위해 시민운동, 법조계, 경제계, 문화예술계, 과학기술계 등 각 분야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50세 이하의 여성들을 선정, 격려하는 상이다.

미지상은 이미 성장한 리더가 아닌 미래의 여성 리더들에게 시상하는 국내 유일의 상으로 자신의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추고 활약하는 것은 물론 여성 권익 및 사회 공익에 대한 헌신성을 중요한 기준으로 삼고 있다.

올해 수상자는 총 10명으로 다양한 분야에 걸쳐 추천받은 인물을 후보로 해 여성신문 편집위원회와 기자단의 최종 심사를 거쳐 선발했다.

각 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은 이들은 후배들의 역할모델이 되고 있다.

김현경 MBC 북한전문 기자는 언론계에서 흔치 않은 ‘북한전문 기자’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20년째 ‘통일전망대’를 진행해 왔으며, 이공주복 전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WIST) 센터장은 교수로서 강단에서 후학을 양성하는 것뿐만 아니라 후배 여성 과학기술인들을 지원하고 그 위상을 높이는 데 앞장서 왔다.

여성 리더는 능력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여성의식을 가지고 자신의 일에서 여성들의 공익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양현아 서울대 법대 교수는 일본군 성노예 전범 여성 국제법정에서 남북한공동검사단에서 활약했고 호주제 헌법 불합치 결정에 기여하는 등 법에 여성의 입장을 반영하기 위해 노력해 온 인물.

원민경 변호사는 친권 관련 민법개정운동, 성매매특별법 합법화 주장에 대한 대응 등 여성들의 편에 서서 법률적인 고문을 도맡아 왔다.

인권위 최초 여성 장애인 상임위원으로 선출돼 화제를 모은 최경숙 위원은 전국 최초로 장애인성폭력상담소를 만드는 등 여성 장애인 권익 보호를 위해 힘써왔다.

젊은 나이에 자기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인물들도 눈길을 끈다.

올해 32세의 젊은 다큐멘터리 감독 백연아씨는 데뷔작 ‘소리아이’로 시러큐스국제영화제 장편다큐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거뒀고, NHN의 30대 여성 이사 이람씨는 국내 IT 업계 히트상품을 연달아 배출시키며 대표주자로 주목받았다.

올해 7회를 맞은 미지상은 지난 2001년 제정되어 지금까지 여성 리더 60여 명을 발굴해 왔으며 이들은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활약하고 있다.

제7회 미지상 시상식은 새해 1월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 각계 주요 인사와 역대 수상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다.
1012호 [사회] (2008-12-26)
박윤수 / 여성신문 기자 (birdy@womennews.co.kr)

[블로그] http://blog.naver.com/birdysue



수상자 인터뷰 "여성의식·전문성·잠재력 3박자 갖춰"
미지상 수상자

<여성신문>이 전문성과 잠재력을 갖춘 미래의 여성 지도자들을 발굴하기 위해 매년 실시하는 ‘미래를 이끌어갈 여성지도자상’(이하 미지상) 수상자 10명이 최종 선정됐다. 7회째를 맞는 ‘미지상’의 2008년도 수상자들은 시민운동(NGO), 경제계, 법조계, 언론계, 문화계 등 각 분야에서 전문성과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는 인물들로 각계의 추천을 받아 공익성과 여성의식을 중요한 기준으로 최종 심사를 거쳤다. 제7회 미지상 시상식은 새해 1월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수상자 10명의 소감과 포부를 들어봤다. (이름 가나다순)

“20년 전문기자 외길 인생 후회 없어요”

