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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잇 통신'

김애란의 소설은 딱 이런 느낌이다. 우리는 포스트잇을 통해 짧은 안부와 메모를 주고 받는다. 바람에 나풀거리고, 어리든 쉽게 붙고 떨어지는 포스트잇의 특징처럼 김애란의 소설은 가볍고 경쾌하다.

주인공들 또한 모두 능동적이다. 김애란 소설 속의 주인공들은 결코 세계 안쪽의 인물들이 아니다. 주변, 그보다 주변과 안쪽의 경계에서 있을 법하기도 하고 없다해도 크게 이상할 것도 없는 인물상들이다. 하지만 누구하나 '당한' 사람들은 없다. 이혼도, 이별도, 그 무엇도. 그래서 그런 인물상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게 만든다.

소재는 하나같이 시적이다. 가로등, 휘파람, 불꽃놀이, 종이물고기... 꼭 시를 늘이고, 몇몇 역할과 상황을 엮어 소설을 뚝딱하고 만들어낸 느낌. '설마...'와 '정말?' 사이를 끊임없이 오가게 하는 시선과 시각이 신선하고 짜릿했다.

이 모든 것이 한데 뒤엉켜 만들어낸 최고의 작품은 <종이 물고기> 편이 아니었나 싶다. 소설가 지망생 주인공, 포스트잇 통신, 무너진 방, 날아든 한 장의 포스트잇. 김애란의 글쓰기가 혹시 그렇게 시작되지 않았을까... 내 맘대로 상상했다.

진솔함, 간결함, 상상력과 현실적인 발걸음까지, 좋았다. 그 자체가.


종이 물고기 만드는 법

벽 1. 인상적인 책 구절들
벽 2. 내 인생의 이야기들
벽 3. 생각의 단편들
벽 4. 오가며 들리는 주변 이야기들
천장. 1~4번이 교차하는 새로운 이야기, '소설'
                                                                           - '달려라 아비', 김애란, 2005,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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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Steven Spielberg's film "Artificial Intelligence"

http://www.thethomasgallery.com/infamous.htm

2008. 1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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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도 우연히, 정말 우연히 포스트잇으로 만든 애니메이션을 만나게 됐다.

Bang-yao Liu의 'Deadline'이란 작품으로
총 6,000장 이상의 포스트잇으로 3개월의 시간 동안 표현해낸 작품
김애란의 <종이물고기>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획기적인 포스트잇 아트
직장인의 꿈과 애환이 모두 잘 녹아있다고나 할까? ㅋ



* 보다 자세한 이야기는 '생각전구'님 블로그에서 확인하세요
http://ideabulb.co.kr/10050109813

2009. 7.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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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웅산 수지, 귓가에는 퍽 익숙하면서도 도무지 알 수 없는 존재.

흔히들 그녀들 버마(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상징이라고 말하며 그녀의 가택연금에 분개하지만, 내겐 늘 먼 이야기로만 들렸다. 그녀가 가택연금되어 있던 기간만큼이나 나는 그녀에게 무관심했고, 그 기간이 길어질 수록 난 그런 버마의 민주화 운동에 흥미를 잃어갔다.


1.
그런 내게 아웅산 수지의 존재를 찾아나서게 한 것은 그녀의 64번째 생일(6/19)을 축하하는 글로벌 온라인 프로젝트였다.

참여연대 블로그를 통해 알게 된 64forsuu.com 사이트는 기묘했다. 64번째 생일을 64개 단어로 축하하는 프로젝트 사이트. 생일축하니 즐겁고 신나기도 하고, 가택연금에 재판정을 오가니 서글프고 화가나기도 한다. 온갖 감정들이 뒤섞여 아웅산 수지를 격려하고, 버마 민주화 운동을 응원한다. 응원은 거부할 수 없는 흐름속에서 자연스럽게 지지로 이어진다.

64forsuu.com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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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64 Words의 방식은 다양하다. 누군가는 64 Words로 글을 쓰고, 누군가는 동영상을, 또 다른 누군가는 사진을 올린다. 아무리 기사를 읽어도 이해할 수 없는 나같은 사람에겐 한두 편의 동영상이 최고다. 적절한 영상과 음악의 조합은 수 백개의 응원 텍스트 메시지보다 더 파워풀하다.

