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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 아버지의 퇴직을 지켜보며 35년 이상 한 길을 걸어온 한 남자의 전문성과 연륜은 과연 어떤 새 길을 만들어 갈지 궁금했습니다.

퇴직후 몇 달간 아버지는 해방감과 자유로움보다는 뜻모를 상실감과 외로움을 겪어야 했고, 그런 감정들은 고스란히 스트레스가 되어 하나둘 축적됐습니다. 1년이 훌쩍 넘은 지금 그는 전문성을 되살리는 길보다 자신의 관심사와 재능을 살려 멋스럽고 행복한 취미로 하루를 꾸려가고 있습니다. 그 길은 제가 생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길이지만 그런 길을 발견해 낼 수 있었던 것은 역시 개인의 행운이 크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아직 30년은 더 달려나가야 할 저로써는 업계 대선배들의 행보가 늘 흥미진진 합니다. 올해처럼 베이비붐 세대들의 퇴직이 본격화되는 시기에는 더 그렇습니다. 제조업이나 전통산업과 같은 분야에서의 선배들의 노하우와 경험도 그렇습니다만, 저로써는 아직도 한참을 성장해야할 지식서비스 산업에서의 선배들의 경험이 너무나 소중합니다. 이런 관심은 개인적인 차원을 넘어 점차 기업 차원의 고민으로 확산되고 있는 듯 합니다.

최근 The Economist는 <은빛 쓰나미 The silver tsunami>라는 칼럼을 통해 선진국 노동력의 고령화와 이에 대한 다양한 노력을 소개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선진국의 기업들은 급속도로 고령화되는 노동력 문제에 직면하고 있으며, 한 예로 불과 2년 내에 미국 근로자의 약 1/3이 50대 이상이 될 거라는 전망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미국은 젊은 편에 속하며 일본이나 독일은 더 할 거라는 쓴 웃음도 함께요.

그럼 노동력의 고령화에 대한 해답은 여전히 '은퇴'밖에 없는 걸까요? 저출산 문제는 미궁 속에 있으며, 이민조건은 더 까다로워지고,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시각은 여전히 제자리 걸음입니다. 당장 새로운 노동력을 구할 수 없다면 기업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The Economist는 경력에 대한 기본 관념이 재고되야 한다고 일침하고 있습니다. 결국 시간에 근거한 나이와 임금의 연결고리를 끊어버려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나이와 임금이 연결되어 있어 경력이 쌓일 수록 임금은 한없이 올라가고 반대로 설비는 노화되고 있어 생산성은 낮아질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어떤 기업은 45세 이상의 직원들을 채용하기도 하며, 어떤 기업은 성수기에 직원들을 고용했다가 비수기에 휴가를 주는 등 강약을 조절하는 다양한 해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한국 역시 임금피크제, 교대제 등 다양한 제도들이 솔루션으로 적용되고 있습니다. 이 모두 노동력과 임금에 대한 적절한 수준에서의 고민이 담긴 해법들입니다. 하지만 현장의 소리를 들으면 이에 앞서 우리가 알지 못하는 다른 니즈가 있는게 아닐까 하는 고민을 떨칠 수 없습니다. 임금이란 건 높을수록 좋습니다. 하지만 집을 얻고, 자녀 교육을 마친 다음에는 모두의 임금이 한없이 올라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임금은 나이가 아니라 오히려 라이프사이클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요.

저는 오히려 임금을 대체해 라이프 사이클이 완성된 고령화된 직원들의 새로운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보상시스템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 중 하나는 어떤 형태이건간에 '교육'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 봅니다.


Companies will have no choice but to face the difficult problem of managing older workers. How do you encourage older people to adapt to new practices and technologies? How do they get senior people to take orders from young whippersnappers? Happily a few companies have started to think seriously about these problems—and generate insights that their more stick-in-the-mud peers can imitate. The leaders in this area are retail companies. Asda, a subsidiary of the equally gerontophile Wal-Mart, is Britain’s biggest employer of over-50s. Netto, a Danish supermarket group, has experimented with shops that employ only people aged 45 and over.
...

Some companies, particularly in energy and engineering, are also realising that they could face a debilitating loss of skills when the baby-boomers retire en masse. Bosch asks all retirees to sit down for a formal interview in an attempt to “capture” their wisdom for younger workers. Construction companies such as Sweden’s Elmhults Konstruktions and the Netherlands’ Hazenberg Bouw have introduced mentoring systems that encourage prospective retirees to train their replacements.
...

