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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스토리가 (사)사회적기업네트워크와 재밌는 일을 벌이고 있다.

'희망블로거'라는 이름으로 블로거들의 활동반경을 넓히려는 것이 바로 그것!! 며칠 전 블로거 컨퍼런스에 다녀와 새로운 블로그 문화와 철학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던 차에 내 눈에 딱 걸렸다.

사회적기업은 뉘앙스에서 막연히 추리되듯 단순한 장애인지원기업이나 노인복지관 같은 곳이 아니다. 쉽게 설명하면 2007년 노벨평화상을 받은 유누스의 '그라민은행'같은 기업. 방글라데시의 가난한 여성들에게 소액대출사업을 벌였던 말 그대로 기업이다. 기업. 그리고 최근 서점가에서 '히말라야 도선관'이란 제목으로 소개되고 있는 존 우드의 Room to Read도 사회적 기업에 해당한다.

결국 희망블로거란 우리 주위의 그라민은행과 Room to Read를 소개하는 가슴 두근거리는 작업이라 생각하면 된다. 시장시스템 안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며 사회에 새로운 변화를 불어넣고 있는 현장을 함께 기록해 나갈 유쾌한 친구들이 많이 모이면 좋겠다.

마감은 이번주 금요일(3/21)까지다.

사회에 '희망'을 전하는 '희망블로거'가 되어주세요!


* 희말라야 도서관(존 우드, 2008, 세종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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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oom To Read - Leaving Microsoft To Change the World


Posted by 고래의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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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소개할 블로그는 NYT 간판 칼럼니스트 중 한 명인 Nicholas D. Kristof의 'On the Ground'. 칼럼니스트나 기자가 블로그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가를 보여준 멋진 사례다.

3월 10일, Spitzer 뉴욕 주지사가 성매매 스캔들 사임을 발표한 그 날, Mr. Kristof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매춘과 법(Prostitution and the Law)'이라는 제목으로 네티즌들의 의견을 취합하기 시작한다. 보다 활발하고 깊이있는 의견을 끌어내기 위해 Mr. Kristof는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들과 다른나라의 법률을 제공했고, 글 게시후 약 31시간 동안 무려 231개의 코멘트가 달렸다. (18일 현재 총 272개)


......
The Netherlands legalized prostitution, and the results seemed unimpressive: no decline in trafficking and only marginal improvements in public health at best. Meanwhile, Sweden took a different approach, decriminalizing prostitution for the women but making it an offense to pay for sexual services. In short: Sweden arrests the customers and leaves the women alone.
.......
                                                        - 'Prostitution and the Law (2008.03.10)'


13일, Mr. Kristof는 12일까지 취합된 의견들을 토대로 Spitzer 뉴욕 주지사 성매매에 대한 공식적인 첫 칼럼 '그의 말 그대로(Do as He Said)'를 게재한다.

그는 기본적으로 모든 가능성에 열어두고 취할 부분은 취하는 긍정적인 사람이다. 매춘도 일순의 분노나 사회적 평가에 편승하지 않고, 오랜 역사를 가진 직업으로서의 매춘과 범죄와 살인의 그림자를 가진 매춘으로 분리해 접근한다. 그리고 매춘의 직업환경이 얼마나 열악한지, 네덜란드, 스웨덴, 한국의 법률집행은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꼼꼼히 살핀다.

......
We’re not going to end the world’s oldest profession, any more than we’ll ever end the world’s oldest crime, murder. But mounting evidence from around the world suggests that a demand-side crackdown would drive some pimps to peddle pirated DVDs instead of pubescent flesh — and that would be a positive legacy of Governor Spitzer’s tenure that might balance its tawdry hypocrisy.

                                                                    - 'Do as He Said' (2008.03.13)' 中 


그의 칼럼은 결국 위의 내용으로 끝을 맺는다. 하지만 Mr. Kristof의 글은 결코 쉬~ 마침표를 찍는 법이 없다(The Pimps’ Slaves-2008.03.16).