Aung San Suu Kyi: Her Burma - Amnesty International (United Kingdom)


Burma VJ - A film about the 2007 Uprising (United Kingdom)



3.
아웅산 수지에 대한 평가는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상반되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그 가운데 경계인의 선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경은 역시 유명인사다. 이번 64forsuu.com에서 나의 마음을 결정적으로 움직인 것은 김대중 전대통령의 64 Words였다. 유명인사의 지지는 특히 상대방의 정체가 불분명한 온라인 공간에서 특히 위력을 발휘하는 것 같다. 특히 그 무대가 커지면 커질수록.

We Koreans, who have already experienced the brutal oppression of a military dictatorship share deep compassion with, and send our sincere encouragement to, the people of Burma. Looking back on our experience, I believe democracy will eventually be restored in Burma, as long as the Burmese people continue their struggle against the military regime, and as long as the international community supports their efforts.
 
Kim Dae-Jung, Nobel Peace Prize winner and former President of Korea (1997-2003)
(South Korea)


전세계 민주주의 시민들이 응원하는 생일축하 잔치는 끝났다. 하지만 등록했던 이메일 주소를 통해 계속해서 아웅산 수지와 버마 민주화 소식을 전해듣게 될 것이고, 이 짧은 기간이었지만 이 행사에 참여했던 모든 사람들이 뜨거운 무언가를 나누어 가졌을 것이다.

역시 재밌다. 온라인이란 무대는...


* 연합뉴스 관련 기사. '수치 생일축하행사로 바쁜 미얀마 사람들(6/18)'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01&aid=0002722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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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re the Hell is Matt
http://www.wherethehellismat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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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간의 나의 즐거움이 오늘로 끝이 났다.
<런치의 여왕>은 <식객>, <롱 베케이션>처럼 작지만 긴 울림이 있었던 좋은 작품이었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마지막화의 유지로의 말.
나츠미처럼 위험한 여자, 슈지처럼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사람들도 기꺼이 올 수 있는 공간이라는... 홍우 녀석과 줄곧 얘기했던 문턱이 너무 낮아 누구나 일할 수 있는 회사가 생각나버렸다. 그러고보니 <식객>의 성찬이도 최고급 한우로 불고기를 만들기로 결정했었다. 누구나 먹을 수 있는... 나 역시 그런 부류의 사람이 아닌가 생각한다.

<런치의 여왕>에는 다양한 입장이 모였다 부딪치고, 흩어졌다 함께 한다.
마카로니 데미그라스 소스의 맛을 지켜가는 쥰자부로 (3)
가게를 성장시켜 요리하는 가족들이 좀더 자유롭고 풍족하기를 바라는 유지로 (2)
무엇도 흥미 없었지만 아버지와의 캐치볼로 요리사의 꿈을 키워가는 막내 코시로 (4)

이야기의 중심에는 물론 나츠미가 있다.
아버지의 맛을 이어가야 할지, 요리사의 삶의 방식을 고수할지 방황하는 4형제에게 나츠미는 '런치'의 의미와 '지켜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깨달을 수 있게 소리친다. 지켜간다는 것은 힘든 일이다. 나츠미의 응원은 그래서 더 값진 것이 아닌가 싶다.

재밌는 것은 이 모든 이야기가 이상한 사람, 첫째 켄이치로로 인해 시작됐다는 것.
사건은 늘 예기치 못한 곳에서, 이해할 수 없는 사람에 의해 시작되는 것 같다. 마카로니의 일등공신은 역시 켄이치로가 아닐까 싶다. ^^

# # #

런치의 여왕 (ランチの女王, 2002.07.01~2002.09.16)