김현경 MBC 북한전문 기자

“올해로 23년차인데 ‘미래의 여성지도자’란 말을 들으니 쑥스럽네요. 나에게도 미래가 있구나 하는 생각에 신선했어요.”
언론계에서 ‘북한전문 기자’라는 흔치 않은 타이틀로 한 길을 가고 있는 김현경(45) 기자. 김일성 주석 사망, 6·15남북공동선언, 남북 정상회담, 정주영 회장의 소떼 방북, 금강산 관광 개시 등 남북관계와 관련된 중요한 사건의 중심에는 항상 그가 있었다.
유난히 사건 사고가 많았던 2008년. 악화 일로를 걷고 있는 최근의 남북관계를 바라보는 그의 눈은 날카롭다.
“좋은 시기가 오래 갔던 것이라고 생각해요. 구조적인 모순은 내버려 둔 채 미래만을 바라보며 과속으로 달려왔기 때문이죠. 이제 과거를 제대로 되돌아보고 다시 출발하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할 때입니다.”
북한과의 인연은 우연히 시작됐다. 1986년 MBC 아나운서로 입사한 뒤 출산휴가를 마치고 돌아온 1989년, 마침 공석이었던 ‘통일전망대’의 여자 MC를 맡게 된 것. 1994년 김일성 주석 사망 사건이 터지면서 기자로 전직한 뒤 ‘통일전망대’의 책임 프로듀서를 맡고 있는 지금까지 한 길을 고수해왔다.
그는 “북한도 우리나라의 인프라라는 인식이 필요하다”며 언론에서 제대로 반영되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기도 한 그가 관심을 갖는 부분은 탈북 청소년 문제다.
“유일하게 정치적이지 않은 탈북자 그룹이죠. 이들이 성인이 되어 사회에 적응하려는 지금, 꼭 한 번 관심을 가져야 할 주제입니다.”
“맡은 분야에서 최고의 정점과 바닥을 동시에 경험했다”는 사실을 행운이라고 생각하는 김현경 기자. 그는 “우리 사회의 지각변동이 있을 때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주요 약력
▲MBC 아나운서 ▲MBC 보도국 통일외교부 기자 ▲MBC 통일전망대 팀장 ▲한국여기자협회 부회장

“하고 싶은 일로 사회기여 공간 꿈꿔요”

김희옥 하자센터 부센터장

“저같이 안 보이는 곳에서 조용히 활동하는 사람에게도 기대와 요구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 책임감이 큽니다.”
김희옥(42) 서울시립 청소년 직업체험센터(하자센터) 부센터장은 1999년 외환위기 직후 문화 작업자를 길러내 청년실업 을 극복하고자 탄생한 하자센터의 창립 멤버다.
이화여대 철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한 그는 하자센터에서 인문학 강좌와 대안 미디어 교육을 담당해 왔으며, 내년 서울시 대안교육센터로 이관되는 하자작업장 학교의 총책임을 맡고 있다.
하자센터와 인연을 맺게 된 계기를 묻자 그는 무엇인가 열심히 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배움을 불어넣어 ‘러닝 바이 두잉(learning by doing)’을 실현하고 싶었다고 답했다.
“인문학적 성찰을 아이들에게 불어넣어 무엇인가를 하면서 배울 수 있는 공간으로 하자센터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김 부센터장은 가르치기보다 아이들이 스스로 배울 수 있는 인문학 강좌를 열었다. 그는 “인문학 강좌를 통해 읽고 해석하는 능력보다 무엇을 드러내고 어떻게 표현하는가를 중요하다고 생각해 실질적인 텍스트를 사용하지 않았다”며 “그림, 말, 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인문학 교실을 이어갔다”고 말했다.
내년이면 10주년을 맞는 하자센터는 청소년뿐 아니라 다양한 세대를 아우르는 공간으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2010년 서울청소년창의센터로 전환하는 하자센터는 청소년뿐 아니라 9~30세까지 세대를 아우르는 공간으로 전환을 꾀하고 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도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대안적 학습 공간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세대 간 공조를 통해 평생학습과 사회적 돌봄을 실천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주요 약력
▲서울시립청소년 직업체험센터 부센터장 ▲2008 청소년 창의성 국제심포지엄 총괄

“한국의 가족 이야기 다큐에 담아낼 터”