Companies will have to do more than this if they are to survive the silver tsunami. They will have to rethink the traditional model of the career. This will mean breaking the time-honoured link between age and pay—a link which ensures that workers get ever more expensive even as their faculties decline. It will also mean treating retirement as a phased process rather than a sudden event marked by a sentimental speech and a carriage clock.

There are signs that this is beginning to happen. A few firms have introduced formal programmes of “phased retirement”, though they usually single out white-collar workers for the privilege. Some, notably consultancies and energy companies, have developed pools of retired or semi-retired workers who can be called upon to work on individual projects. Asda allows employees to work only during busy periods or take several months off in winter (a perk dubbed “Benidorm leave”). Abbott Laboratories, a large American health-care company, allows veteran staff to work for four days a week or take up to 25 extra days of holiday a year.
...

"The silver tsunami", The Economist, 2010.2.4
http://www.economist.com/businessfinance/displaystory.cfm?story_id=15450864

 

Posted by 고래의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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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시간에도 궁합이란게 있는 듯 하다.

아무리 출중한 사람도 시대를 만나지 못하면 이름을 얻을 수 없듯이
작은 발견과 깨달음도 그에 적합한 시간대가 있는 듯 하다. 마치 오늘처럼.

올해로 블로그도 3년째에 접어들었다.
첫 해에는 주제와 콘텐츠로 끙끙거리고, 다음 해는 네트워킹과 캐릭터로 고민했었다.
그렇게 세번째 해에 접어드니 블로그란 결국 일기가 아닌가... 원점으로 돌아온 느낌이다.

누구나 '어떤 발견'을 통해 글을 쓴다.
그것은 지식이나 기회일 수도 있고 추억과 감정일 수도 있다.
다만 그 발견을 서랍속에 가두지 않고 함께 나누기 위해, 혹은 어디서나 접속할 수 있기 위해
우리는 블로그를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여러 종류의 글쓰기가 있다,
일상의 발견과 감정의 흐름을 위한 수필.
약간의 경험과 작은 바람을 버무린 소설.
이런저런 길 위의 만남과 이야기를 담은 기행문.
새로운 성장과 변화로 안내하는 기획안.
사회와 국가의 원칙에 질문하는 기사.

이 모든 글이 동시에 '나'이기도 하다.


- 뜬금없이 6시에 눈뜬 어느 Bonus Day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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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나는 평소보다 좀더 멍하다. 아마 연이은 숙취가 풀리지 않는 탓도 있고, 낯설기만한 PM 역할이기도 할테고, 뿌연 하늘과 유리창을 치는 빗소리, 차가운 습기 때문이기도 할테다.

내게 토요일은 일주일 중 가장 중요한 날이다. 내 방식대로 마음껏 디자인할 수 있는 주말의 첫날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토요일을 한 주의 첫 날로 셋팅한다. 스르륵 일어나서 맘껏 반나절을 요리해버리고 나면 신기하게도 마음이 가벼워진다. 오늘은 Big Think를 새롭게 알게 되고, The Economist의 2010 달력을 멍하니 한참을 감상했다.

<딜리셔스 샌드위치>에서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스타벅스와 코스트코 사례였다. 자신만의 정취를 읽고 점점 상업화되어가는 스타벅스와 따끔하게 경각심을 일깨운 뉴욕타임스, 이들의 건강한 문화 생태계가 보기 좋았다. 대중성과 시의성에 편승하지 않고 숨겨진 보석같은 책들을 발굴해 소개하는 코스트코의 정신도 훌륭했다.

문화를 딱히 정의내릴 순 없겠지만 이들은 모두 '지켜야할 소중한 그 무엇'을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소중한 그 무엇'이란 대단한 것은 아니다. '하고 싶은', '좋아하는' 기호나 취향. 자신만의 어떤 원칙과 자세. 그저 새롭고 기록적인 숫자나 주위 평가들로 좌우되지 않는, 엉덩이 무겁고 고집스러우며, 조금은 촌스러울 수 있는 멋스러운 색깔과 향기.

내가 토요일을 일주일의 여섯번째 날로 살아가지 않듯, 누군가는 무지개의 여덟번째 색을 좋아하듯, 우리에겐 상대를, 차이를 받아들이는 '문화적 마인드'가 필요하다. 자신만의 멋스러움을 모두가 즐길 수 있도록 좋은 이름을 만들어가는 작업도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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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리셔스 샌드위치> 유병률. 2008. 웅진윙스

[비틀거리는 스타벅스 신화]
<뉴욕타임스> 역시 그냥 신문장사를 해서 세계 최고의 신문이 된 게 아닙니다. 세계적인 뉴스를 권위 있는 분석으로 다뤄온 때문이기도 하지만, 뉴욕의 문화를 속속들이 소개하고 만들고 선도해왔기 때문입니다. <뉴욕타임스> 없는 뉴욕 문화는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스타벅스와 마찬가지로 '문화적 정체성을 파는' 신문인 것입니다. 뉴욕의 문화를 파는 신문이 '스타벅스'라는 뉴욕의 문화상징이 상업성으로 채워지고 있는데 대해 광분하지 않으면, 스스로도 그냥 신문장사를 하는 신문이 돼버리지 않겠습니까? p.75

- Curing What Ails Starbucks (NYT, by JOE NOCERA, 2008.1.12.)

