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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감, 약속, 만남, 여행... 고래의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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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의 정신에 대해 스스로 끊임없이 되물을 수 있어야 한다. 정신 세 단계 변화는 곱씹을 가치가 있다. 먼 곳, 아이가 있는 곳에 있다는 '덕' 또한. 하나의 삶을 단거리 경주나 마라톤이 아닌 릴레이 경주의 한 주자로 바라볼 수 있다면... 문득 스페인의 파밀리아 성당이 생각난다.

# # #


"나는 그대들에게 초인超人을 가르친다. 인간은 극복되어야만 할 어떤 것이다. 인간을 극복하기 위해 그대들은 무엇을 했는가? 모든 존재는 지금까지 자기 이상의 그 무엇을 창조해 왔다. 그런데 그대들은 이 거대한 흐름이 썰물이기를 원해 인간을 극복하느니 차라리 동물로 돌아가고자 하는가?"  p.18

"인간의 위대함이란 그가 하나의 다리이지, 결코 어떠한 목적도 아니라는 점이다. 인간의 사랑스러움이란 그가 하나의 이행移行이며 또한 몰락이라는 점이다. 몰락하는 자로서밖에는 살 줄을 모르는 자를 나는 사랑하니, 그들은 이행하는 자들이기 때문이다..."  p.20

"나의 형제들이여, 스스로 자유를 창조하여 의무에 대해 신성한 거절을 하기 위해 사자가 필요한 것이다. 새로운 가치에 대한 권리를 획득하는 것 - 그것은 억세고도 경건한 정신의 가장 무서운 약탈이다."  p.28 (정신의 세 단계 변화: 낙타-사자-아이)

미래와 가장 먼 것이 그대의 현재 원인이 되게 하라. 그대는 그대의 친구 안에 깃든 초인을 그대의 원인으로서 사랑해야 할 것이다. 나의 형제들이여, 나는 이웃에 대한 사랑을 그대들에게 권하지 않는다. 나는 그대들에게 가장 먼 것에 대한 사랑을 권한다.  p.49

그대들 창조하는 자여, 그대들 자신의 이익 속에는 잉태하는 자의 의도와 선견先見이 있다! 그대들의 사랑은 아직 아무도 보지 않은 열매를 보호하고 귀중히 다루어 기른다. 그대들의 사랑이 있는 곳, 그대들의 아이가 있는 곳에 그대들의 '덕'이 있다! 그대들의 사업이 그대들의 의지가 그대들의 '이웃'이다. 거짓된 가치에 설득당하지 말라!  p.112

차라투스투라는 춤추는 자다. 그는 경쾌한 자다. 날개로 신호하는 자다. 날 준비가 되어 있는 자다. 모든 새들에게 신호하며, 대책을 마련하고, 행복하고도, 유쾌하게 웃는 자다. 예언자 차라투스트라, 진정 커다랗게 웃는 자 차라투스트라, 성급하지 않고 절대적이지 않은 자, 그는 도약을 사랑하는 자다. 내 스스로 이 왕관(장미의 화관)을 썼다.  p.114


-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Friedrich W. Nietzsche, 1980, 2008, 지만지고전천줄, 강영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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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위로, 강 위로 등불이 번져가는 장면은 정말 아름다웠다. 뭔가가 가슴 안에서 벅차오르는 듯한 울림이 있었다. 뜬금없지만 <네버랜드를 찾아서>에서 만났던 무언가를 다시 만난듯 한 기쁨. 애니메이터란 정말 대단하다. Lantern supervisor들에게도 박수를!!







라푼젤(Tangled) 공식 사이트
http://adisney.go.com/disneypictures/tangled/#/h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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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 <나는가수다> 3회는 여러모로 제게 충격적이었습니다. 마음속으로 응원했던 김범수씨와 정엽씨가 1위가 되지 못한게 작은 충격이었다면, 김건모씨의 재도전 선택은 마치 도미노처럼 제 안의 무언가가 타닥탁탁 넘어지는 제대로 된 충격이었습니다.

제가 김건모씨라면... 카메라가 돌아가는 순간동안 계속 생각해봤습니다. 답은 뻔해 보였습니다. 후배들과 동료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쿨하게 퇴장. 가수로서의 자존심과 후배 격려 차원에서 마지막 노래 한곡 정도는 들려줄 수도 있겠지. 이 정도가 제가 생각해낼 수 있는 그럴싸한 답안이었습니다. 하지만 김건모씨는 다른 선택을 했습니다.