백연아 다큐멘터리 감독

올해 ‘소리아이’라는 판소리 다큐멘터리가 영화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수범이와 성열이라는 두 소년이 벌이는 생생한 소리판과 그들을 둘러싼 가족관계에 대한 섬세함을 담아낸 작품. 이를 카메라에 생생하게 담아낸 이가 바로 백연아(32) 다큐멘터리 감독이다.
“첫 작품 ‘소리아이’를 세상에 내놓고 나서 제 안의 그 무엇이 정리되는 느낌이었습니다. 이제 본격적인 시작을 앞두고 수상을 하게 되어 큰 영광인 동시에 책임감도 느껴집니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 이 다큐는 1년간 서울독립영화제를 포함해 여러 상영회와 시사회 자리에서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4월에는 시러큐스국제영화제에 정식 출품돼 장편 다큐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뤄내기도 했다. 
대학에서 그림을 전공한 뒤 런던으로 유학을 떠나 비디오아트에 관심을 갖게 된 백 감독은 여러 다양한 스타일의 실험 영상을 만들어낸 후 2002년부터 본격적으로 다큐멘터리를 연출하기 시작했다. 2002년 ‘Long Way Home’이라는 작품을 기획·연출한 이후 대니얼 고든 감독의 북한 소재 다큐멘터리 ‘어떤 나라’의 편집 작업에 참여하기도 했다.
그는 개인적인 작품 완성만큼이나 국내 다큐 제작 시스템 구축에도 관심이 많다. 다큐 제작 시 방송 등을 통해 해외까지 뻗어나갈 수 있는 판로가 마련되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그의 목표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는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이 그의 계획이다. 그는 “한국 사회 ‘가족’만이 지니고 있는 총체적인 이야기를 풀어내고 싶다”며 “그 이야기들이 카메라를 통해 어떻게 재현될지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주요 약력
▲2002년 ‘Long way home’ 기획·연출 ▲북한 소재 다큐 ‘어떤 나라’ 편집 참여 ▲‘소리아이’ 감독, 시러큐스 국제영화제 다큐부문 최우수상 수상

법 속 여성의 목소리 담아내는 데 앞장

양현아 서울대 법대 교수

“여성신문으로부터 이런 의미 있는 상을 받게 돼 더욱 기쁘고 감사합니다. 법조계에서 활약하는 다른 훌륭한 여성분들이 많은데 그분들을 대신해 제가 이 상을 받게 된 것 같습니다.”
서울대 법대 최초의 여성 교수라는 타이틀로 유명한 양현아(49) 서울대 법대 교수는 법여성학 연구와 강의를 통해 법 속에 여성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2000년 일본 도쿄에서 개최된 일본군 성노예 전범 여성 국제법정에서 남북한공동검사단 검사로 활약한 그는 생존자들의 증언 조사 연구를 통해 새 방법론으로 이들의 목소리를 재현해냈다. 2005년에는 법무부·여성단체와 호주제에 대한 헌법 불합치 결정과 호주제 폐지를 이뤄내는 데 크게 기여했다. 같은 해 12월에 한국젠더법학연구회를 창립, 법학과 여성학을 접목한 젠더법학으로 새로운 법체계를 만들기 위한 활동에 나섰다.
현재는 한국젠더법학회 부회장으로 있으면서 여성이 겪는 다양한 문제와 양성평등 인식을 고양시킬 수 있는 방법론 모색에 힘쓰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성매매 여성에 대한 인권유린과 손해배상, 여성의 병역의무에 대한 문제를 짚었으며 친권 자동부활에 대한 개선도 주장했다.
그는 서울대 재학 시절 접한 페미니즘 사상에 큰 관심을 가지게 됐고 미국으로 유학해 뉴욕 뉴스쿨에서 본격적으로 페미니즘 이론과 법여성학, 사회학을 공부, 한국가족법을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3년 서울대 법대 교수가 된 후에는 사회변화, 여성, 역사, 법을 아우르며 법에 여성의 입장을 반영하는 데 줄곧 노력해 왔다.
양 교수는 “앞으로 여성인권에서 더 나아가 사회인권까지 아우르며 삶의 질, 사람의 깊이까지 고찰하고 싶다”고 말했다.