"하지만 매일 런치의 예산을 오버하게 되면 생활을 해 나갈 수가 없다구요.
 런치는... 우리의 희망이라구요!"
                                                                                    - 나츠미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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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프 커틀렛이다.
 이걸 먹으면 너도 우리 가족의 일원이 되는거다."
                                                   - 유지로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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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와 줬으면 좋겠어.
 어떤 환경의 사람이든, 어떤 주머니 사정의 사람이든 즐겁게 올 수 있는
 매일이라도 오고 싶은 그런 가게가 좋아.
 그런 가게가 우리한테도 잘 맞고!"
                                                                               - 유지로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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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와도 돼요?
 나... 전과도 있고, 거짓말쟁이에다
 내가 있으면 모든 분들에게 폐나 되고..."
                                       - 나츠미 #12

"우리 집 밖에 없잖아.
 너같이 위험한 여자를 받아줄 곳은
 우리 집 밖에 없잖아."
                                       - 유지로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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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이치로 상한텐 감사하고 있어요.
 여기에, 이 장소에 날 데려와 줬으니까."
                                       - 나츠미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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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고래의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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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장에 잔고가 없다. 자동차도 팔고, 집도 팔고, 아끼던 수집품도 모두 팔았다.
그래도 빛이 4,800억원...

파산도 이런 파산이 없습니다. 그래도 웃으며 배짱 좋게 놀러오라고 할 수 있을까요? 우리는 돈은 없지만 사랑이 있노라며 노래부르면서?


최초로 파산한 지자체, 일본 유바리(夕張) 시

일본 훗카이도에 위치하고 있는 유바리 시는 최초로 파산한 지자체로 유명합니다. 유바리 시는 메이지시대부터 탄광 마을로 번영했으나 모두 폐광되고 메론 중심의 농업 및 식품가공업, 석탄 역사와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 중심의 관광산업에 투자해왔습니다. 하지만 관광시설 과잉 투자는 3억5천3백만 달러(약 4800억원)가 넘는 빚만 남기게 됐습니다.

유바리 시는 2007년 파산을 선언했고 자구책으로 돈이 되는 것이라면 뭐든지 경매에 올렸습니다. 버스, 관광시설, 로보트 등등을 말이죠. 전문가들은 부채 상환에만 18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시민들도 부채만 남은 도시, 유바리 시를 등지기 시작했습니다. 과거 인구 12만 명 유바리 시는 현재 10분의 1 수준(약 1만2천 명)으로 감소했고 현재 일본에서 세 번째로 인구가 적은 도시로 몰락했다고 합니다.


(유바리 국제판타스틱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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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도시, 유바리 - 'No Money But Love' 캠페인

지난 25일 '칸 국제광고제(Cannes Lions 2009)'에서 유쾌한 소식이 날아왔습니다. 유바리 도시 캠페인이 칸 국제광고제 프로모션 부문 그랑프리를 수상했다고 하네요. ('3년 전 파산 일본 유바리시 캐릭터 ‘칸 국제광고제’ 그랑프리 수상', 2009.6.25 중앙일보)

유바리 시는 ‘돈은 없지만 사랑은 있다(No Money But Love)’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이 캠페인은 전국에서 가장 낮은 이혼율을 자랑하는 유바리 시의 강점에서 출발했습니다. '부부', '사랑' 등의 컨셉에 착안해 유바리 시 캐릭터 ‘유바리 후사이(부부)’를 개발하고, 이들을 주인공으로 한 뮤직비디오와 각종 프로모션이 전개됐습니다.

(뮤직 비디오... 꼭 보십쇼. 끝까지)



결과, 유바리 시는 연간 방문 관광객수가 10% 증가했고 3천1백만 달러의 관광수익을 올렸습니다. 고무적인 것은 캠페인 슬로건인 'No Money But Love'를 따라 3000 커플이 방문했다 점인데요, 정말이지 대단하지 않은가 싶습니다.

PR 측면에서도 신문 기사 100건, 온라인 매체 기사 100건, TV 뉴스 30건, 블로그 글 53,100개 등 경이로운 기록을 남겼습니다. 광고로 환산하면 약 150만 달러에 해당하는 효과라고 합니다.