처음엔 이게 뭐야.. 싶었습니다. 쿨해 보이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방송이 끝나고 나서도 묘하게 그 선택이 자꾸만 마음에 걸렸습니다. 신입사원도 뉴스도 눈에 잘 안들어오고, 발레리노도 거르고, 심지어 지금 기세로는 욕망의 불꽃도 건너 뛸 것 같습니다. 그냥 계속 김건모씨의 선택이 목에 걸렸습니다. 시원하게 내려가지 않네요.

그러다 세찬 물살에 설겆이를 마친 뒤에야 작은 힌트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김건모씨는 제가 생각할 수 있는 선택지를 뛰어 넘었다는 것을요. 그 선택은 구차해 보이기도 하고, 시간이 갈수록 부담만 쌓이는 무리수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김건모씨의 선택은 이미 그런 것들을 모두 뛰어 넘은 그 무언가를 향해 있지 않나 싶더군요. 그게 무엇인지 정확히 알 순 없지만 단순히 '탈락 vs. 재도전' 양자선택의 구도를 뛰어넘은 '새로운 선택'이라는 거죠.

무엇이 김건모씨가 그런 선택을 할 수 있게 했는가 생각해 본다면 그것은 역시 <나는가수다>의 7인의 역량과 제작진의 철학에서 비롯되지 않은가 싶습니다. 단순히 아마추어 중에 1등을 뽑는 서바이벌 게임이라면 부족한 능력에 발이 걸려 풋풋한 열정과 패기 속에 쿨가이로 떠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각 부문의 No.1이나 다름없는 쟁쟁한 실력자들이 모인 서바이벌 게임이라면? 저는 아직 그런 능력도 배짱도 없지만 어쩌면 한번 더 걸어보고 싶을 것 같습니다.

일전에 <플라이 하이 Fly High>라는 만화에서 정상을 목표로 하는 체조선수들은 어떤 시야를 공유한다는 대목을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뭐 만화는 만화겠지만서도. <나는가수도> 7인은 더이상 뽑아낼 수 없는 어떤 막다른 골목에서도 누군가의 도약으로 찌릿찌릿한 무언가를 나누고 그러는 동안에 어떤 시야를 공유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김건모씨는 아마도 그 시야의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전 이 프로그램이 좋습니다. 김건모씨의 어려운 선택에서 전 20대 중반 치열한 고민을 하며 무언가를 선택하고 기다리고 다시 주먹을 쥐던 시절을 되살려낼 수 있었습니다. 물론 다른 경지겠지요. 김건모씨의 경지는 적어도 20년은 하나의 업에서 어떤 경지를 이루어낸 사람이 모든 것을 버려가면서까지도 자신의 업에 다시 정면으로 도전하는 경우에 해당될테니까요. 운이 좋다면 전 40대 후반이나 느낄 자격이 주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글이 길었습니다만 어떻게든 꼭 김건모씨와 <나는가수다> 제작진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어쩌면 오늘은 김건모씨가 '가수 김건모'로 다시 태어나는 날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 과정에서 다른 가수분들도, 김영희 PD를 비롯한 제작진도, 그리고 저를 비롯한 직업인들도 자신의 업을 다시한번 정면으로 마주보는 시간을 갖게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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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 만화책을 참 좋아합니다.
특히 만화방에서 만화책 보는 건 더더욱
더군다나 만화방에서 자장면 먹으면서 만화책을 본다면, '행복'이란 바다에 풍덩 빠져있는 기분입니다 ^^

그래서 제가 살고 있는 동네에 만화방이 하나 둘 사라지며
치과나 커피숍이 들어올 때면 마치 패배자가 된 것처럼 알수 없는 무기력함에 사로 잡히곤 했습니다.
소중한 것은 지키지 않으면 스르륵 사라지고 마는구나... 생각하면서요.

뜬금없지만 그래서(?) 언제부터인가 만화가가 되고 싶다는 막연한 꿈을 꾸게 됐습니다.
물론 그림은 형편없습니다. 재치나 유머도 턱없습니다.
그래도 한 10년 노력하면 조금은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봅니다.