마치 비교할 수 없는 존재를 저울 위에 올려 무게를 재듯, 늘 약간의 재치와 적당한 존중 그리고 냉철한 이성과 미워할 수 없는 냉소를 한가득 입에 머금은... 그의 다음 글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 Mr. Kristof는 두 차례의 퓰리처 상을 수상한 NYT 대표 칼럼니스트다. 오래 그를 지켜본 친구(물론 내 친구다 ㅡㅡ")에 따르면 그는 칼럼니스트나 기자 보다는 '행동하는 지성인'에 가깝다고 한다. 매춘에 관한 그의 글은 일부에 불과하며 실제 그의 블로그는 아프리카 리포트로 가득하다. (Mr. Kristof에 대한 자세한 얘기는 훗날 또 소개할 기회가 있을 거다.)

http://kristof.blogs.ny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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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고래의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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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년전 성 문화제를 준비하기위해 트랜스 젠더 이랑(가명)씨를 이태원의 클럽에서 만난 적이 있다. 그녀의 첫인상은 말 그대로 여자보다 더 여성스러운 ‘여자’였다. 외모뿐만 아니라 그녀의 몸짓 성격까지도. 나는 그녀를 만나자마자 “행복하세요?"라고 인사 했고, 분위기가 익자 성전환을 한 이유를 물었다. 그녀는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를 한다. "왜긴요, 가면을 벗은 것뿐인데요.. 가면을 벗어서 너무 후련하고 행복 합니다."

*Hestory

스무살까지 이랑씨는 그녀가 아니라 그였다. 어려서부터 여성스러운 외모와 성격을 타고난 탓에 그는 따돌림의 대상이었다. 길거리를 지날 때도 사람들은 그의 가슴을 유심히 쳐다보며 "저 여자 가슴이 없어."라고 수군거렸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이랑씨는 호기심에 가발을 쓰고 스커트를 입고 거리를 활보했다. 하지만 누구도 여자의 가면을 쓴 이랑씨의 모습을 보고 수군거리지 않았다. 그때부터 이랑씨는 남성이라는 자신의 성정체성이 가면이 아닐까 의심을 했고 수년 후 그녀는 과감히 가면을 벗었다.

*Herstory

요즘 그녀는 완벽한 가면을 쓰고 산다. 하지만 사회의 곳곳에서 그녀의 가면은 벗겨진다. 주민등록증을 내밀 때마다 들통 나는 그녀의 정체에 사람들은 경악을 하고 그녀를 위선자로 바라본다. 일반인과 섞여 살아가기 위해 그녀는 철저한 마스크가 필요하다. 그녀의 모든 것은 위조되어야 한다. 그리고 위조된 herstory에 우리는 모두 속아 넘어간다. 그리고 그녀의 완벽한 가면이 벗겨지지 않기를 바란다. 가면 속 그녀의 실체를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기에...

*나의 가면에 부끄러움을 고하며

혼란스럽다. 완벽한 마스크를 쓰고 있는 그가 너무도 태연하게 가면을 벗었기 때문에 행복하다고 한다. 우리들에게 보이는 가면이 그녀에게는 도통 보이지 안나보다. 어쩌면 이랑씨는 처음부터 그의 가면도 그녀의 가면도 쓴 적이 없을 지도 모른다. 그 가면은 사회가 만들어 낸 가면 속에 갇혀 자신의 본 모습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가면 벗기를 두려워하는 우리들이 만들어 낸 것일지도. 평생 가면 속에 갇혀 자신의 진짜 얼굴을 본적 없는 이보다 적어도 자기의 얼굴을 찾아 가면을 벗을 줄 아는 인간 이랑씨가 부럽다. 내 얼굴에 쓰여 진 것이 가면인지 의심해 볼 용기조차 없는 요즘, 그녀가 자꾸 생각난다.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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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업적은 종종 단순한 호기심에서 시작한다. 우리가 기억하는 탐험가, 물리학자, 발명가, 기업가... 모두가 참을 수 없는 자신의 호기심에 충실했던 사람들이다. 하지만 호기심는 덧없다. 어느날 퐁 솟아오르고는 예고 없이 사라져버린다. 그래서 마치 아기를 돌보듯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질문'은 그런 연약한 호기심에 지속성을 부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좋은 질문이란 본질적인 호기심과 달성하려는 비전을 반영한다. 좋은 질문은 인생의 동반자와도 같다. 나를 키우고, 꾸짖고, 위로하니 말이다.
 