['문화'를 진열해 놓은 할인점, 코스트코]
코스트코의 책장사는 미국의 유명인사들도 불러내는 위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나 빈센트 팍스 전 멕시코 대통령도 할인점 카트로 붐비는 코스트코 매장에서 책 사인회를 하기도 했습니다. 베스트셀러 위주의 판매가 아니라, 그냥 묻힐뻔한 훌륭한 책들, 알고 보면 서재에 꼭 소장해두고 싶은 귀한 책들을 바이어들이 고르고 골라내는 노력과 감각이 전직 대통령들까지 움직이고 있는 것입니다. p.86


[프리에이전트]
자기만의 연구실을 가져야 합니다. 지식과 정보는 혼자서도 얼마든지 찾아낼 수 있는 시대입니다. 웹 2.0 시대의 특권을 마음껏 누리십시오. 그리고 미치도록 몰입해서 파고들 수 있는 자기만의 여유로운 밥벌이를 찾아보십시오. p.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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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한한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세상을 변화시키는 아이디어?"
a call for ideas to change the world by helping as many people as possible.

세상에 질문을 던지고 싶다면
Google을 이용해보자.

Google만이 할 수 있는 멋진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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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 자료

Google's Project 10^100
http://www.project10tothe100.com/

'구글 ‘세상 바꾸는 아이디어’ 투표중' (한겨레 2009.10.05)
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38021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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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사랑일수록 그 향기는 짙다


                                                                   도종환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은
들판일수록 좋다..
아무것도 없는
백지 한 장일수록 좋다..
누군가가 와서 마음껏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단 한 가지 빛깔의
여백으로 가득 찬 마음,
그 마음의 한 쪽 페이지에는
우물이 있다..

그 우물을 마시는 사람은
행복하다..
그 우물은 퍼내면 퍼낼수록
마르지 않고,
나누어 마시면 마실수록
단맛이 난다..

사랑은 가난할수록 좋다..
사랑은 풍부하거나 화려하면
빛을 잃는다..
겉으로 보아 가난한 사람은 속으로는
알찬 수확을 거두고 있는 것이다..

너무 화려한 쪽으로 가려다
헤어진 사랑을 본다..
너무 풍요로운 미래로 가려다
갈라진 사랑을 본다..
내용은 풍요롭게,
포장은 검소해야 오래가는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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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유난히 어른들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는 해이다. 그래서인지 국내외 어른들의 행보에 특별히 더 애정이 간다. 초대나 방문만으로, 때로는 생일만으로 전세계의 주목을 끄는 어른들. 그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어른은 물론 행동하는 어른일 것이다.

Change Maker 중에도 어른이라고 부를 수 있는 단체가 있다. 2007년, 넬슨 만델라의 89번째 생일에 창립된 'The Elders'는 인생의 선배들이 모여 서로의 지혜를 나누고, 전세계의 공동체에서 발생하는 분쟁을 해결하는데 힘을 보태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The Elders는 전지구적인 또는 지역 차원의 이니셔티브를 제공하는 활동을 전개한다. 활동은 크게 두 영역으로 나뉜다. 하나는 대화를 촉진하고 평화를 구축하는 것. 그리고 다른 하나는 무력충돌, 빈곤, 부정 등으로 빗어지는 고통을 완화하는 것이다. 현재 The Elders는 Cyprus, Middle East, Sudan, Zimbabwe, Burma/Myanmar 등 지역을 방문하며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누구나 원로가 될 수 있는 건 아니다. 원로에도 조건이 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독립성'이다. 독립성이 충족되지 않으면 그 밖의 어떤 조건들을 갖춰도 원로가 될 수 없다. 그 다음은 국제사회의 신뢰, 행동하는 성실성, 진보적인 리더십 등을 필요로 한다.