주요 약력
▲일본군 성노예 전범 여성국제법정 남북한공동 검사단 검사 ▲법무부 가족법 개정 특별위원회 위원 ▲현 한국 젠더법학회 부회장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재직

“여성인권 대변자 역할 최선 다하겠다”

원민경 변호사, 민변 여성인권위원장

“저 개인이 아니라 민변 여성인권위원장으로서 더 열심히 활동하라고 주시는 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여성운동의 혜택을 가장 많이 받은 세대로서 제가 가진 능력이 여성문제 해결에 더 많은 기여를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원민경(38·법무법인 원) 변호사는 “6년 전 민변 여성위원장을 지낸 정연순 선배가 미지상을 수상했을 때 농담으로 ‘미모와 지성을 겸비한 여성상’이라고 말했었는데, 그 상을 제가 받게 돼 부끄러우면서도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원 변호사는 2007년 10월부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여성인권위원장을 맡고 있다. 최근에는 ‘한 부모 가정 자녀를 걱정하는 진실모임’ 법률고문을 맡아 친권제도 개정운동에 나서는 등 활동의 폭을 넓혀나가고 있다.
그를 포함해 진실모임에 소속된 여성계 인사들이 지난 11월 기자회견을 개최한 것을 계기로 친권제도 문제가 사회적 쟁점으로 떠올랐다.
원 변호사는 “이번 친권문제로 너무 많은 주목을 받아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변호사라는 직업이 다른 이의 인권, 특히 여성의 인권을 대변하는 역할이라는 마음으로 임했다”며 “현재 김상희 민주당 의원과는 별도로 여성단체들과 친권 관련 민법 개정안 작업을 진행 중인데, 이르면 내년 2월 정도에 완성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22일 진실모임이 이름을 바꿔 새로 출범한 ‘아이들의 법적 권리를 위한 실천모임’에서도 그대로 법률고문을 맡았다. 여성운동의 새로운 역할 찾기를 모색하는 ‘씨과실’ 모임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그는 “1월 초 민변 여성인권위 이름으로 호주제 백서를 발간하는 것을 시작으로 성매매특별법 합법화 주장에 대한 대응 논리 개발과 기지촌 여성 노인 문제 등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개인적으로는 내년에 변호사 9년차를 맞는데, 내가 더 잘 할 수 있는 전문분야를 개발하는 데 집중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주요 약력
▲사법연수원 30기 ▲민변 여성인권위원회 위원장 ▲서울여성의전화 전문위원 ▲‘아이들의 법적 권리를 위한 실천모임’ 법률고문

“여성 과학자 지원 날갯짓 멈추지 않겠다”

이공주복 여성과학기술인 지원센터 센터장

“센터의 위상은 센터가 본연의 임무인 여성 과학기술인들에 대한 지원 업무를 얼마나 잘 하고 있느냐가 중요하지, 센터장이 어떤 사람인가가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미래여성지도자상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소식을 접한 이공주복(50) 전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이하 WIST) 센터장은 자신보다 센터의 공로가 더욱 부각되길 원했다.
이 센터장은 원칙이 확고한 리더다. 그는 ‘모래 위에 집을 짓지 말자’는 원칙을 고수한다. “그저 겉으로만 잘 하는 것은 안 된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가수는 노래를 잘해야 하고 연주가는 연주를 잘해야 하듯이 그는 여성 과학기술인을 지원하는 센터의 ‘리더’로서 지원업무를 잘 할 수 있도록 센터를 잘 운영하는 일을 최우선으로 삼고 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강의와 연구, 플루트 연주 등을 다음 순위로 미뤄둔 것도 현재의 업무에 충실하기 위한 것이다. 그는 무엇보다 여성 과학기술인의 가려운 곳을 확실히 긁어줄 수 있는 센터장이 되려고 노력한다. 여성 과학자들의 활성화를 위해 ‘WIST 나비캠페인’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 선배 과학기술인들에게 토네이도를 일으키는 나비의 날갯짓처럼 ‘후배 과학기술인들의 마음에 큰 폭풍을 일으켜달라’는 의미의 캠페인이다.
선배 과학기술인들이 기고, 칼럼, 멘토링, 인터뷰 등을 통해 후배 과학기술자들에게 성공적인 커리어를 위한 방법과 방향 등을 조언함으로써 역할모델을 한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그 역시 후배 과학자들을 위해 기꺼이 왼쪽 가슴에 나비를 달았다. ‘더 많은 여성 과학자들이 중도포기나 좌절하지 않도록 작지만 영향력 있는 날갯짓을 멈추지 않겠다’는 의지와 포부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얼마 전 여성과학계 리더 30여 명을 모시고 심리학으로 내면을 성찰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이후 리더들이 저마다의 조직으로 돌아가 조직을 변화시키는 것을 보면서 리더의 변화가 얼마나 큰 것인가를 새삼 알 수 있었습니다.”