태국의 탁신 전총리는 이런 말을 했다.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가 아니라, 무엇을 이루는 사람이 될 것인가... 라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라고.

인생의 반짝임은 어떤 질문을 던지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내 인생의 질문 키워드 중의 하나는 'Change'이다.


dropping knowledge QUESTION: Rodrigo Baggio, Rio de Janeiro
http://youtube.com/watch?v=llMDlyz-I2Y
Posted by 고래의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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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당신의 관객이요." (HGW XX/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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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관객이 될 수 있다. 당신의 무대, 당신의 작품이 훌륭했노라고 아낌없는 박수를 보낼 수 있다. 그곳이 자유주의사회라면...

하지만 사회주의 체제하에서, 그것도 사상통제 최일선에서 일하는 감시기술자가 위와 같은 말을 던졌다면? 마치 당신의 일거수일투족을 모두 알고 있다는 듯한 불쾌함, 이는 필시 조롱과 야유로 들릴 것이다.

여기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진심을 전하고 지켜낸 한 감시기술자가 있다. 영화 <타인의 삶(Das Leben der Anderen, 2006)>는 하우프만이라는 감시기술자가 우연히 수많은 타인들 중 한 예술가부부의 삶을 감시하게 되면서 타인의 신념을 지지하는 '공정한 관객'으로 변화해 가는 진심어린 이야기다.

그런데 신념이란 무엇일까? 사람은 누구나 주위 환경에 익숙해진다. 아무리 현실이 고단하고 불합리해도 저들도 우리네와 다름없다며 그렇게 체념하고 살아간다. 하지만 말이다. 아무리 현실이 어려워도 타협해서는 안되는 원칙들이 있는 법이다. 작가 드라이든은 예르스카의 자살에서, 감시자 하우프만은 브레히트의 시에서 신념의 한 열쇠고리를 발견한다.

초가을 9월의 하루하루는 파랗다.
그들이 품고 키우는 사랑처럼
곧추선 어린 나무들은 하늘을 향한다.
우리들 위엔 청명한 하늘이 떠있고
그 사이를 하얀 솜 같은 구름이 걸어다닌다.
당신의 가슴 속에 믿음이 있다면
이것은 결코 당신을 떠나지 않을 것이다.
                                                                                             Bertolt Brecht 作


두 남자는 신념을 믿었지만, 한 여자는 신념만으로 살아갈 수 없었다. 크리스타에겐 살아간다는 오늘이 무엇보다 소중했다. 비록 제약많고 부조리한 일말의 자유일지라도, 그것이 이 힘겨운 삶을 지탱케 하는 자유라면 지킬만한 가치가 있었다. 하지만 신념없는 자유란 갈 곳을 잃은 기러기와도 같다. 결국 자살을 선택하는 그녀이지만 그녀의 신념과 자유에 대한 고민은 우리 모두가 품는 고민과 크게 다르지 않다.

" 그래, 이럴 필요는 없어 모든 게 헛수고일 뿐이지
  하지만 당시은 어떡하고? 자유를 포기할 거야?
  당신 마음껏 글만 쓰면서 살 수도 있겠지
  그런데 왜 그렇게 하지 않지?
  당신은 그렇게 살 수 없다는 걸 아니까
  사람은 신념만으로 살 수는 없어
  우리가 뭘 할 수 있지?
  어떻게 해야 할까?
  당신도 예르스카처럼 되고 싶어?
  난 싫어. 그러니까 가야 돼. "
                                                                                        크리스타-마리아 曰


이타카에 이르는 길고 험하다. 우리 앞으로 수많은 선택지와, 때때로 저항할 수 없는 사건들이 벌어질 것이다. 마치 약속이라도 하듯이 어느날 갑자기, 동시에. 그럴 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과연 무엇일까? 자신의 목숨을 내던지는 강철같은 신념일까? 부조리한 현실 속의 지혜로운 타협일까?