현재 원로는 총 12명으로 구성(명예 원로 제외)되어 있다. 원로 한 사람 한 사람의 행적을 훔쳐보는 것만으로도 큰 공부가 될 정도다. 재밌다. 이 모든 것이 넬슨 만델라의 초대로 시작됐다는 사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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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mond Tutu 데스몬트 투투
The Elders 회장, 남아프리카 성공회 주교, 전 남아프리카공화국교회협의회(SACC) 사무총장(최초의 흑인 사무총장), 1984년 노벨 평화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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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tti Ahtisaari 마르티 아티사리
전 핀란드 대통령, CMI(Crisis Management Initiative) 설립, 인도네시아 정부와 아체 반군 간 평화중재(2005), 이라크의 수니파와 시아파 간 분쟁해결을 위한 비밀회담 성사(2007), 2008년 노벨평화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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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fi Annan 코피 아난
전 UN 사무총장, 2001년 노벨 평화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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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a Bhatt 엘라 바트
여성노동자연합조합(SEWA) 설립자, 마이크로크레디트협회 사-단(Sa-Dhan) 회장,  WWB(Women’s World Banking) 설립자이자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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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o Brundtland 그로 브룬트란드
노르웨이 전 국무총리(최연소 최초 여성 국무총리), 전 세계환경개발위원회 의장('우리 공동의 미래' 보고서 작성, 지속가능개발 개념 도입), 전 WHO 사무총장

Lakhdar Brahimi 라크다르 브라히미

UN 중재전문가

Fernando H Cardoso 페르난도 카르도소
전 브라질 대통령, 재임기간동안 영아사망률, 아동노동, AIDS 사망률을 기록적으로 감소시키고 초등학교 교육, 50만 무주택 가구 정착 등 혁신적인 리더십 발휘

Jimmy Carter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 이집트-이스라엘 캠프데이비드협정(1978), 소련과의 전략무기 제한협상 SALT II(1997). 2002년 노벨 평화상 수상

Graça Machel 그라사 마셸
모잠비크 FDC(Foundation for Community Development) 회장, 여성과 아동의 권리향상에 힘써왔으며 특히 아동전쟁포로에 대한 새로운 기준 제시

Mary Robinson 메리 로빈슨
전 아일랜드 대통령 (아일랜드 최초의 여성 대통령). 법으로 사회변화 유도. 옥스팜 명예회장

Nelson Mandela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1993년 노벨 평화상 수상 (명예 원로)

Aung San Suu Kyi 아웅산 수지
버마 정치인, 자유민주주의 투사 (명예 원로)

"원로는 공식석상이나 막후에서 자유롭게, 그리고 대담하게 말할 수 있다. 원로는 그들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손을 내밀 것이다. 원로는 두려움이 가득한 곳에 용기를 불어넣고, 분쟁이 있는 곳에 화합을 이끌어내며, 절망만 남은 곳에 희망을 초대할 것이다." - 넬슨 만델라, 2007, 요하네스버그

"The Elders can speak freely and boldly, working both publicly and behind the scenes. They will reach out to those who most need their help. They will support courage where there is fear, foster agreement where there is conflict and inspire hope where there is despair." Nelson Mandela.
http://www.theelders.org




* 참고 기사

현직보다 더 빛나는 전직 대통령들 (연합뉴스,2009.8.8)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001&oid=001&aid=0002802911&

DJ 이용하는 정치 이제 그만둬야 (오마이뉴스, 2009.5.11)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129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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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수록 점점 외로울 시간이 줄어든다. 사회생활을 하고, 결혼을 하고, 작은 집을 돌보고, 남은 시간들을 쪼개어 스스로에게 기회를 주고나면 일주일도, 한 달도 모자란 느낌이다. 그렇게 촘촘하게 채워진 한 달을 보내고 나면 문득 가슴 뜨거웠던 시절의 뜻모를 외로움이 그리워진다.

일본 소설은 정도 차는 있지만 항상 '물 속으로 걸어들어가는 느낌'이란게 있다. 발목정도의 깊이에서 찰랑되는 애틋한 사랑, 무릎 정도의 깊이에서 첨벙되는 뜨거운 우정 같은 것들이. 하지만 홀로 한걸음 한걸음 물길을 열어가는 느낌이 대부분이다. 물의 저항으로 움직임은 부자연스럽기만 하고 진도는 더디지만, 어느덧 차분함 속에서 물이 차오르기 시작하고 들어간 깊이만큼 편안해지는 기분이 든다. 이상하게도. 그리고 그 길목에서 무언가를 만난다. 본질적인, 애써 잊으려던 그 무언가를.

나쓰메 소세키의 <마음>은 처음부터 끝까지 '외로움'에 대해 말하고 있다. 선생님의 외로움, 선생님과 부모님 사이에서의 '나'의 외로움. 선생님의 아내도 K도 모두 저마다의 외로움을 지닌다. 메이지 시대의 사람은 그 시대의 외로움을, 현대인은 어찌할 수 없는 현대의 외로움을 각자 끌어 안고 살아간다.

