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영감, 약속, 만남, 여행... 고래의뇌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197)
시나몬 주머니 (108)
가로질러 사유하기 (88)
Total
Today
Yesterday
 

         

<피너츠>의 재발견


나는 찌질이입니다. 사람들은 저를 별 볼 일 없는 인간이라는 뜻의 ‘피너츠’라고 부르죠. 학창시절 내내 공부를 못해 전 과목 낙제를 하며 겨우겨우 졸업을 했습니다. 젊었던 시절 2차 대전에 출전했는데 강아지가 다칠까 두려워 총 한 번 못 쏴 보고 적진에서 도망쳤습니다. 머리 나쁘고, 재수 없고, 용기까지 없는 말 그대로 저는 피너츠 였죠.


저 같은 찌질이도 재미를 느끼는 것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만화. 만화 속에서 저같이 별 볼 일 없는 인물들은 현실에서와 달리 사람들의 사랑을 받습니다. 그들은 사람들에게 재미와 웃음을 주며 세상을 따뜻하게 만들어줍니다. 그래서 저는 만화가 좋습니다. 그리고 만화 속에 별 볼일 없는 피너츠들은 제 자신이자 저의 전부입니다.


한 별 볼일 없는 사람이 유일하게 재미를 느꼈던 만화. 그리고 그가 사랑했던 만화속의 피터츠들. 1950년부터 50여년간 이 찌질이로 인해 애니메이션의 역사는 다시 쓰여 지게 된다. 자신이 만든 연 조차 제대로 날리지 못하는 찰리브라운. 개 주제에 자신이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스타가 되기를 꿈꾸는 스누피, 날지 못하는 새 우드 스탁, 담요가 없이는 안정을 못 취하는 라이너스. 1950년 자신이 찌질이였다고 생각하는 만화<피너츠>의 작가 찰스 슈츠는 별 볼 일 없는 신세들을 만화 속에서 따뜻하게 감싸주며 50여 년 간 세계인들에게 재미를 발견하게 해주었다.


재미를 발견은 따뜻한 눈으로 모든 이들의 약점조차 소중하게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누군가의 결함을 외면했을 때 그 사람은 별 볼일 없는 피너츠 신세가 된다. 하지만 그들의 결함조차 개성으로 인정하고 함께 웃고 즐길 때 우리는 사는 재미를 만끽할 수 있지 않을까? 찰리 브라운, 스누피, 우드 스탁, 라이너스. 만화 <피너츠>속의 주인공들이 결함투성이일지라도 아직까지 그들이 우리에게 재미를 주는 것처럼.

                                           
                           2008년 1월 떡볶이보다 만화를 더 사랑하는 그대에게 당신의 피너츠가
                                                                                           written by 따사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 |
 

<비천한 종치기의 사랑의 편지>


 경북 안동의 작은 마을에 비천한 교회 종치기가 살고 있었다. 19세에 폐결핵으로 시한부 인생을 선고 받은 종치기는 늙은 어미와 누이에게 짐이 될까 집을 나와 이곳에 정착했다. 얼핏 보면 걸인과 같은 행색을 하고 있는 종치기의 삶의 유일한 낙은 자신과 같은 비천한 것들을 관찰 하는 것이었다. 흰둥이가 싸고 간 똥, 늙은 소, 벙어리, 바보. 아무도 쳐다보지 않는 하찮은 것들을 보고 있노라면 종치기는 마치 자신이 사랑을 하고 있는 듯 했다. 그리고 어느 날부터인가 종치기는 자신이 연모했던 비천한 것들에게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하찮고 보잘것없는 것들에 대한 한 비천한 종치기의 러브레터들. 훗날 이 수십 통의 러브레터들은 우리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동화로 탄생하게 되었다. 제1회 아동문학상을 수상하며 세상에 알려진 동화작가 권정생. <강아지 똥>, <몽실언니> 등 그의 작품에는 비천한 것들이 많이 등장하지만 하찮은 것들에 대한 권정생의 애정은 우리에게 소중한 가치가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준다.


요즘 신정아 씨와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부적절한 러브레터가 세간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많은 사람의 관심과 부러움을 샀던 권력과 부를 거머쥔 사람들의 연서가 우리들의 눈을 찌푸리게 하는 이유는 화려한 러브레터 뒤에 너무 많은 거짓들이 엮여 있었기 때문일 게다. 헛된 명예와 권력을 얻기 위해 오고간 두 고귀한 인사들의 러브레터는 부적절한 비리청탁메일로 퇴색되었다.