(칸 국제광고제 제출용 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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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r challenge was to promote Yubari, reenergize its citizens, and help erase the debt burden. Our PR strategy focused on the fact that Yubari boasted the lowest divorce rate in the whole of Japan and as such we created the idea, 'Yubari, no money but love.'
In expanding this idea we created a couple of loveable, yet slightly ironic characters called 'Yubari Fusai'.
......
The idea of “no money but love” was an honest, yet endearing articulation of the situation they faced. Added to which, and in a country obsessed by cute characters such as Hello Kitty, the Yubari Fusai icon, proved to be a potent vehicle in generating WOM, print and broadcast PR.
http://work.canneslions.com/promo/#



유바리 캐릭터 '유바리 후사이(夫妻, 부부)'

‘유바리 후사이(부부)’는 유바리 특산물인 멜론을 형상화한 캐릭터로 2007년 유바리 시와 지역 리조트 회사인 ‘유바리 리조트’가 공동 개발했습니다. 부부라는 의미의 ‘후사이’는 부채(負債)와 일본어 발음이 똑같아 명명됐다고 하니 그 재치와 용기가 놀라울 뿐입니다. 부부인 ‘도산’과 ‘적자’ 커플은 누더기 옷을 입고 땀을 흘리며 손수레를 끄는 등 유바리의 처지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캠페인의 중심에는 역시 차별화된 캐릭터가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지자체의 독보적인 행보들이 늘어날 수록 도시 PR, 도시 캠페인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텐데요. 과연 얼마나 많은 도시들이 유바리와 같은 과감한 선택을 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세상에 모두 멋진 사람들만 있다면 얼마나 삭막할까요. 재밌는 놈, 이상한 놈, 때에 따라서는 위험한 놈도 있어야지요 ^^

커뮤니케이션의 영역이 넓어질 수록 결국 더 다양한 입장에 대한 절실한 고민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유바리 도시 캠페인의 성공은 우리 커뮤니케이션 업계의 지평도 한 차원 넓혀 주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꼭 보란듯이 멋지게 재기하기 바랍니다!

(캐릭터 '유바리 후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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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2009 PR 부문 그랑프리는 호주의 '꿈의 직업'이 선정됐습니다.


[기타 사이트]

* '유바리 후사이'캐릭터 사이트

http://yubarifusai.jp/index.html

** 유바리 수상 이유 및 제출용 동영상 (NEW! Promo Lions Grand Prix President)
http://www.canneslions.com/lions/videos ··· tag%3D68

(2009. 3. 11. fuseblog에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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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다른 사람의 성공을 도우면 자신도 성공한다. p.32
성공자에 어울리는 사람을 골라라. p.51
그 사람의 성공을 알라. p.65

레키는 타인의 성공을 돕는다는 생각이 더해져 자신의 성공과 타인의 성공, 두 사람분의 정보에 예민해지게 된 것이다. 무엇을 배워야할지가 명확해지면 그만큼 필요한 정보에도 예민해진다. 다른 사람의 성공을 응원할 때 학습능력이 가속된다. p.69


2.
조직을 만들어 서로 나눈다. p.117

"모두에게 다른 사람의 성공을 돕는 것을 가르치면 되는 거야. 굉장해! 우리 모두가 대상인이 될거야! 대상인 계획의 시작이야!" (레키) p.117

레키와 그 동료의 배에 타면 선장이 될 수 있다는 소문이 퍼지자 많은 젊은이들이 기회를 찾아 몰려들었다. 그렇게 해서 모인 인재는 보통 선원보다 훨씬 부지런히 일했고 능력도 있었다. p.124


3.

자신이 살 세계는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야. (공존/ 경쟁) p.167

사람들은 서로 이해하고 성공을 돕는 이들 상인들을 '별의 상인'이라 부르게 됐다. p.168





비즈니스란 세계를 만나기 전까지 난 상당 부분 대상인의 가르침대로 움직였었다. 혹시나 내가 어떤 도움이 될 수는 없을지 묻고 기꺼이 함께 했었다. 어느날... 막연히 더 배워보고 싶다는 마음이 강했던 어느날, 난 비즈니스 세계에 들어왔다.

돈을 받고 일하는 동안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마인드는 점점 사라져갔다. 대신 나는 유레카를 발견하기라도 한 것처럼 '거래'를 찬미했다. <상식밖의 경제학>처럼 다시는, 다시는 사회규범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만 같았다.