2.
일전에 파리의 어느 서점에 갔을 때, 만화가 하나의 장르로서 제 존재를 마음껏 뽐내던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팔레스타인을 소재로 한 르뽀 취재형 만화를 본 적도 있었습니다. (팔레스타인, 조 사코, 2002)
잘은 모르겠지만 만화란 장르는 어떤 키워드를 만나느냐에 따라 교재가 되기도 하고, 기사가 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http://www.cine21.com/Article/article_view.php?article_id=53005&mm=005001001

그리고 오늘 우연히 New Yorker 카투니스트 Liza Donnelly의 TED 강연을 접했습니다.
그녀는 'Woman'과 'Tradition'이라는 키워드를 'Humor'로 엮어가는 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한 작업이 결국 'Change'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말입니다.

세상엔 어떤 만화가들이 있을까요?
갑자기 궁금하네요.




About this talk
New Yorker cartoonist Liza Donnelly shares a portfolio of her wise and funny cartoons about modern life -- and talks about how humor can empower women to change the rules.

About Liza Donnelly
New Yorker cartoonist Liza Donnelly tackles global issues with humor, intelligence and sarcasm. Her latest project supports the United Nations initiative Cartooning For Pe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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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최근 창의성 전문가 켄 로빈슨(Ken Robinson)의 TED 강연을 들었습니다. 주제는 '교육 혁명의 필요성'이었으며, 요지는 학교 교육이 아이들에게 내재하고 있는 창의성을 죽이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영어가 짧아 100% 동의하기는 어려웠지만, 그 중에서 특히 "Life is not linear, it is organic"이란 구절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습니다.

제가 대학을 졸업할 즈음 취업 카페에서 노교수 일화가 회자됐었습니다. 장소는 서울대, 사건은 대기업 취업설명회였습니다. 당시는 대기업과 대학 간에 '기업 맞춤형 인재'에 대한 토론이 팽팽하던 때였습니다.

해당 취업설명회에서 기업의 인사 담당자는 현재 대학생들이 기업에 맞는 인재가 되려면 입사후 몇 년의 재교육이 필요하고, 서울대생이라고 예외는 아니라며, 대학이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양성할 책임에 대해 강조했습니다. 그때 그 장소에 있던 학생들의 표정은 어땠을까요. 끄덕였을까요, 분노했을까요, 아니면 좌절했을까요. 그 때 한켠에서 취업설명회를 듣고 있던 한 노교수께서 조용히 하지만 단호하게 말씀하셨습니다.

"귀사가 저희 학교의 학생들을 평생 책임진다면 저희도 그렇게 할 용의가 있습니다. 하지만 귀사에서는 길어야 40대입니다. 그 이후에 이 학생들은 무엇을 해야 합니까. 저는 대학이란 무엇을 하든 자신의 두 다리로 설 수 있는 인간을 만드는 곳이라 생각합니다."

오래 전에 들었던 일화라 정확하지 않은 부분도 있고, 어쩌면 이야기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노교수의 말씀은 켄 로빈슨이 말한 'organic'의 한 단면을 잘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싶습니다.





2.

교육 환경에 대한 문제제기는 점점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목소리를 내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것이 조직화된 힘이 된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교육만큼 결집하기 어려운 이슈도 없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학교나 선생님, 정부가 손 내밀어 줄 때까지 기다릴 수만은 없습니다. 그 때는 이미 졸업을 했거나 다른 선택을 한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으니까요. 그런 측면에서 대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변화를 만들어가는 모습은 정말 눈부시다 할 수 있습니다.

<한겨레 21>은 대학 교육과 운영의 문제를 지적하면서 한편으로 스스로 해법을 찾아가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소개했습니다. 성공회대 에코놀이단 '반딧불이'의 텃밭 가꾸기, 김장, 매주 수요일 점심 동그라미 밥집 운영은 정말 신선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단추 스프'에서 개념을 차용한 '단추 카레'는 역시 젊은 피는 다르구나 끄덕이게 만들었습니다. 대학연합 패션지 <르데뷰> 같은 자치언론의 아이디어도 훌륭했습니다.

이런 접근은 비즈니스 세계에도 적용될 수 있습니다. 현재 비즈니스 세계에는 만성 피로감이 있습니다. 장기화되는 금융위기, 불확실성 증가, 경쟁심화 등으로 자신이 속한 회사가 성장할 수 있도록 기여하려고 애쓰나 상황은 나아지지 않는 상황이 길어 지고 있습니다. The Economist는 이런 과로 상황 속에서 회사가 직원들에게 가치를 느끼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회사가 그런 여력이 안 된다면 직원들 스스로가 '반딧불이'와 같은 접근을 고민해야 합니다. 비즈니스 세계에도 'organic'이 될 수 있다면 정말 멋지지 않을까요.