몇 개월 전 비천한 종치기 작가 권정생이 하늘로 떠났다. 그는 하늘로 떠나기 전 “내가 쓴 책은 어린이들이 사서 읽는 책이니 내 책에서 나오는 모든 인세는 아이들에게 돌려주는 것이 마땅하다.”는 아이들을 향한 마지막 편지를 남겼다. 사회의 가장 고귀한 자리에 있다고 우쭐되던 사람들이 부적절한 러브레터로 여론의 뭇매를 맡고 있는 오늘날 권정생 작가는 진정한 고귀함이 무엇인가를 우리에게 알려주었다. 비천한 종치기의 삶 자체가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준 너무도 고귀한 러브레터가 아니었을까.

 

 2007년 9월 하늘로 가신 권정생 선생님을 기리며 
                                                                               written by 따사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 |
 

  조지워싱턴, 아브라함 링컨, 프랭클린 루스벨트. 이들에게는 몇가지 공통점이 있다. 첫째 미국의 대통령이었다는 것. 둘째 화폐에 얼굴이 실릴 만큼 국가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는 것. 마지막으로 세 명의 대통령 모두 외국자본에 대해 강경한 방어정책을 폈다는 것이다. 미 달러화에 모습을 보이고 있는 정치인들의 대다수는 유럽 선진국들에 비해 국제 경쟁력이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자국 기업 보호정책을 추진하며 외국인 투자를 철저하게 제약했다. 경제학자 베어록은 19세기 미국이 가장 강력한 보호무역정책을 폈을 당시 역사상 가장 높은 1인당 GDP성장률을 보였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보호무역을 통해 몸집을 불린 선진국의 자본들이 후진국들에게는 자신들이 부유해진 방법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외국자본의 유입에 대한 배척과 특정사업에 대한 국가의 보호육성정책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도요타, GM,네슬레 등의 초국적 자본은 탄생할 수 없었을 것이다. 실제로 1960년대 말 일본의 모든 자동차 회사의 생산량을 합쳐도 미국의 GM한 회사 생산량의 반도 출고하지 못했다. 이때 일본의 자유무역론자들은 비교우위가 없는 자동차 산업을 억지로 육성하지 말고 시장을 개방하자고 주장했다. 만약 일본정부가 이 당시 자동차산업을 완전개방했다면 당시 경쟁력없던 도요타와 혼다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을 것이다.


 신자유주의 경제질서가 글로벌스탠더드로 인정받고 있는 세계정세 속에 자유무역의 예찬론은 끊이지 않는다. 하지만 무조건적인 시장개방은 선진국과 후진국사이의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킨다. 선진국 중심으로 맞추어 놓은 글로벌 스탠더드에 의해 후진국의 산업은 도태되는 반면 새로운 산업은 출현하기 더욱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일례로 국제통화기금 IMF의 금융정책결정방식은 1국1표방식이 아닌 1불1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즉 돈을 많이 내는 국가가 자국의 유리한 방식으로 통화정책을 결정할 수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M&A관련 국제법이 후진국에 비해 월등히 발달한 선진국들의 자본들은 이를 악용해 엄청난 이득을 챙기고 있다. 미국의 엑손폴리오법 일본의 사전심사제도 등 자국자본에는 엄격한 보호막을 처 놓으면서 후진국들에게 무조건 개방을 강요하는 것은 모순적인 행동이다.

 
 전 세계은행 부총재인 스티글리츠는 <세계화와 그 불만>이라는 책에서 온전한 세계화는 ‘순서정하기’ 와 ‘속도조절하기’가 제대로 작동될 때 가능하다고 한다. 그리고 순서정하기와 속도조절하기의 결정권은 선진국이 아닌 개별국들에게 주워져야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선진국들은 후진국들에게 시장정서에 급격한 변화가 초래하는 역효과를 개별국가들이 감내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기도 전에 자유화를 강요하고 있다. 일자리 창출을 위한 본질적 요소들이 갖춰지기도 전에 일자리 파괴로 이어질 정책들을 강요하고 사유권의 개념조차 제대로 확립되지 않은 국가들에게 지적 재산권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미국은 자유무역의 선두주자로 개발도상국들에게 개방을 요구하고 있다. 무역의 세계에서 살길은 개방뿐이라고 주장하는 그들이 오늘날까지 사용하는 미 달러화에 새겨진 얼굴들의 의미를 되새겨 보았으면 한다.  


참고문헌: 사다리 걷어차기, 개혁의 덫(장하준)
                세계화와 그 불만 (스티글리츠)

                                                                                  2007.3 written by 따사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