" 나는 훗날 그런 모욕을 당하지 않기 위해 지금의 존경을 물리고 싶네. 나는 지금보다 더 지독한 외로움을 참기보다 차라리 외로운 지금의 상태로 벼터가고 싶네. 자유, 독립 그리고 나 자신으로 가득 찬 현대에 태어난 우리는 그 대가로 모두가 이 외로움을 맛봐야겠지. "

- <마음> 나쓰메 소세키, 2006, 문예출판사, p.49


그 중에서도 특히 '선생님'의 외로움은 우리 모두에게 의미가 있다. 그건 선생의 외로움이 타자에 대한 개인의 외로움이 아니라, 본인 자신에 대한, 근본적인 인간의 외로움이기 때문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경험이 너무나도 개인적이라 그의 '외로움'은 더 값지다.

그래도 운이 좋다. 선생님은 외로움이 태어난 '과거'를 펼쳐보여 달라던 '나'를 만날 수 있었으니까. 더군다나 '나'의 시간이 선생의 과거가 시작된 시절과 궤를 같이하고 있었으니까. 아마도 선생님은 장문의 유서를 통해 가감없이 모두 토해내면서 이미 멀어져버린 인간적인 자신의 일부와 다시 만날 수 있었던 건 아닐까. 그 재회를 통해 조금은 치유되고, 위로받을 수 있었던 건 아닐까.

그러던 끝에 어느 날 자네는 나의 과거를 병풍처럼 자네 앞에 펼쳐 보여달라고 졸랐던 거야. 이제서야 고백하네만, 나는 그때서야 비로소 자네를 인정하게 됐다네. 자네가 진정 순수하게 나의 내면으로부터 어떤 살아있는 것을 붙잡아보려는 의지를 보였기 때문이야. 내 심장을 둘로갈라 뜨겁게 쏟아지는 피를 받아 마시려 했기 때문이라네.

- <마음> 나쓰메 소세키, 2006, 문예출판사, p.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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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걸 숨김없이 토해내기 위해 들인 나의 노력은
한 인간을 조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자네에게나 다른 사람에게나 헛수고가 아니라고 생각하네

- p.341


그리운 나의 외로움에 안부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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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을 가졌는가

- 함석헌


만 리 길 나서는 길
처자를 내맡기며
맘놓고 갈 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에도
´저 마음이야´ 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탔던 배 꺼지는 시간
구명대 서로 사양하며
´너만은 제발 살아다오´ 할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불의의 사형장에서
다 죽여도 너희 세상 빛 위해
저만은 살려두거라´ 일러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잊지 못할 이 세상을 놓고 떠나려 할 때
´ 저 하나 있으니´ 하며
빙긋이 웃고 눈을 감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의 찬성보다도
´아니´ 하고 가만히 머리 흔들 그 한 얼굴 생각에
알뜰한 유혹을 물리치게 되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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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회적기업가는 부분적 또는 전면적인 시장실패 부문에서 일하고 있다. p.40


I.
1. 자본차입 비영리 벤처 - 사유재와 공공재 구분
ㅁ 베어풋 칼리지 Barefooe College (벙커로이, 인도) p.67
-'건축가든 태양열 기술자든 누구든 정식교육을 받지 않고도 직업을 가질 수 있다.'
-가난한 시골 사람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식수, 보건, 교육, 일자리와 같은 기본적인 요구사항이 충족될 수 있어야 한다.

2. 혼합형 비영리 벤처
ㅁ 루비콘 프로그램/ 아라빈드 안과 시스템

3. 사회적기업 벤처 - 소액금융 / 클린테크
ㅁ 라 파제다 La Fageda (크리스토발 콜론, 스페인) p.86
-정신병자인 직원을 고용한 낙농회사 (요구르트)
-정부는 기업에서 교육이 필요한 정신병 환자를 조사해 라 파제다에 고용 위탁. 사회로 복귀


II. 재원 마련하기

1. 공개 모금운동 - 밥 겔도프, 라이브 8
2. 현물, 서비스 후원 - 아쇼카-매킨지 센터
3. 재단 후원 - 아비나 Avina (라틴아메리카 정책 후원), 알칸 지속가능성상
4. 정부보조금 - 에덴 프로젝트 (영국)
5. 판매와 수수료/ 프랜차이즈/ 제휴협력 - 하버드 행정대학원 Corporate Socialresponsibility Initiative
6. 주식상장 - SSE(사회적 주식거래소, 브라질 보베스파), JSE 남아프리카 증권거래소