<타인의 삶> 속의 예술가들은 마치 유일한 희망이라도 되듯, 더는 참을 수 없다는 듯이 자살을 선택했지만 자살은 답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인생의 유한함과 덧없음을 인정하면서도 그런 인생을 소중히 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 필요하지 않을까... 뜻모를 인생을 살지 않기 위해 꼭 강철같은 신념이 있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감시기술자 하우프만도 사회주의에 대한 신념으로 살아가지 않았듯이.


* '자살'하면 김영하의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김영하, 1996, 문학동네)가 생각난다. 김영하는 소설을 통해 인생도 압축할 수 있는 것이며, 압축을 통해 삶의 의미를 발견하는 법을 들려준다. 정말이지 인생이란 하기 나름이다.

" 왜 멀리 떠나가도 변하는 게 없을까, 인생이란."

압축할 줄 모른는 자들은 뻔뻔하다. 자신의 너저분한 인생을 하릴없이 연장해가는 자들도 그러하다. 압축의 미학을 모르는 자들은 삶의 비의를 결코 알지 못하고 죽는다.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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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고래의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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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멀티미디어, 링크... 트랙백, 덧글, 스크랩, 추천"

블로그는 전혀 새로운 글쓰기를 강요한다. 단지 커다란 화선지 위에 글과 그림(멀티미디어)만 써내려가는 게 아니라, 중간중간 연결고리를 가지는 다른 세계로 초대하는 문(링크)를 달아두어야 한다. 의무는 아니다. 하지만 이는 친절함과 상냥함의 증표이며 이런 작은 배려들을 통해 우리는 낯설지만 함께 나누고 싶은 세계로 부담없이 누군가를 초대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블로그란 참 '여행'을 많이 닮았다는 느낌이다. 글쓰기가 그 사람의 사고와 성격을 여지없이 반영하듯, 여행은 그 사람의 본질과 속성을 숨김없이 보여준다. 어떤 여행지를, 누구와 함께, 무엇을 타고, 어디에 묶으며, 누구를 만나고, 무엇을 즐기고 추억하는가... 타지에서 고국의 사람을 만나면 반갑듯이 처음 방문하는 블로그에서 내안의 퍼즐조각을 발견하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우리는 인사(덧글)을 건네고, 값진 그들의 경험에 귀기울이고(스크랩), 훗날 그 시절에 대한 저마다의 추억을 나눈다(트랙백).  


" ... 그리고 네트워킹 "

예전에는 대부분의 블로그들이 IT, 비즈니스, 정치, 맛집 등의 정보에 편향되어 있었다. 비슷한 정보들이 끊임없이 확대재생산되고, 하나의 패키지 여행상품처럼 우리를 달달 볶았다. 하지만 몇 차례의 배낭여행을 통해 자신만의 여행과 인생을 발견하듯, 새롭고 신선한 블로그들이 퐁퐁 솟아나고 있다. 그런 블로거들이 한 자리에 모인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감히 예상하기 어렵다. 새로운 지평은 경험을 통해 비로소 열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음주 일요일(3/16) 한국 최대의 블로그 컨퍼런스가 개최된다. 그곳에서 새로운 지평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블로그에 관심을 갖는 모든 분들이 동참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 3/11까지 추가 신청을 받고 있다. 자세한 정보는 아래 블로거 컨퍼런스 사이트에서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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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폭발적인 인기를 자랑하는 NYT 블로그로 'Migraine(편두통)'이 있다. 이 블로그는 제목 그대로 편두통 관련 경험담, 개인 상담, 전문적인 원인추적 등의 다양하고 깊이있는 정보와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다.