* 밭 갈아 배추 키워 김장 담가 나눠요 (한겨레 21, 2010.4.12)
http://h21.hani.co.kr/arti/cover/cover_general/27063.html



3.

드물지만 때로는 선생님이 먼저 나서서 교육에 변화를 불어 넣는 경우도 있습니다.

청소년의 위한 인문학 서점으로 유명한 '인디고서원'은 10년여 간 논술 강사로 학생들을 가르쳤던 허아람 대표의 고민에서 출발했습니다. 인문학 독서의 생각을 이끌어내는 힘에 주목한 그녀는 인문학 공동체에 대해 고민했고 이를 실현시킬 동료를 만났습니다.

인디고서원은 기본적으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합니다. 책을 통해 꿈을 꾸고 새로운 꿈을 만들어 갈 수 있는 세대. 이런 인디고 아이들은 인문학 읽기를 통해 주제를 선정하고, 이를 포럼 형식으로 토론하고(정세청세), 스스로 답할 수 없는 질문에 대해 조언을 구하기 위해 책의 저자를 초청하거나 만나러 여행을 떠납니다(인디고 유스 북페어). 그리고 그렇게 조각조각 찾아낸 새로운 가치에 대한 단상을 책으로 펴냅니다(INDIGO+ing). 단순해 보이지만 용기있고 뜻 있는 친구들만이 해낼 수 있는 실천적 지식인 셈입니다.

2주 전 사회혁신기업 인큐베이팅 회사인 sopoong이 기획한 '부산 달기차'에 참석해 인디고서원을 방문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다른 특별한 곳이 아닌 어디에나 있을 수 있는 동네 한 복판 학원가들 사이에 있다는 것에 놀랐으며, 4층 높이의 벽돌 건물의 웅장함에 다시 한번 놀랐습니다.

하지만 지하의 '사랑의 방'에서 인디고서원 소개를 받으며, 한 사람의 사회혁신가의 뜻 만큼이나 무거운 짐의 크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곳은 차고 어둡고 컸습니다. 오늘 인디고서원의 모습이 어떻게 보이건 허아람 대표의 10년간의 고민과 실천은 오랜시간 축적한 전문성과 차가운 이성으로 차분하게 하나 하나 만들어 갔겠구나... 상상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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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난 서점'에서 10대 토론장으로 (시사 IN, 2009.8.3)
http://www.sisainlive.com/news/articleView.html?idxno=4976

* 인디고서원
http://www.indigoground.net/list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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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이솝 우화Aesop's Fables를 읽고 있습니다. 좀더 제대로 영어를 공부하겠다며 여기저기 건드리다가 이솝 우화까지 흘러간거죠. 참 멀리도 갔습니다. ^^

오늘 읽은 '배와 몸 The Stomach and the Body' 우화는 여러모로 지원부서 동료들을 생각나게 했습니다. 저는 매출과 직결되는 영업 일선에 있었기 때문에 재무, 회계, 총무 부서의 동료들의 존재감을 제대로 알아차리지 못했습니다. 단순히 다른 세계의 타부서 동료들에 대한 호기심이 있어 친하게 지낸 것이지 그들의 존재감이나 일의 경중을 헤아리는 경지는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초창기에는 "왜 내가 그들 몫까지 벌어야 하는거지?"", "왜 일일이 태클이야, 그냥 도와주면 안되나?" 투덜거린 적도 많았죠.

하지만 돌아보면 지원부서 동료들이 기둥처럼 버텨주었기 때문에, 우리는 기업의 핵심가치와 원칙을 지켜갈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만약 그들이 합의된 프로세스와 시스템을 무시했더라면 영업 일선의 각자는 편할지 몰라도 일순간 낙옆처럼 우수수 떨어져 나가지 않았을까요?

지금도 월말/월초면 밤늦은 시간까지 사무실을 지키고 있을 지원부서 동료들에게 아래 우화를 바칩니다.
감사합니다~!!