III. 10대 양극화에서 시장기회 발견

1. 인구기회
ㅁ 인구조절: PDA (인구와 공동체 개발연합, 메차이 비라바이야, 태국, 1974)
-태국 가난의 근본원인인 인구과잉문제 주목, 경구피임약과 콘돔을 마을과 도시에 배포
-창의적이고 익살스러운 방법: 콘돔 불기 대회, 미스콘돔 미인 선발대회, 콘돔왕 메차이
-태국, 가장 빠른 출생률감소국 3.3%(74') -> 0.8%(00')

2. 재정적 기회
ㅁ 어린이: 아플라톤 Aflatown - 아이들의 권리와 책임감, 경제교육
ㅁ 농민: 킥스타트 KickStart - 케냐와 탄자니아, 혁신적이고 저렴한 농기구 개발, 케냐 GDP 0.6%
ㅁ 여성: BRAC - 방글라데시, 마을조직 설립도움

3. 영양상의 기회
ㅁ 쌀: 오리농법(일본) - 1988, 오리는 해충을 잡아먹고, 발로 잡초제거, 벼뿌리강화, '오리 쌀' 판매
ㅁ 단백질: 엑토르 곤살레스(멕시코) - 치즈, 요구르트 생산과정의 찌꺼기 재가공 단백질 가루, 가난한 사람에게

4. 자원 기회
ㅁ 에너지: E플러스사 E+Co (필라로코)
ㅁ 저비용 전력 전송: IDEAAS의 팔마레스 프로젝트 Palmares Project (브라질)
-농촌의 저비용 전력 전송에 관한 표준 확립, 소비자 부담 전력전송비용 90% 절감
-농업전기 agro-electric 해법 보급 (태양광 발전, 전기 담장, 발전된 농업과 방목시스템 결합)

5. 환경 기회
ㅁ 다른 각도: 얀아르투 베르트란 '창공에서 바라본 지구' 책, 전시회, 영화제작
ㅁ 식목: 그린벨트 운동 (왕가리 미사이, 케냐) - 땔나무라는 지속가능한 자원, 토양침식 방지

6. 건강 기회
ㅁ 건강 관리: 나라야나 흐루다얄라야 Narayana Hrudayalaya (데비 쉐티, 인도)
-모든 사람에게 적용될 수 있는 정교한 건강관리 시스템
-대량진료, 혁신경영, 기부덕에 진료의 60% 이하가 원가 이하/무료, 병원 네트워크
ㅁ 영아건강: 레나서 Renascer (브라질)
-아이들이 반복해서 병원에 입원하는 사태 방지 (재입원비율 60% 감소)
-폭넓은 자원봉사자 네트워크 활용, 갓 퇴원한 아이들 가족에 퇴원후 조치 지원
-12개월 이상 맞춤식 지원 - 영양, 심리상담, 직업훈련, 주거환경 개선

7. 성 기회
ㅁ 농촌 여성을 위한 베이징 문화개발센터 (우 칭, 중국)
-여성문제 관련 대학 과정 개설, 직통상담전화, '박학다식 농촌여성' 잡지 창간

8. 교육 기회
ㅁ 청년: 시티 이어 City Year (미국)
-'언젠가는 자원봉사가 전세계 모든 시민에게 공통된 장래희망임과 동시에 실질적 기회가!!'
-시티 이어 청년단, 17~24세 청년들이 1년간 풀타임 봉사 활동, 사회적 요구에 따라 다양하게 구성

9. 디지털 기회
ㅁ 바지오 '정보기술 민주화위원회'

10. 안보 기회
ㅁ 파이어니어 휴먼 서비시즈 Pioneer Human Services
-매년 약 1만5천명의 사회주변부 사람들이 싼 가격에 살 집을 구하고, 약물중독극복, 취업 지원
-수익은 제품의 제조, 유통, 판매, 서비스 수수료, 제휴관계


IV.
ㅁ OLPC (One Laptop per Child, 니콜라스 네그로폰테)
-세계적으로 더 많은 사람들, 특히 청소년이 구입할 수 있는 적정가격($100)의 디자인 랩톱 컴퓨터를 생산한다. 2009년까지
-"랩톱은 세상을 향한 창이며, 생각의 도구입니다. 이것은 모든 아이들이 독립적인 상호작용과 탐구를 통해 '배움을 익히는' 훌륭한 길입니다."
-디스클레이 비용 감축, 시스템 군살제거, 교육 관련 정부부서에 대량 직접 판매 (교과서처럼 배포)