재미있는 점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팀블로그로 참여하고 있다는 것. 멤버는 소설가, 기자, 신경학자, 정신과의사, 락밴드 가수 총 5명이며, 이들 모두 편두통을 심하게 앓은 적이 있거나 지금도 편두통과 어떤 형태로든 하루하루를 엮어가고 있는 전문가들이다.

그 중 美 콜럼비아대 신경학/정신의학 교수인 Oliver Sacks는 그의 글 'Patterns'에서 영국작가 Hilary Mantel의 입을 빌어 편두통과 패턴의 상관관계를 인상적으로 소개했다. 장례식을 앞두고 기꺼이 나이듦을 껴안았던 모리처럼, 끔찍했던 어린 시절의 아픔을 하나의 전문영역으로 발전시킨 그들의 노력이 눈부시다.

Hilary Mantel의 회고록 'Giving Up the Ghost'의 한 구절을 소개한다. 글을 읽고 '헉, 나도...' 신음을 뱉어냈다면 당신도 'Migraine'의 편두통 추적여행에 참여할 자격이 있는 일원! 미국에만 이미 2천8백만 편두통 친구들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나도 예외는 아니다


My eyes are drawn to a spot. … I can’t see anything, not exactly see: except the faintest movement, a ripple, a disturbance of the air. I can sense a spiral, a lazy buzzing swirl, like flies; but it is not flies. There is nothing to see. There is nothing to smell. There is nothing to hear. But its motion, its insolent shift, makes my stomach heave. I can sense ? at the periphery, the limit of all my senses ? the dimensions of the creature. It is as high as a child of two. Its depth is a foot, fifteen inches. …. It has no edges, no mass, no dimension, no shape except the formless; it moves. …. Within the space of a thought it is inside me, and has set up a sick resonance within my bones and in all the cavities of my body.

- 'Giving Up the Ghost' 中 (Hilary Mant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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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migraine.blogs.ny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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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에게도 대칭적 개념이 있다. 사실 내게는 부분에 흥미가 많다. 인물의 속성과 역할을 사방팔방의 N-S극으로 나열해보면 꽤나 진기한 인간상들을 많이 만날 있을 .

 

아래 대칭적 개념들은 역시 지난 회에 이어 상상력을 자극하는 110가지 개념(‘LE MIROIR DES IDEES’, Michel Tournier , 1995, 한뜻)’에서 일부 발췌한 내용이다.

 


5. 남자와 여자 (p.16)

우선 여자의 태생은 낙원에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만 한다. 남자는 사막의 먼지 속에서 형성된 데 반해, 여자는 낙원의 많은 꽃과 식물 아래에서 태어났다. 여자 성격의 많은 특징들은 여기에서 연유한다.

 

6. 돈주앙과 카사노바 (p.22)

돈주앙은 여성을 좋아하지 않고 멸시했다. 그는 여성들을 사냥감으로 취급했을 뿐이다. 돈주앙에게 성욕은 특히 종교적 질서와 과감하게 맞서는 무정부 상태의 힘이었다. 여성은 대단한 유혹자이고, 남성은 여성의 불길한 유혹에 넘어감으로써 지옥에 떨어진다.

모차르트의 오페라에서 문제되는 <여성의 체취>는 그것을 지옥의 유황냄새와 혼동할지도 모르고, 타르소 드 몰리나의 열쇠가 되는 주인공을 오히려 달아나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카사노바는 이 냄새를 깊이 들이마신다. 왜냐하면 이것은 그에게 삶 자체의 냄새이기 때문이다. 그는 아주 사적인 비밀들까지 포함해 그 여성의 모든 것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7. 피에로와 아를르캥 (p.69)

피에로는 여유 있고 헐렁헐렁한 검은색과 흰색의 옷을 입는다. 그는 천진난만하고 소심하며 낮보다는 밤을 좋아하고, 달님과 사랑의 대화를 나눈다. 그는 정착자이다.

