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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잇 통신'

김애란의 소설은 딱 이런 느낌이다. 우리는 포스트잇을 통해 짧은 안부와 메모를 주고 받는다. 바람에 나풀거리고, 어리든 쉽게 붙고 떨어지는 포스트잇의 특징처럼 김애란의 소설은 가볍고 경쾌하다.

주인공들 또한 모두 능동적이다. 김애란 소설 속의 주인공들은 결코 세계 안쪽의 인물들이 아니다. 주변, 그보다 주변과 안쪽의 경계에서 있을 법하기도 하고 없다해도 크게 이상할 것도 없는 인물상들이다. 하지만 누구하나 '당한' 사람들은 없다. 이혼도, 이별도, 그 무엇도. 그래서 그런 인물상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게 만든다.

소재는 하나같이 시적이다. 가로등, 휘파람, 불꽃놀이, 종이물고기... 꼭 시를 늘이고, 몇몇 역할과 상황을 엮어 소설을 뚝딱하고 만들어낸 느낌. '설마...'와 '정말?' 사이를 끊임없이 오가게 하는 시선과 시각이 신선하고 짜릿했다.

이 모든 것이 한데 뒤엉켜 만들어낸 최고의 작품은 <종이 물고기> 편이 아니었나 싶다. 소설가 지망생 주인공, 포스트잇 통신, 무너진 방, 날아든 한 장의 포스트잇. 김애란의 글쓰기가 혹시 그렇게 시작되지 않았을까... 내 맘대로 상상했다.

진솔함, 간결함, 상상력과 현실적인 발걸음까지, 좋았다. 그 자체가.


종이 물고기 만드는 법

벽 1. 인상적인 책 구절들
벽 2. 내 인생의 이야기들
벽 3. 생각의 단편들
벽 4. 오가며 들리는 주변 이야기들
천장. 1~4번이 교차하는 새로운 이야기, '소설'
                                                                           - '달려라 아비', 김애란, 2005, 창비


사용자 삽입 이미지

From Steven Spielberg's film "Artificial Intelligence"

http://www.thethomasgallery.com/infamous.htm

2008. 1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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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도 우연히, 정말 우연히 포스트잇으로 만든 애니메이션을 만나게 됐다.

Bang-yao Liu의 'Deadline'이란 작품으로
총 6,000장 이상의 포스트잇으로 3개월의 시간 동안 표현해낸 작품
김애란의 <종이물고기>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획기적인 포스트잇 아트
직장인의 꿈과 애환이 모두 잘 녹아있다고나 할까? ㅋ



* 보다 자세한 이야기는 '생각전구'님 블로그에서 확인하세요
http://ideabulb.co.kr/10050109813

2009. 7. 26

Posted by 고래의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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