주요 약력
▲이화여자대학 물리학과 교수 ▲미국 템플대학 물리대학 물리 Ph.D ▲한국물리학회 여성위원회 위원 

“전 국민 즐기는 대중적 서비스 만들 계획”

이람 NHN 소셜서비스 기획그룹 그룹장

이람(36) NHN 소셜서비스기획그룹 그룹장(이사)은 국내 IT업계에서 우먼파워를 자랑하고 있다. 국내 네티즌이 그의 손바닥 안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그도 그럴 것이 그는 싸이월드 미니홈피와 네이버 블로그를 탄생시킨 주인공이다. 최근에는 네이버 블로그와 휴대전화를 접목하기 위해 마이크로사의 블로그 사이트인 ‘미투데이’ 인수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또 각종 세미나에 참가, 후진 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그는 잠시도 몸을 가만히 두지 않는다. 그에게 있어 휴식은 사치에 가까워 보인다. 쉼 없이 아이디어를 짜내고,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 개발에 매진한다. 대중성을 강조한 서비스를 개발, 온 국민이 모두 자신이 만든 서비스를 즐기는 것을 꿈꾸고 있기 때문이다.
이 이사는 “국민 모두가 블로그를 즐길 수 있는 날을 희망한다”며 “대중적 서비스를 확대, 접근성을 높여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이 이사는 온라인 서비스의 제공에 관한 한 대중성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특별함을 강조하기보다는 편안함과 편리함이 가미돼야 한다고 믿는다. 또 편안함을 위해 일상생활에서 아이디어를 찾으려 노력한다. 아무리 좋은 서비스를 제공한다 해도 접근성이 떨어지면 쉽게 잊힐 수 있다는 게 이유다. 때문에 그는 세미나 등 후배들과 만나는 자리에서 “너무 편해 놓치고 있는 부분에 대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할 뿐 아니라 이를 적극 활용, 온라인상에서 개인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서비스가 좋은 서비스”라고 항상 강조한다.
실제 ▲쉬운 접근성 ▲편리한 기능 ▲자신의 가치 충족을 적절히 조합한 싸이월드 미니홈피와 네이버 블로그 서비스에 대한 네티즌의 관심은 날로 깊어지고 있다.
아이디어로 국내 IT업계의 대표주자로 우뚝 선 이 이사. 쉼 없이 새로운 것을 찾아 노력하는 그가 있는 한 국내 IT업계의 미래는 더욱 밝아질 것으로 보인다.

주요 약력 ▲연세대 사회복지학과 졸업 ▲동아닷컴 기획팀 기자 ▲싸이월드 기획팀 팀장 ▲NHN 커뮤니티 서비스 총괄(NHN 소셜서비스기획그룹 그룹장)