ㅁ 레시클라 칠레 Recycla Chile (페르난도 닐로, 칠레)
-'e-쓰레기' 전과자들이 전자제품을 분해, 수출용 부품을 분해
-e-쓰레기 재활용이 필요하다는 국내외 대규모 캠페인 전개
-의식 있는 기업들이 e-쓰레기 수집 분해 일 의뢰, e-쓰레기 재처리, 폐기물 전문 유럽기업에 수출

ㅁ 개발 대안 Development Alternatives (아쇼카 코슬라, 인도, 1983)
-타라 소형 콘크리트 기와 키트: 5명의 노동자가 수천명을 위한 값싼 기와 생산
-DESI 전력: 마을에 잡초와 농업쓰레기를 연료로 쓰는 소형발전소 신설
-요리용 화로, 휴대용 오염측정 장비, 골박이 사방댐, 고급종이 생산

ㅁ 에어 서브 인터내셔널 (1984)
- 전세계 구호단체와 개발기구에 자선 비행 제공
-"우리는 다른 비행기가 갈 수 없고 가지 않으려는 곳으로 날아간다."

ㅁ 프리플레이 에너지 Freeplay Evergy (로리 스테어, 1994)
-라디오, 손전등, 정수기, 휴태폰 충전기, 의료기기, 자가발전기에 들어가는 태양광전지와 결합된 태엽 특허기술
-프리플레이 재단, 라이프라인 라디오 개발, 아프리카 사업



- <세상을 바꾼 비이성적인 사람들의 힘>, John Elkington & Pamela Hartigan, 2008, 에이지21
Posted by 고래의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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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시나리오를 통해 한 번도 기부한 적이 없던 사람이 사려 깊은 기부자로, 그 후 단체에 유산을 기증하는 기부자로 바뀌어 가는 모습을 살펴보고 그 동기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자.

지나는 피곤하고 지친 채로 집에 온다. 지루하고 힘든 하루였다. 그녀는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고 신발을 벗어 던진 채 그날 온 우편물을 대충 훑어본다. 대부분 쓸데없는 광고물이다. 하지만 우편물 하나가 눈길을 끈다. 자세히 보니 여성 노숙자와 그 아이들을 보호하는 일을 하는 지역 쉼터에서 보낸 것으로 별로 화려하지도 않고 디자인도 엉성한 우편물이다. 여성주의에 관심이 많은 지나는 편지를 뜯어 대충 읽어보고 적은 액수지만 기부하기로 결정한다. 그리고 저녁을 준비하면서 35달러를 수표에 적어 반송봉투에 넣어둔다. 다음날 그녀는 반송봉투를 우편함에 넣고는 이내 그 단체에 대해 잊어버린다.

하지만 지나가 이렇게 충동적으로 한 기부는 그녀의 기부 능력을 정확히 보여주는 것도 아니고 지역 쉼터에 대한 헌신도를 보여주는 것도 아니다. 노숙자 쉼터는 이제 충동적인 기부자인 지나를 습관적인 기부자로 전환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며칠 동안 지나는 직장과 집을 왕복하는 일상을 반복한다. 그리고 어느 날 우편물 중에 쉼터에서 온 감사 편지를 발견하고는 "답장까지 보내다니 고마운 일이군"하고 혼잣말을 중얼거린다. 그녀는 다시 한번 자신이 기부한 것에 대해 뿌듯해하면서 그 쉼터의 이름을 기억한다.

그 후 몇 달 동안 지나는 쉼터 소식지를 받고, 우연히 쉼터 근처를 지나게 된다. 그리고 석 달 후에 지나는 쉼터로부터 또 한 통의 편지를 받는다. 쉼터는 이 편지에서 다시 한번 감사의 뜻을 전달하면서 쉼터 아동들의 놀이터 장비를 구입하도록 추가로 기부해줄 것을 요청한다. 지나는 이 요청을 받아들여 50달러를 다시 기부하고 지난번처럼 쉼터에서 감사 편지를 받는다. 3개월 후에 그녀는 다시 쉼터로부터 시청이 일부 지원하는 직업훈련 프로그램과 관련해 기부해달라는 요청을 받는다. 지나는 이것이 매우 중요한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차의 타이어를 두 개나 교체해야 하기 때문에 이번에는 기부를 하지 못한다. 그 후 다시 석 달쯤 지나(처음 기부한 때로부터 아홉 달이 될 즈음) 지나는 쉼터의 오픈하우스에 초대를 받아 처음으로 쉼터를 방문하게 된다. 그녀는 쉼터를 돌아본 후 그곳의 이사들과 대표를 만난다. 오픈하우스에 참가한 사람들은 모두 당일 모금행사에 참여하고 25달러 정도의 기부 요청을 받는다. 지나는 다시 25달러를 기부한다. 이후 두 달 동안 이런 일이 반복되고 지나는 몇 번에 걸쳐 쉼터의 행사에 참여한다. 또 휴일에는 호텔에 투숙할 때마다 가져온 샴푸, 컨디셔너, 비누 등을 쉼터에 가져간다. 그 후 그녀는 기부를 요청하는 전화모금에 참여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다른 기부자들에게 전화를 하면서 저녁 시간을 보내다.

