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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연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사는가.


 80분 후면 당신의 기억은 모두 지워진다. 당신 곁에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지금껏 당신이 무엇을 했었는지 80분마다 당신 뇌 속에 새로운 기억을 리셋 해야 한다. 80년이 아닌 80분의 기억력으로 평생을 살아가야하는 상황에서 과연 당신은 무엇을 희망으로 살아가겠는가?


오가와 요코의 <박사가 사랑한 수식>은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80분의 기억력을 가진 노인이 ‘어떤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는가’라는 문제설정에서 시작한다. 교통사고로 뇌를 다친 수학 박사는 80분간밖에 기억을 지속할 수 없다. 하지만 모든 것을 잃은 박사가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이유는 ‘수학’ 때문이었다. 박사에게 수식을 푸는 과정은 자신의 존재의 목적을 증명하는 과정이다. 자신에게 할애된 80분 동안 그는 최선을 다해 수학을 풀며 삶의 희망을 찾는다.


오가와 요코의 소설속의 박사는 80분이라는 짧은 시간 속에서도 희망을 찾았지만 80년이라는 긴 시간이 주어졌음에도 희망을 발견하지 못하고 생명을 놓아버리는 사람이 많다.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OECD국가 중 1위다. 사람들이 너무도 쉽게 삶의 희망을 놓아버리는 이유는 경제적 압박으로 인해 박사처럼 존재의 목적을 증명할만한 것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IMF 금융위기 직후인 1998년과 카드빚과 취업난이 심각해진 2002년 이후부터 자살률은 다시 급증했다. 88만원 세대, 일하면서도 100만원을 벌지 못하는 일하는 빈곤층, 40대 실직한 가장. 취업난과 경제적 압박으로 많은 사람들이 존재의 목적을 증명할 기회를 잃어버리고 있다. 자신이 무엇을 위해 사는가를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는 대한민국에서 희망이 시작되지 않을까. 과연 우리는 무엇 때문에 사는가? 새해에는 당신의 존재의 목적을 증명하는 무엇인가를 찾아보자.


                                         2008.1월 문득 존재의 목적이 궁금해진 어느 날

                                                                       written by  따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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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왜 아직도 가지 않지?

……

“얘긴 다했어.

……

“우린 그들을 기다리고 있어요.

……

“우린 그들이 가기를 기다리는 거야.

 

(버스정류장, 가오싱젠, 2002, 민음사)

 

 

 

버스정류장떠남을 위한 기다림이 있는 곳. 그 공간은 말이다. 참으로 묘한 곳이다.

몇 대의 버스가 무심히 지나간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그 자리를 떠나지 않는다. 1, 2… 3년 가까운 시간이 흘러도 그들은 감히(?) 떠나지 않는다. ‘기다릴 것떠날 것에 대한 정답 없는 이야기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처음 정류장을 찾은 목적과 이유는 모두 원형을 잃은지 오래다.

 

기다림은 오기로, 기다림에 대한 오기는 함께 기다리는 사람들에 대한 알 수 없는 미련으로 그 형태를 바꾼다. 만약 혼자였다면 과연 그렇게까지 오랜 시간을 맹목적으로 기다렸을까? 기다림은 각자의 것에서 시작해, 어느새 함께의 것으로 이어지고 있다.

 

버스정류장이 오래 전에 폐장된 사실을 알고도 그들은 쉽게 정류장 아닌 정류장을 떠나지 못하고, 동시에, 저마다 독백조의 말을 내밷기 시작한다. 대화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얘기는 다 끝났다. 몹시 혼란스럽다. 그 가운데 조금이나마 힘겹게 진행되는 이야기. 그들이 떠나지 않는 것에 대한 의문, 그리고 그 까닭

 

지금 내게, 우리에게 이런 버스정류장 같은 곳은 없을까? 하루하루의 관성과 동료들의 위로가 쌓이고 처음의 목적과 다짐을 잊지는 않았는가? 어쩌면 버스는 영영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다리는 벌써 끊어졌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기다림에도 유통기한이 필요하다. 비록 갈 곳을 잊었더라도

 

Posted by 고래의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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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세계 빈민 돕고 싶다면 ‘키바’클릭 [중앙일보]
마이크로 파이낸싱 중개
인터넷서 카드로 결제
5개월 새 176억원 모여
뉴욕 브루클린에 사는 애이셔 털먼(33)은 인터넷 서핑을 하다 우연히 ‘키바’ 사이트에 들렀다. 거기서 ‘털먼’이란 탄자니아 여성 상인이 돈을 빌리고 싶어하는 걸 알게 됐다. 자신과 성이 같은 데다 한 아이의 엄마라는 점에 마음이 끌려 선뜻 25달러(약 2만3000원)를 빌려 줬다. 얼마 후 전액을 돌려받은 그는 아이가 딸린 제3세계 여성을 골라 다시 대출해 줬다.

애이셔처럼 수많은 중산층 미국인이 키바(www.kiva.org)를 통해 아프리카 등 개도국 빈민들에게 돈을 빌려주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최근 보도했다. 키바는 마이크로 파이낸싱(저소득층에 대한 소액신용대출) 중개 사이트다. 노벨평화상 수상자(2006년)인 무하마드 유누스가 1980년대 초 방글라데시에서 그라민뱅크를 열어 농민들에게 소액 대출을 해준 이후 유사 업체가 여럿 생겼다. 하지만 인터넷을 통해 일반인이 직접 돈을 빌려주는 길을 연 것은 키바가 처음이다.

지난해 9월 오프라 윈프리가 자신의 토크쇼에서 키바를 소개한 이후 참여자가 급증했다. 지금까지 21만1000건의 대출을 통해 총 1870만 달러(약 176억원)가 제3세계로 흘러갔다. 몰도바의 버섯 재배 농민, 토고의 중고 운동화 판매상, 에콰도르의 인터넷 카페업자 등 수많은 사람이 키바의 대출금으로 삶의 기반을 잡았다.

돈을 빌려 주겠다는 사람이 너무 많아지자 키바는 건당 대출액을 25달러로 제한했다. 돈을 떼일 염려가 거의 없는 대신(대출상환율 99.82%), 이자 수익을 기대할 순 없다. 돈을 빌려 가는 이들에게 평균 22%의 이자를 물리지만, 대부분 관련 수수료로 나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키바에 참여한 사람들은 이자에 비할 수 없을 만큼 큰 정서적 만족을 얻기 때문에 돈이 상환되자마자 다시 대출에 나선다.

83명에게 돈을 빌려주고 있는 스티브 토머스(50·시카고)는 “제3세계를 잘살게 만드는 것이 장기적으로 볼 때 미국의 정치·경제에도 이득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신예리 기자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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