Fable 66. The Stomach and the Body
(Fables about Solidarity 中)

Back when all parts of the human body did not function in unison as it is today, each member of the body had its own opinion and was able to speak. The various members were offended that everything won by their hard work and diligent efforts was delivered to the stomach while he simply sat there in their midst, fully at ease and just enjoying the delights that were brought to him. Finally, the members of the body revolted: the hands refused to bring food to the mouth, the mouth refused to take in any food, and the teeth refused to chew anything. In their angry effort to subdue the stomach with hunger, the various parts of the body and the whole body itself completely wasted away. As a result, they realized that the work done by the stomach was no small matter, and that the food he consumed was no more than what he gave back to all the parts of the body in the form of blood which allows us th flourish and thrive, since the stomach enriches the blood with digested food and then distributes it equally throughout the veins.

                                         <Aesop's Fable> Laura Gibbs, 2008, Oxford University Press, p.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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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시를 만났던 때가 생각납니다.
그 때 시는 새로운 세상이었고 낯선 시선이었습니다.
시는 잠든 감각과 감정을 깨워주었고 어찌할 수 없는 마음에 위로가 되어 주었습니다.
그 시절 시는 메마른 땅에 스며드는 단비처럼 내가 '살아 있음'을 느끼게 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이렇게 예이츠의 시를 읽고 있으니
시가 나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지금 시는 내 삶에 등불이 되어주고, 작은 원칙들에 단단한 증거가 되어주는 것 같습니다.



시간의 십자로 위의 장미에게 - W. B. Yeats
To the Rose upon the Rood of Time


붉은 장미, 당당한 장미, 내 모든 세월의 슬픈 장미여!
내게로 오라, 나 오래전의 것들,
쓰라린 파도와 싸우는 쿨린,
잿빛의, 숲에서 자라난, 조용한 눈매의 드루이드 승,
퍼거스 주변에 꿈과 말로 할 수 없는 황폐함을 안긴 그,
그리고 은빛 신발을 신고 바다위에서
춤추며 늙어가는 별들이 그 높고 외로운 선율로 노래하는
그대 자신의 슬픔을
나 노래하는 동안
가까이 오라, 더 이상은 인간의 운명에 눈멸지 말고
나는 사랑과 미움의 가지 아래
하루를 사는 보잘 것 없고 바보 같은 모든 것들 속에서
자신의 방식으로 방황하는 영원의 아름다움을 찾는다.

가까이 오라, 가까이. 더 가까이 오라, 아, 나에게 다만
장미의 숨결이 채울 수 있는 약간의 공간을 남겨두고!
나 더 이상 갈망하는 흔한 것들,
그 조그마한 구멍 속에서 몸을 낮춰 숨어 있는 나약한 벌레,
풀숲 속에서 내 곁을 지나 달려가는 들쥐,
애쓰다 사라지는 무거운 필멸의 아름다움을 감당하지 않도록.

다만 나는 하나님이 이미 오래전에 죽은 명민한 가슴들을 향해 말씀하신
이상스런 것들을 홀로 듣고자 하며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말을 노래하는 법을 배우려 하니.
가까이 오라, 나의 시간이 사라지기 전
오래전의 아일랜드와 오랜 것들을 노래하리니.
붉은 장미, 당당한 장미, 내 모든 세월의 슬픈 장미여

- 예이츠 시선 中 (허현숙, 2008, 지만지, p.20)


Red Rose, proud Rose, sad Rose of all my days!
Come near me, while I sing the ancient ways:
Cuchulain battling with the bitter tide;
The Druid, grey, wood-nurtured, quiet-eyed,
Who cast round Fergus dreams, and ruin untold;
And thine own sadness, whereof stars, grown old
In dancing silver-sandalled on the sea,
Sing in their high and lonely melody.
Come near, that no more blinded by man's fate,
I find under the boughs of love and hate,
In all poor foolish things that live a day,
Eternal beauty wandering on her way.

Come near, come near, come near - Ah, leave me still
A little space for the rose-breath to fill!
Lest I no more hear common things that crave;
The weak worm hiding down in its small cave,
The field-mouse running by me in the grass,
And heavy mortal hopes that toil and pass;
But seek alone to hear the strange things said
By God to the bright hearts of those long dead,
And learn to chaunt a tongue men do not know.
Come near; I would, before my time to go,
Sing of old Eire and the ancient ways:
Red Rose, proud Rose, sad Rose of all my d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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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비우고 무심히 지켜보는 시간

- 법정



저마다 자기의 일상생활이 있다.
자기의 세계가 있다.
그 일상의 삶으로부터
거듭 거듭 떨쳐버리는 출가의 정신이 필요하다.