<별의 상인>을 통해 난 무일푼 시절의 나를 다시 만날 수 있었다. 가슴만 뜨거웠던 풋내기 시절. 조금 가진 녀석들이 더 한다고 지금의 난 딱 그 꼴이다. 어쩌면 나는 완전히 다시 시작해야 한지도 모른다. 그게 이립而立인지도 모른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어느 세계에 속할지는 자신의 선택에 달려있다는 사실. 그리고 비즈니스 세계에서도 나눔과 공존은 가능하다는 믿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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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상인> 이누카이 타보 Turbo Inukai, 2006, 국일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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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우리집에 왜왔니 (황수아 감독, 2009)>는 '기적'에 대한 이야기다.
이제 누구도 사랑할 수 없는 남자와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하는 여자의 이야기.

병희(박희순)는 수강이 사랑하는 사람이 그녀를 사랑한게 되는 것은 기적이라고 말한다.
수강(강혜정)은 그런 병희의 말을 하루하루 되새기며 한걸음 한걸음 기적을 향해 걸어간다.

누구도 사랑할 수 없는 남자가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하는 여자를 사랑하는 게 아니라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하는 여자가 누구도 사랑할 수 없는 남자를 사랑하는 이야기로 풀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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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결국,

수강은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는 여자가 되고
병희는 누구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남자가 된다.

<미저리>가 <아웃 오브 아프리카>가 되어, <로마의 휴일>을 만나러 간다.
인생에 단 하나의 등장인물 밖에 없던 두 사람이, 새로운 등장인물을 추가한다.

이미 어긋나버린 삶의 단편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가만히 껴안아주는
따뜻하고 뭉클한 이야기였다.


* 'Rain Drop' - 휘성(with, G,고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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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히, 장진 감독의 <아는 여자>를 좋아하는 분들께 추천하고 싶다.
   기회가 된다면 엔딩곡 정재형의 '시간은 그대와 흘러'(엄정화, 루시드폴)를 꼭 들어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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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숨이 막힐 것만 같은 글을 만나는 날이 있다.

마치 세계 곳곳의 각각의 사람들이 펼쳐 가는 '꿈의 궤적'이 단 한 사람의 글을 통해 한 점을 향해 질주하듯 빨려들어 가는 느낌... 숨도 쉴수 없이 빠른 속도로, 형형색색으로 서로를 가로지며 번쩍번쩍 하는 느낌... 그런 글 한 가운데를 우연히 지나가는 것만으로도 누군가의 인생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오늘 만난 <The Huffington Post>의 Julia Moulden의 글, 'An Open Letter To Jeff Skoll' 은 일생을 투자해야 겨우 만날까 말까 한 기막힌 만남을 건네고 있다.


1. Jeff Skoll과 Skoll Foundation

첫 만남은 제프 스콜Jeff Skoll에서 시작한다. Jeff Skoll은 현재 Participant Media 최고경영자로써 영화나 다큐 등 미디어가 전하는 강력한 이야기를 통해 사회변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그는 전세계 정치인과 기업인들이 지구 온난화에 주목할 수 있도록 영화 <불편한 진실 An Inconvenient Truth>에 투자하고, 영화 <연을 쫓는 아이 The Kite Runner>를 통해 아프가니스탄의 문맹퇴치에 힘을 싣고 있다.

여기까지는 뭐 '그런 사람도 있는거지...'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Participant Media는 시작에 불과하다. Jeff Skoll은 대표적인 경매사이트 eBay의 초대 CEO로 eBay를 오늘날의 궤도로 올려낸 입지적 인물이었다. 뿐만아니라 eBay에 있었을때 세계 3대 사회적기업 재단 중 하나인 스콜 재단Skoll Foundation을 설립했다. 그러니까 Jeff Skoll이 Skoll Foundation의 그 Skoll인거다. (헉, 다들 알고 계셨나? )

Ashoka의 빌 드레이튼Bill Draton, Shuwab의 클라우스 슈바프Klaus Schwab, 그리고 Skoll의 Jeff Skoll. 이로써 모든 퍼즐 조각은 완성된다.