세계적인 공정무역 네트워크 구축할 터

이미영 페어트레이드 코리아 대표

“가문의 영광입니다.” 미지상 선정 결과 소식에 이미영(41) 페어트레이드코리아 대표는 뜻밖이라는 표정과 함께 동시에 유머러스한 소감을 밝혔다.
이 대표는 지난 6월 국내 최초의 공정무역주식회사 페어트레이드코리아의 제품을 ‘그루’라는 브랜드로 론칭해 안국동에 1호점을 오픈했다. 이곳에서 파는 제품들은 모두 네팔과 방글라데시 등 아시아 지역의 가난한 노동자들이 만든 수제품으로 각종 의류와 장신구, 소품 등 주로 패션용품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여성환경연대 등에서 환경운동가로 활동하기도 했던 이 대표는 여성, 환경, 빈곤이라는 세 가지 고리가 아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점에 착안, 지금의 일을 시작했다.
그는 “공정무역이라는 희망 비즈니스를 통해 아시아 곳곳에 있는 가난한 여성들에게 일자리를 주고 국내 여성 소비자들에게 윤리적인 소비의식을 심어줄 수 있을 것”이라며 나름의 확신과 기대감에 차 있다.
“그동안은 시행착오도 겪고 가능성도 경험한 기간이었습니다. 상품 개발과 커뮤니케이션에 보다 집중할 계획입니다. 지금은 네팔 생산자가 많은데 앞으로는 방글라데시 등 좀 더 다양한 지역의 여성 생산자들과 네트워크를 형성, 보다 넓고 탄탄한 무역 네트워크를 완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 대표는 100억 달러 매출을 최종 목표로 삼아 ‘진보’의 발걸음을 내디딜 계획이다. 이와 함께 ‘그루’를 잘 키워서 전국으로 확산시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그는 미래 사회를 열어갈 여성들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새로운 영역을 창조적으로 만들어내는 능력이 미래 여성들, 지금의 10대 여성들에게 매우 많이 잠재돼 있다며 그들이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 나가기를 기대했다.
“여성의 빈곤이 어린아이들의 빈곤으로 대물림되지 않도록 많은 분들의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립니다. ”

주요 약력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환경개발센터 활동가 ▲동북아대기환경네트워크 활동가 ▲여성환경연대 사무처장

차별은 ‘절망’…소통과 인권 교육 절실

최경숙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

“상이란 것이 과거 공적에 대한 격려와 지지에서 주는 것 아닙니까. ‘미지상’은 미래를 이끌어 가야 한다는 미래 지향적 의미가 크기 때문에 책임감이 더 크게 느껴집니다.”
지난해 9월 인권위 최초의 여성 장애인 상임위원으로 선출돼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최경숙(42)씨.
지체장애 3급 장애인 최 위원은 부산여성장애인연대 대표를 거쳐 2001년 전국 최초로 장애인 성폭력 상담소를 만드는 등 여성 장애인 운동에 앞장서 왔다.
1989년 충북 청주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한 그는 졸업과 함께 장애인에 대한 차별의 벽을 절감하며 여성 장애인 운동에 뛰어들게 됐다고 한다.
“대학 졸업 전까지 친구들과 잘 어울렸기 때문에 스스로 장애인이라고 인식한 적이 없었지만 사회로 나가는 과정에서 높은 장벽을 절감했습니다. 차별받는 당사자로서 나와 나의 가족의 노력이 전부가 아니라 사회구성원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결심했습니다.”
최 위원은 ‘차별은 절망’이라고 말한다. 누군가는 무의식중에 차별을 범했을지 몰라도 그것을 받아들이는 당사자는 절망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 가령 한 할머니가 장애인이 휠체어를 타고 돌아다니는 것을 보고 ‘몸도 성치 않은데 왜 나왔느냐’고 측은지심에 말을 건넬 수 있지만 그 말은 장애인들에게 외출 공포증을 줄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는 “서로의 마음을 몰라 자신도 모르게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소통과 인권감수성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장애인 차별의 벽을 깨겠다’는 각오로 지난 1년간을 뛰어온 최 위원은 앞으로 남은 임기 동안 ‘조금 더’를 외치며 뛰겠다고 다짐했다.
“장애아동, 비정규직여성, 비혼모 등 조금 더 소외되고 조금 더 어려운 사람을 어떻게 대변할 수 있을까 고민하며 소임을 다하겠습니다.”