이제 쉼터의 입장에서 보면 지나는 충동적인 기부자에서 습관적인 기부자로 전환된 것이다. 기부 요청을 받을 때마다 그녀는 자신의 능력 한도 내에서 기부를 한다. 이제 그녀는 자신을 단체의 일원으로 생각하며 친구들에게 종종 쉼터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2년 동안 지나는 우편 기부 요청이나 특별행사를 통해 적은 액수지만 해마다 두세 번씩 일정 금액을 기부하고, 이후 쉼터의 한 이사로부터 연간 250달러 정도를 기부해줄 수 있는지를 묻는, 해당 이사가 직접 서명한 개인적인 편지를 받는다. 이 편지에서 이사는 그 동안 그녀가 쉼터를 지원해준 데 대해 감사의 뜻을 전하고 쉼터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부각시키면서 지나가 이 기부에 대해 생각해보고 자신이 며칠 후에 전화를 할 테니 그때 결정해달라고 요청한다. 지나는 이제 이 단체가 자신에게 얼마나 중요한가? 자신이 이 정도의 기부를 감당할 수 있는가? 이 단체에 250달러를 기부할 정도로 충분한 관심을 갖고 있는가? 이 결정을 내리기 전에 이사에게 물어봐야 할 것은 무엇인가? 등 이 단체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 봐야 하는 시점에 도달했다.

그녀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지나는 이미 사려 깊은 기부자 단계에 진입해 있다. 그녀는 250달러를 기부할 수도 있고 100달러를 기부할 수도 있다. 혹은 계속해서 예전처럼 1년에 서너 번 소액을 기부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제 쉼터에 대한 자신의 기부를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지나는 쉼터 이사와 통화한 후 250달러를 기부하기로 결정한다.

그 후 3년 정도가 지나면서 지나와 쉼터의 관계는 우편 기부와 같은 일반적인 단계에서 단기 프로젝트의 자원봉사나 행사 참석 등과 같은 다소 사적인 관계로 발전했고 그 다음에는 이사로부터 직접 기부 요청을 받는 아주 개인적인 관계로 발전했다.

그 후로도 몇 년에 걸쳐 지나는 시간이나 돈을 기부해달라는 요청을 받는다. 5년 동안 쉼터의 일반 기부자였던 지나는 이제 1년에 1,000달러를 기부하는 고정 기부자가 되었다. 그 해에 쉼터는 새 건물을 구입하기로 결정한다. 건물 구입비는 150만 달러 정도가 필요하지만, 이 건물을 통해 현장에서 많은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고, 궁극적으로는 하나의 쉼터 모델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쉼터는 건물 구입비를 충당하기 위해 주정부와 연방정부에 요청해서 지원금을 받는다. 또 재단 두 곳에서 25만 달러, 몇몇 기업에서 5만 달러를 지원받는다. 그리고 나머지 25만 달러를 개인 기부자에게서 지원 받을 계획이다. 그래서 쉼터는 개인 기부자들에게 정기 기부금 외에 건물 구입을 위한 특별 기부를 요청하는 모금 캠페인을 벌인다. 쉼터는 지나가 믿을 만한 자원활동가이며 성실한 핵심 기부자이기 때문에 특별모금위원회에 참여해줄 것을 요청한다. 지나는 이 위원회에 참가하는 것뿐 아니라, 예기치 않게 이모로부터 1만 달러의 유산을 물려받아 이를 전부 기부하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그 돈을 의미 있게 사용한 것에 대해 매우 흡족해한다.

캠페인이 끝난 후 지나는 이사가 되어달라는 요청을 받는다. 그리고 다음 해에 쉼터에서 유산 기부 프로그램을 시작할 때 대부분의 재산을 쉼터에 물려주도록 자신의 유언장을 고쳐 쓴다. 매우 헌신적인 기부자가 이 단계로 이동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로 지나 역시 이 결정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그러나 쉼터 입장에서 보면 이것은 신중하게 계획한 결과이며 기부자와의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한 결과이기도 하다.

- <모금이 세상을 바꾼다>, 킴 클라인 Kim Klein, 2009, 아르케, pp.45~47
Posted by 고래의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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