 



2. TED, Ideas worth spreading

Julia Moulden는 위 동영상을 통해 자연스레 TED를 소개한다.

TED는 세계의 사상과 움직임을 이끄는 리더들이 모여 영감과 통찰력을 나누는 비공개 행사. TED는 기술(Technology),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 디자인(Design)의 약자로, 이 세가지가 한데 어우러져 인류의 미래상을 그려내고 있다. TED에는 매년 세계적인 저명 인사 50 명이 참석하는데, 세계적인 유명 기업 경영진이나 인기제품 디자이너, 세계를 변화시키는 혁신 장치의 발명자, 베스트셀러 작가 등이 발표자로 참가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전세계 영화감독들, ‘팡게아 데이’에 참여하세요",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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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The Huffington Post

아.. 그리고 Julia Moulden이 활동하는 이 곳, 허핑톤 포스트The Huffington Post를 빼놓을 수 없다.

The Huffington Post는 2008년 3년 영국 가디언지가 발표한 '전세계 50대 파워 블로그The world's 50 most powerful blogs'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한 인터넷 뉴스 블로그. 가디언은 The Huffington Post를 감히 아래와 같이 소개한다.

The history of political blogging might usefully be divided into the periods pre- and post-Huffington. Before the millionaire socialite Arianna Huffington decided to get in on the act, bloggers operated in a spirit of underdog solidarity. They hated the mainstream media - and the feeling was mutual.

New Radical 저자인 Julia Moulden의 주무대는 <LIVING> 카테고리 내에 위치한 <The Giving Life>. 이 카테고리는 접근의 신선함을 넘어서서 기부, 모금 전문사이트가 제공하는 전문성 이상의 깊이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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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다시 사회적 기업가에 대해

끝으로 Julia Moulden이 쉽게 풀어 쓴 사회적 기업가에 대한 개념을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아직은 조금 생소한, 하지만 혁신, 리더십, 끈기, 용기, 비전 등과 같은 기업가 정신을 바탕으로 단지 돈이 아니라 사회적 목표 달성을 위해 전진하고 있는 이들에 대해서 말이다.

I knew that you'd started the Skoll Foundation to help develop the emerging field of social entrepreneurship. (I've been writing about social entrepreneurs in recent weeks, Jeff, but need to do a quick definition for those who are new to this world. A social entrepreneur is someone who applies the approaches and spirit of the entrepreneur - things like innovation, leadership, tenacity, risk-taking, and vision - to help drive social change. Rather than focusing exclusively on making money, these entrepreneurs are driven to achieve social goals - like helping people start small businesses and secure access to health care, education, and clean water.) The Skoll Foundation has been investing in, connecting, and celebrating social entrepreneurs around the world for more than a decade.



# # #



[주요 자료]
An Open Letter To Jeff Skoll

http://www.huffingtonpost.com/julia-moulden/an-open-letter-to-jeff-sk_b_172434.html

[참고하면 좋을 자료]
'자본시장 도둑'이 '로빈훗'으로 변신하면? (프레시안)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30071024134741&Section=

제프 스콜 - 사회적기업가를 지원하는 신세대 벤처 기업가 (나눔발전소)
http://blog.naver.com/socialwork/4003030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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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것을 잃어버렸을 때는
작은 진실부터 살려 가십시오.

큰 강물이 말라갈 때는
작은 물길부터 살려 주십시오.

꽃과 열매를 보려거든 먼저
흙과 뿌리를 보살펴 주십시오.

오늘 비록 앞이 안 보인다고
그저 손 놓고 흘러가지 마십시오.

현실을 긍정하고 세상을 배우면서도
세상을 닮지 마십시오. 세상을 따르지 마십시오.

작은 일, 작은 옳음, 작은 차이,
작은 진보를 소중히 여기십시오.

작은 것 속에 이미 큰 길로 나가는 빛이 있고
큰 것은 작은 것들을 비추는 방편일 뿐입니다.

현실 속에 생활 속에 이미 와 있는
좋은 세상을 앞서 사는 희망이 되십시오.


 ###

현실을 긍정하고 세상을 배우면서도
세상을 닮지 마십시오. 세상을 따르지 마십시오...