주요 약력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 ▲한국 여성장애인연합회 공동 대표 ▲부산여성장애인연대 대표

지속가능한 자활기업 만들기 앞장

최정은 여성성공센터 ‘W-ing’ 대표

“정부 지원금이 평생 보장은 아니잖아요. 우리만의 가치를 담은 지속가능한 자활기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죠. 앞으로도 친구들이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인문학 프로그램을 통해 내면의 힘을 키우며, 안정된 일자리를 가질 수 있도록 더 열심히 뛰겠습니다.”
최정은(43) 여성성공센터 ‘W-ing’ 대표는 올해로 12년째 성매매 피해 여성들과 동고동락하며 정신적·경제적 자립을 지원하는 도우미 역할을 하고 있다.
단순한 자격증 따기가 아니라, 탈 성매매 여성들이 자기 주도적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의 활동은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골목길에 위치한 센터에 가보면 한눈에 볼 수 있다. 
건물 왼쪽엔 지난 3월 문을 연 커피전문점 ‘신길동 그 가게’가 있다. 매니저 1명과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3명이 모두 탈 성매매 여성들이다. 취업 전 사회적응을 돕는 ‘인큐베이팅’ 역할을 한다. 카페는 ‘윙’이 자랑하는 치유적 글쓰기 훈련이나 철학·인문학·여성학 강의를 듣는 공간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건물 오른쪽에는 지난 10월 31일 개소식을 치른 목공작업장 ‘뚝딱뚝딱’이 자리 잡고 있다. 여타 DIY 가구점과 다른 점이 있다면 ‘민주적 의사소통을 위한 가족 칠판 만들기’ ‘인문학적 감수성을 기르기 위한 나만의 책상 만들기’처럼 여성주의적 가치를 담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한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건물 2층에서 여성영상미디어센터 ‘윙’과 핸드메이드사업단 ‘한땀한땀’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이들 4개 사업단을 알차게 키워 이르면 2~3년 내에 사회적 기업으로 발돋움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최 대표는 “친구들이 자신의 꿈과 비전을 발견했을 때 이를 현실에 옮길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번에 주신 상은 더 열심히 하라는 격려로 알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약력▲사회복지법인 ‘여성성공센터 W-ing’ 대표 ▲㈔성매매 근절을 위한 한소리회 공동대표 ▲다시함께센터 운영위원장 ▲여성부 성문화개선위원회 위원

특별취재팀=박윤수·권지희·채혜원·김세형·김은경·전희진·김재희 기자, 사진=정대웅·민원기 기자
1012호 [사회] (2008-12-26)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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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힐에서 온 편지’ 출간한 김은영씨
"마흔, 자아를 찾기에 충분히 젊은 나이죠"
“시간표는 다르지만 누구나 자아를 찾기 위한 꽃망울을 터뜨릴 때가 옵니다. 드라마 ‘엄마가 뿔났다’의 한자(김혜자)의 시기가 좀 늦었다면, 저같이 극성스러운 아줌마는 좀 일찍 터뜨린 편이죠.”
35년간 가족 뒷바라지만 하다 돌연 휴가를 선언한 드라마 ‘엄마가 뿔났다’의 주인공처럼 김은영(47)씨는 불혹의 나이에 자아를 찾겠다고 독일로 날아갔다.

15년간 특수학교 교사로 재직하던 그가 철밥통이라 불리는 교직까지 버리고 유학길에 오른 이유는 ‘발도르프 교육’을 배우기 위해서였다. 인지학의 창시자 루돌프 슈타이너에 의해 창안된 ‘발도르프 교육’은 장애와 비장애를 넘어 평등한 공동체를 지향한다.

“장애와 비장애를 구분하는 특수교육 현장에서 항상 갈증을 느꼈어요. 특수교육을 고민하는 교사 모임에서 보편적인 정서를 바탕으로 아이를 가르치는 발도르프 교육법을 알게 된 후 ‘바로 이거야’라고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초등학생 아들까지 있는 마흔의 주부가 5년간의 유학길에 오르는 것은 쉽지 않았을 터. 유학길에 오르기 위해 갖은 방법을 동원해 2년간 남편을 설득해야 했고, 학교 사정으로 기대했던 유학 휴직이 거부돼 교사직을 그만둬야 했다.   
하지만 늦은 나이에 발동한 아줌마의 자아를 찾기 위한 몸부림은 헛되지 않았다.