아를르캥은 흰·검은색을 제외한 여러가지 색의 마름모꼴 무늬가 있는 몸에 꼭 끼는 타이츠와 같은 옷을 입는다. 그는 가면을 쓰고 있지만, 피에로는 밀가루칠을 하고 있을 뿐이다. 그는 날렵하고 대답하고 건방지며 태양과 친숙하다. 그는 유랑자인 동시에 바람둥이이다.

아를르캥은 우유(偶有)성 인간으로 나타나는데 반해, 피에로는 본질적 인간으로 나타난다.

 

8. 어릿광대와 백인 익살광대 (p.80)

익살광대와 어릿광대는 상반되는 웃음의 두 가지 미학을 구현하고 있다. 백인 익살광대는 무례함, 야유, 우롱, 이중적인 의미를 갖는 말에 관심을 쏟는다. 그는 다른 사람들을 웃기고, 또 다른 어릿광대를 웃긴다. 그러나 그는 사람을 접근시키지 않고, 손이 미치지 못하는 곳에 말없이 있다. 그가 터뜨린 웃음은 홍안의 어릿광대에게 누를 끼치는 것이 아니라 공격을 받기 위해 거기에 있는 그에게 운명 지워진 질책이 된다.

홍안의 어릿광대는 극도의 그로테스크함에 이야기와 분장과 무언의 몸짓을 부추기면서 모든 행위에 몸을 내맡긴다. 그는 점잖고 기지가 있을 권리도 없고, 동정을 받을 권리조차 없다. 그는 웃음을 자아내는 것을 직분으로 삼는데, 이것은 오히려 웃음을 망칠 염려가 있다.

 

9. 1차성 인간과 2차성 인간 (p.142)

2차성 인간은 자신의 과거와 미래를 끊임없이 참고하며 삶을 영위한다. 이상 존재하지 않는 것에 대한 향수와 일어나게 일에 대한 염려 때문에 이런 사람의 현재는 몽롱하며, 직감도 약해지고, 지성은 계략을 많이 이용하게 된다. 공간은 메아리가 울리는 방이고 시야가 불투명한 미로이다. 그에게는 사랑의 성실성이 자유보다 중요하다.

1차성 인간은 영원한 현재의 젊음에 매력을 느낀다. 이런 사람은 지적이거나 관능적일 있고, 선천적으로 분명한 사람이고, 시작을 하는 사람이다. 매일 아침은 우주창조의 첫날이다. 환상이나 망상에 마음 쓰지 않는다. 볼품없고 선견지명이 없는 태도를 자발적으로 보이지만, 악의는 없으며 본능적으로 일어나는 일에 집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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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lequin et Femme au Collier (Picasso)





















http://www.globalgallery.com/index.php
신나는 갤러리 사이트를 발견했다. 일단 작품 분류가 장난 아니다. (artist, genre, subject, color, size...) 작품에 대한 깊이 있는 정보는 없지만 왠만한 주요 작품을 한 눈에 훑기에 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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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칭적 개념들은 유쾌하다. 서로의 입장이 확실하고 거리가 분명하기 때문에 양쪽 개념들 사이에서 사고는 누구나 이해할 있는 입장을 취할 있다. 양단의 개념이 명확할 수록, 그리고 거리가 멀수록, 사고의 폭은 넓어지고 자유로워 진다.

 

아래 대칭적 개념들은상상력을 자극하는 110가지 개념(‘LE MIROIR DES IDEES’, Michel Tournier , 1995, 한뜻)’에서 일부 발췌한 내용이다.



1. 웃음과 눈물 (p.27)

눈물은모든 일은 마치 상황 때문에, 개인이 자유롭게 이용하는 프로그램에 가치 있는 어떤 답도 없기 때문에, 자기 행위를 합리화하는 수단이 눈물 외에는 없을 이루어진다.