이 구절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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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기업과 사회 이슈와의 접점에서 진행되는 커뮤니케이션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런 연유로 PR캠페인, CSR, 네트워킹, 사회적기업 등의 이슈를 곧잘 뒤적거리곤 하는데요, 최근 Best Buy의 @15(www.at15.com) 사이트를 발견하게 되어 함께 공유합니다.

미국 최대 전자제품 유통업체인 Best Buy는 청소년(정확히는 teens)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기업 차원에서 생각하면 이유는 간단합니다. 청소년의 구매력, 그리고 이들이 가족 단위의 고객의 구매패턴에 적지않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Best Buy는 이를 얄미울 만큼 당당하게 받아들입니다. 한걸음 더 나아가 Best Buy는 청소년들의 중요성을 재정의하고 더 넓은 공간 개념으로 확장시킵니다. 결국 청소년들은 매장 고객으로서는 물론 우리의 공동체, 지역사회, 그리고 세계에 있어 더없이 중요한 존재가 됩니다. 그리고 그 길목에서 Best Buy의 핵심 CSR 프로그램인 @15 사이트 존재 의의도 함께 확립됩니다.

You are obviously key to the success of our stores. How would your parents know what to buy without you? You know us. You are important to us, but we also see that you are important to our communities, to our society, to our world.

Yep, we hear all the bad stuff about teens. People freaking out about drugs, gangs, drop outs and the rest. But we believe in you. Not because you'll be 25 some day, but because you have special power to do great things and make the world better. Right now.   (About @15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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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사이트는 눈여겨 볼만한 프로그램들이 많습니다. 이들 프로그램들이 공통적으로 지니고 있는 특징 중 하나는 'You Decide, We Donate', 즉 아이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설계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그 중 @15 Change Exchange의 접근은 특별합니다.

@15 Change Exchange는 아이들이 기부처를 직접 선택해 변화를 원하는 분야를 지원하는 새로운 형태의 기부 프로그램입니다. 기부처 선택 권한은 물론 @15 사이트에 등록한 청소년(13~18세의 미국 청소년으로 한정)에게 있습니다. 1백만 달러에 달하는 기부금은 Best Buy가 조성하고 있습니다.

@15 사이트 각 카테고리는 @15 Change Exchange 활동에 필요한 포인트를 얻을 수 있도록 유기적인 시스템으로 연동되어 있습니다. 게임을 클리어하면 15포인트를 얻고, 포럼(Forums)에 글을 쓰면 또 15포인트를 얻고 하는 시스템입니다. 내부 커뮤니케이션만으로 자신이 원하는 단체에 기부금을 낼 수 있는 자금을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Best Buy로써는 @15 사이트를 활성화하는 동시에 청소년들의 고민과 생각을 엿볼 수도 있습니다. 이는 내부 커뮤니케이션 인센티브로는 더할 나위 없는 접근입니다.

또 하나 주목할 만한 특징은 @15 Partner입니다. Best Buy는 @15 Change Exchange 기부 대상을 지속적으로 확장시켜 나갑니다. 현재 파트너는 Project Girl, MercyCorps, Communities In Schools, genesys works입니다만 파트너는 정기적으로 변화합니다. 때로는 프로젝트 성으로 진행되기도 합니다.

작년 말에는 세계적인 사회적기업재단인 아쇼카 재단의 Ashoka's Youth Venture와 Best Buy @15 Challenge를 진행했습니다. 전세계의 작은 사회적기업가들이 자기 PR 하고 @15 회원들이 투표를 통해 수상팀을 선정하는 콘테스트 방식입니다. (http://www.genv.net/bestbuy)

올해도 @15는 다양한 협업을 통해 지평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The GRAMMY Foundation, Starkey Hearing Foundation과 'Sound Matters' 캠페인을, The Common Ground Foundation과 'The Corner Book Club' 운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면 앞으로의 일이 기대됩니다. Best Buy가 @15를 만들어냈지만, 어쩌면 내일은 @15가 Best Buy를 생각지도 못한 곳으로 초대할지도 모르겠습니다.

(2009. 3. 11. fuseblog에 작성)
Posted by 고래의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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