김씨는 5년간 독일 유학생활과 스코틀랜드의 애버딘에 있는 장애인 공동체 ‘캠프힐(Camphill)’에서 보낸 6개월의 이야기를 엮어 최근 ‘캠프힐에서 온 편지’라는 책을 발간했다.

김씨가 한 신문의 블로그에  ‘발도르프 아줌마’라는 이름으로 올린 글을 모아 만든 이 책에는 유학을 결심하게 된 과정, 캠프힐 공동체 생활, 발도르프 교육 등에 관한 내용이 담겨 있다.

“캠프힐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더불어 사는 지상의 파라다이스입니다. 다름과 차이를 인정하는 캠프힐에서 배운 무소유와 공동체 삶을 한국에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그는 40세 전후가 돼서 새로운 인생을 고민하는 여성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여성의 삶은 가족이나 사회적 여건에 의해 좌절되는 경우가 많은데 스스로 좌절을 떨쳐버릴 필요가 있습니다. 마흔이라는 나이가 꿈을 이루는 데 결코 늦지 않다는 것을 더 많은 중년 여성들이 나눴으면 해요.”
이제 마흔을 넘어 쉰을 바라보는 김씨의 꿈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는 “내년 3월 책의 수익금으로 경기도 양평에 발도르프 교육을 실천하는 슈타이너 학교(가칭)를 설립하려 한다”며 “이 학교를 시작으로 캠프힐과 같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우러지는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덧붙였다.
1012호 [사람들] (2008-12-26)
김재희 / 여성신문 기자 (jay@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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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다듬는 ‘가위손’ 박재영 율리아나 미용실 원장
“머리스타일 하나로 큰 자신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압구정 헤어스타일을 한 아이들이 주눅 들지 않고, 커가는 모습을 보는 것이 6년간 선덕원을 찾는 이유입니다.”
서울시 은평구에 위치한 고아원인 선덕원 아이들은 여느 아이들 못지않은 세련된 헤어스타일을 뽐낸다. 압구정에 위치한 율리아나 미용실 박재영(47·사진) 원장이 6년째 이곳 아이들의 머리를 손질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박 원장은 2003년 초 한국여성재단 소개로 선덕원 아이들과 인연을 맺게 됐다.

“후원금을 통해 기부를 해오던 차에 제가 가진 재능으로 지속적인 나눔을 실천해 보고 싶었어요. 한달에 한 번씩 머리를 꼭 손질해주겠다는 아이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링거를 맞을 정도로 몸이 아파도 봉사활동을 했습니다.” 
18년 동안 미용실을 경영하고 있는 박 원장은 2000년대 최고의 아이돌 스타들의 스타일을 만들어낸 스타일리스트로 잘 알려진 인물. HOT, 젝스키스, 핑클, 플라이 투 더 스카이 등 수많은 인기 연예인들이 그의 손을 거쳤다.

박 원장은 미용실을 찾는 단골 연예인 고객들에게 봉사활동을 권하며 나눔 전도사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단골 고객들에게 선덕원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더니 선뜻 나눔에 동참하려는 연예인들이 많았습니다. 가수 ‘슈가’, 파충류 소녀 ‘김디에나’, 슈퍼모델 ‘강소영’씨 등 연예인들은 바쁜 일정에도 멋진 공연을 선물해줘서 정말 감사했어요.”
그는 지속적으로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자신이 손질해준 머리스타일을 한 아이들이 당당하게 커가는 모습을 보면 피로가 한순간에 풀린다고 한다.

경제 위기로 나눔의 손길까지 꽁꽁 얼어붙은 올 겨울, 박 원장은 어려운 때일수록 작은 나눔이 큰 힘이 될 수 있다며 나눔 활동을 권했다. “지적으로 뛰어나거나 부자들만이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누릴 것을 하나만 덜 누려도 누군가에게는 큰 힘이 될 수 있습니다.”
1014호 [사람들] (2009-01-09)
김재희 / 여성신문 기자 (jay@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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