 

2. 목욕과 샤워 (p.46)

당신은 목욕을 원합니까, 샤워를 원합니까?

목욕은 수평적인 자세, 탁하든 불투명하든 속에서 부동의 자세로 꿈꾸듯 있다. 당신은 양수에 있는 태아의 모습으로 돌아간다. 당신은 불안함으로 욕조에서 나오는 시련을 늦추려 한다.

서서 샤워를 하는 사람도 있다. 그는 자신이 기대하고 있는 새로운 하루의 일에 뛰어들기 위하여 맑은 물을 맞는다. 그것은 인체에 일종의 내적인 세례를 하는 것이다.

 

3. 지하실과 다락방 (p.93)

다락방은 과거지향적이기 때문에 기억과 대화의 기능을 갖는데 반해, 지하실에서는 돌아오는 계절이 무르익는다.

 

4. 아름다움과 숭고함 (p.127)

오색의 꽃으로 덮힌 초원은 아름답지만, 격노한 폭풍우는 숭고하다. 갈색 얼굴과 검은 눈은 숭고함과 많은 친화력을 갖고, 푸른 눈과 밝은 얼굴은 아름다움과 많은 친화력을 갖는다. 만약에 아름다움이 완성되고 조화된 것이라면 숭고함은 무한하고 역동적이다.



* ‘숭고함하면 William Turner 국회의사당의 화재(The Burning of the Houses of Lords and Commons)’ 떠오른다. 어쩌면이라는 소재만큼 숭고함을 담아내기 좋은 것도 없는지 모른다. 그리고 William Turner만큼 캔버스에 되살려내는 화가를 아직 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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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urning of the Houses of Lords and Commons (William Turner, 1834)




















The Burning of the Houses of Lords and Commons, 16 October 1834

Oil on fabric

The Cleveland Museum of Art,

Bequest of John l. Severance

 

On October 16, 1834, London’s Houses of Parliament were consumed by a voracious fire. Turner observed the event, along with thousands of other Londoners. This painting, created a year after the fire, was based on numerous preparatory sketches in pencil and oil. While not painted en plein air, the painting reveals Turner’s mastery in capturing atmospheric effects and the properties of light to convey a sense of immediacy. On the periphery of the luminous blaze, magnified by its reflection on the water’s surface, fire companies hasten toward the engulfed buildings. Political radicals saw this accidental demise of Parliament’s seat as fitting retribution for its staunch conservatism.

 

The Frick Collection & Frick Art Reference Library

http://www.frick.org/exhibitions/cleveland/images.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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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웹서핑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생기면 틈나는대로 NYT 블로그들을 둘러 보고 있다. 그러다 우연히 진화생물학자 Olivia Judson의 The Wild Side란 블로그를 알게되었는데, 그 날 이후 그녀의 글귀가 귀찮게 맴돌더니... 급기야 껌처럼 들러붙어 버리고 말았다.

아래는 그 문제의 'When Life Goes Cloudy(2008.02.19)' 칼럼 마지막 구절. 이 정도의 통찰력과 상상력을 가질 수만 있다면 원이 없겠다. ^^


" As I gaze out of the window at a particularly lofty cloud that’s passing in the distance, I can’t help wondering. Maybe some microbes have evolved to get themselves into the air, and make clouds, altering the atmosphere in the process. We don’t know yet. But just as corals build land, and microbes and earthworms make soil, perhaps this is another example of the many ways in which life sculpts our planet. "



* Olivia Judson는 진화생물학자로 매주 수요일 NYT 그녀의 블로그에 '진화(evolution)'에 관한 다양한 소재의 글을 올리고 있다. 최근에는 특히 '돌연변이(mutation)' 시리즈를 흥미진진하게 펼쳐가고 있는데... 진화생물학에 관심이 없더라도 메마른 일상에 쇼크가 필요한 분들은 꼭 한번 들려볼 것을 권한다.

The Wild Side (Olivia Judson's Blog)
http://judson.blogs.ny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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