머리를 깎고 산이나 절로 가라는 것이 아니라
비본질적인 것들을 버리고
떠나는 정신이 필요하다.

외롭다고 다른 탈출구를 찾으려는
버릇을 버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모처럼 영혼의 투명성이
고이다가 사라져 버린다.

마음을 텅 비우고
무심히 지켜보는 시간이 없으면
삶의 탄력을 잃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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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저출산' 문제는 꽤 심각한 가 봅니다. 단순히 출산률 문제가 아니라 출산비용, 출산인프라, 양육비, 나아가 아이들 교육비까지. 동료나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한국사회에서 한 생명이 태어나 또 하나의 라이프사이클을 준비하는데는 경제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많은 어려움이 있는것 같습니다.

국내를 떠나 세계로 눈을 돌리면, 세계는 최근 '산모아 신생아 건강' 문제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오바마 정부 덕분에 새롭게 주목을 받고 있는 이 이슈는 아주 오래되고 만성적인 여성 아젠다 중 하나입니다. 매년 50만 명 이상의 산모가 도움을 받지 못하고 죽어가고 있으며, 살아남은 수백만명의 산모들은 예방가능했던 장애을 껴안고 살아가고 있다고 합니다.

흥미로운 건 세계적인 사회적기업 재단인 아쇼카 재단 Ashoka Foundation이 이 아젠다를 '아이디어 경쟁' 형식으로 재구성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경쟁'을 통해 아쇼카는 자칫 무겁게 가라앉을 수 있는 이슈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전세계 Changemaker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경쟁이라... 정말이지 아쇼카스럽습니다.

'건강한 엄마, 튼튼한 세계(Healthy Mothers, Strong World)' 아이디어 경진대회의 출발은 명쾌합니다. "튼튼한 엄마는 아이, 가족, 공동체, 나아가 경제가 성장하고 번영할 수 있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경진대회를 통해 최종 선발된 16명의 수상자 Young Champions는 9개월 동안 글로벌 '산모 건강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됩니다. Young Champions는 산모 건강 분야의 아쇼카 펠로우들의 멘토링, 산모 건강 태스크포스(Maternal Health Task Force)의 전문성, 그리고 비자, 여행, 보험 경비는 물론 매월 지원금까지 지원받으며 프로젝트에 참가하게 됩니다. 상위 수상 단체에게는 상금도 수여됩니다.

Young Champions 대상자는 18~25세로 나이 제한이 있습니다. 이 나이 또래면 한국 친구들은 입시를 준비해야 하는 고등학생에서 취업을 준비해야 하는 대학생 정도의 범위가 될 수 있겠네요.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나이의 친구들에게 우리 주변의 사회문제를 찾아내는 것뿐만이 아니라 이에 대한 솔루션 아이디어까지 기대하는 것은 꽤 큰 도전입니다. 그래도 아쇼카 재단은 젊은 친구들에게서 미래의 사회적 기업가와 새로운 Changemaker의 모습을 기대하고 싶은가 봅니다. 멋진 프로젝트입니다.

아이디어 접수는 3월 17일까지입니다. 한국에서도 Young Champions가 나올 수 있기를 바랍니다.


* Early entry prize winners
1.Maternova (United States): 웹사이트에 산모건강 세계지도와 혁신 툴을 구축한 대단한 친구들입니다
2.Aadharbhut Prasuti Sewa Kendra (Nep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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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changemakers.com/en-us/maternalheal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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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폰과 나

시나몬 주머니 / 2010. 2. 18. 06:22

오늘 아침 평소보다 이른 시간에 출근을 했습니다.
책상에 털썩 앉으니 스피커에 연결된 늘어진 이어폰이 난데없이 낯설게 느껴집니다.

때로는 정보를 얻기 위해서, 보통 음악에 잠시 기대어 쉬고 싶어서 찾는 이어폰.
마치 탯줄 같습니다. 오늘 출근 길에도 녀석과 함께였죠.

어떤날은 하루에 10시간 이상을 컴퓨터 모니터와 마주하고 있습니다.
모니터는 늘 냉정합니다. 할 만하고 들을 말만 듣습니다. 키보드 녀석은 말할 필요도 없죠.

이어폰은 조용히 귓가에 속삭입니다.
이거 들어봐, 다 약이 되는거라니까. 눈 딱감고 10분만 쉬다가.

2010년 2월 18일 목요일 오전 6시 20분.
오늘은 하루가 조금 길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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